[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 ‘극초음속 미사일’에 한미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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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북 극초음속미사일 공개 , 차원이 다른 위협

( 진행자 ) 2024년은 1월부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습니다. 연일 한국에 강경한 도발 메시지를 내고 있는 북한이 급기야는 1월 14일,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22년부터 여러 종류의 극초음속 무기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기존에 공개됐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라고요?

( 이일우 ) 북한이 처음 극초음속 무기를 언급한 것은 2021년 1월 조선노동당 제8차 당대회 때이고 이후2021년 9월 28일 자강도에서 발사된 화성-8형, 2023년 7월 열병식에 공개된 개량형인 화성-12나형 등이 공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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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발사대 차량 공장 시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 생산 공장을 둘러보며 전략미사일 전력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중요군용대차생산공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5일 보도했다. /연합 (김성환/YNA)

괌 타격용 극초음속 무기라는 북한의 화성-12나형 미사일은 용도가 같은 중국의 DF-17과 극초음속 활공체 형상이 거의 똑같습니다. 북한이 2021년 처음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고 1년도 안 돼 양산형인 화성-12나형을 만들었다는 것은 중국이 DF-17 관련 기술을 제공해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기존에 공개됐던 미사일들이 모두 암풀화 액체연료 방식 미사일이었다면, 1월 14일에 발사된 신형 미사일은 추진체를 고체연료로 바꾼 것이 확인됩니다. 액체연료 방식의 미사일은 추진 화염이 촛불형, 고체연료 방식은 치마형인 특징이 있는데, 14일 발사된 미사일은 치마형인데, 이 미사일은 직선거리 1,000km, 비행고도 50km 정도를 기록했습니다. 기존 액체연료 방식보다 상당히 추력이 강화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는 이 고체연료 방식 미사일 1단 추진체로 화성-18형, 즉 고체연료 ICBM 기술이 활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고체연료 추진체는 액체연료 추진체보다 상대적으로 제작이 용이하고, 제작한 뒤에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며 안전합니다. 발사 플랫폼도 다양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지하 사일로, 열차, 차량, 바지선 등 여러 플랫폼을 이용해 기습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미연합 입장에서는 북한의 극초음속 무기 위협이 이제 현실화 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의 위험한 변화 : 남은 초강경, 미일엔 미소 전략

( 진행자 ) 최근 국제정세 변화를 설명하면서 북한의 국제정치적 입지가 달라졌고, 이에 따라 북한도 대미, 대일, 대남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는데, 이 극초음속 미사일은 달라진 북한의 대외 전략의 상징적인 무기로 볼 수 있다고요?

( 이일우 )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철저한 타국',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한다고 밝히면서, '북반부',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같은 용어를 이제는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평정·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 시키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북한은 한국에 대해서는 이처럼 강력한 어조로 무력 정벌을 위협하면서도,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비난 수위를 낮추거나 친선 정책으로 전환할 기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초 일본 대지진 때 김정은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각하’라는 존칭을 써가며 위로 메시지를 전한 것이 그 징후입니다.

북한의 이러한 입장 변화는 최근 국제정세가 급변하면서 북·중·러 삼각동맹 체제가 공고화되고, 그 안에서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크게 격상된 것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새로 등장한 실전배치형 고체 연료 극초음속 미사일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무기입니다.

지난해부터 북한이 중국과 손잡고 핵무기를 사용한 반접근/지역거부 전략, 핵 A2/AD를 할 것이 라고 분석한 바 있는데, 오랫동안 북한 비핵화 협상 실무자로 일했던 미국 전문가,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2024년에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를 하면서, 미국이 중국과 대만 문제를 놓고 대치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을 독려하거나 북한이 중국을 돕기 위해 동북아시아 지역 미국 시설 또는 동맹국을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기존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방어가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은 이 용도에 가장 적합한 무기입니다. 북한은 화성-11 계열,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배치 하고 있지만, 이 미사일은 기본적으로 포물선 비행을 하는 탄도탄이기 때문에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의해 요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국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각 단계별 요격체계의 갭을 파고들어 변칙 적인 기동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현재 배치돼 있는 요격무기들로는 대응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러한 무기를 가진 북한과 충돌할 경우, 미국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한 인적, 물적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피하려 할 것입니다. 즉, 극초음속 미사일이 북한에게 강력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갈루치 교수와 같은 친민주당 성향 싱크탱크 인사의 입에서 북한 비핵화 보류와 관계 정상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갓끈전략, 즉 미국과 일본이라는 갓끈을 잘라버리면 갓이 날아 간다는 한국 고립 전략의 현실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극초음속이지만 요격 가능하다 . 모호한 시간대를 노린다

( 진행자 ) 극초음속무기가 실전에서 그렇게 무서운 위력을 발휘했다면, 그것을 한미 연합군이 막아낼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일각에서는 수도권에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분석 들을 내놓고 있는데, 이 극초음속 미사일, 정말 요격이 불가능한가요?

( 이일우 ) 일각에서는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평양 인근에서 발사될 경우, 서울까지 1분 15초에서 2분 안에 도달할 것이기 때문에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 작동 매커니즘이나 탄도탄 요격 시스템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속도가 마하 10이라고 해서 발사 직후부터 계속해서 마하 10으로 비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미사일도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처럼 천천히 고고도로 올라가는 상승단계가 있고, 외기권에서 탄두를 분리하고 돌입 코스를 잡아 표적을 향해 하강하며 활공하는 중간단계와 종말 단계가 있습니다. 각 단계별 속도는 전부 다릅니다.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은 전체 비행시간에서 상승단계, 중간단계가 가장 길고, 종말단계가 가장 짧습니다. 그런데 극초음속 미사일은 50km 안팎의 고도에서 활공하기 때문에 중간단계와 종말단계의 구분이 모호하고, 이 모호한 구간대 비행시간이 가장 깁니다.

이 모호한 시간대의 비행시간이 가장 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속도가 마하 10 이라는 것은 이 중간단계와 종말단계의 비행 속도가 마하 10이라는 것인데, 50km 고도를 마하 10의 고속으로 비행하면, 현존하는 요격무기로는 대응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것은 이론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PAC-3를 가지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12월 29일, 러시아 공군의 대규모 공습을 받았는데, 이 공습 직후 발표된 우크라이나 공군 자료를 보면, 마하 3 이상의 고속 비행체, 특히 탄도미사일이 아닌 비행 궤도 수정이 가능한 비행체에 대해서는 천하의 PAC-3도 명중률이 0%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마하 3~5 속도로 비행하는 초음속 대함 미사일, Kh-22나 Kh-32가 지상 공격에 투입되자 우크라이나는 미국제 PAC-3, NASAMS, 유럽제 SAMP/T, IRIS-T SLM, 기존에 가지고 있던 S-300 등 모든 수단으로 요격을 시도했지만, 300회 요격시도에 300회 실패라는 처참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이러한 극초음속 무기에 대한 요격은 SM-3 Block IIA와 같은 신형 요격무기를 대량 도입해 해당 미사일이 북한 영공에서 상승 단계에 있을 때, 즉, 50Km 고도까지 내려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요격하거나, 예방적 자위권을 발동해 북한을 선제 타격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해법은 '중꺽의' 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의지

( 진행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미국도 서둘러 항공모함 타격 전단을 서태평양에 증파했습니다. 북한이 말그대로 군사적 도발의 급발진을 하고 있는데, 한미의 대응 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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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체연료 추진 극초음속 IRBM' 시험발사 성공 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 14일 오후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왼쪽부터 2024년 1월 14일에 발사된 고체연료 추진 극초음속 미사일, 2022년 1월과 2021년 9월의 액체연료 추진 극초음속 시험발사 장면. /연합 (나기성/YNA)

( 이일우 ) 한국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단이 현재 서태평양으로 오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1월 11일 오전 7시에 샌디에이고 해군기지를 출항했는데, 이번 출동은 당초 예정 됐던 일정보다 2개월 이상 빠른 일정입니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입니다.

루스벨트 전단에 어떤 구축함이 배속됐는지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출항해 합류한 것으로 추정되는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맥케인, 홀시, 다니엘 이노우에는 모두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 맥케인은 구형 BMD여서 현실적으로는 극초음속 미사일 대응이 전혀 불가능하고, 홀시와 다니엘 이노우에가 제한적으로나마 요격을 시도해볼 수 있는데, SM-3와 SM-6 미사일의 요격고도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이 동중국해에 항모전단을 배치하면, 북한은 같은 거리를 계산해 동해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날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당분간은 요격이 어렵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조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미 연합 전력이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서 일단 저는 의지와 능력 두 가지를 보고 있습니다. 능력상으로 보면 충분히 북한을 제압하고도 남는 가공할 군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의 전략 폭격기라든가 항공모함 전략의 위협 능력 그다음에 항공모함에서 탑재되는F-35의 능력 등 이러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으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북한 지도부 북한의 핵심부를 일방적으로 타격해서 단 몇 시간 만에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제가 계속해서 한국과 미국이 불리한 상황이다라고 말씀을 드리는 건 그러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사용할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한국 지도부가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을 하고 미국도 본격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되겠다. 이런 굳건한 의지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의지의 문제지 한미양 당국이 능력이 부족해서 북한에게 밀리거나 전략적으로 열세에 처하는 그런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한미 군당국 뿐만 아니라 북한 청취자께도 전하고 싶습니다.

( 진행자 )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