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 ‘해일’ 우습게 만들 ‘K수중드론’ 위력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24.02.11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 ‘해일’ 우습게 만들 ‘K수중드론’ 위력 US Navy USV
/출처 : 미해군연구소뉴스 USNI News

(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러 전투함도 침몰 시킨 우크라 드론김정은이 탐낼만?

 

(진행자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드론이 전쟁의 주역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언급되는 드론은 주로 지상군 작전을 수행할 때 사용되는 중소형 무인기를 의미하는 것이었는데, 최근에 북한 지도부가 눈이 번쩍 뜨일만한 새로운 유형의 드론이 엄청난 전과를 거뒀다고요?

 

(이일우)  우크라이나가 오데사에서 230km 정도 떨어진 크림반도 서부의 도누즐라프 호수 위의 러시아군 미사일 초계함을 수상 드론으로 격침시키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월 말의 일인데, 이번 사건은 러시아군 입장에서도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도누즐라프 호수는 크림반도 안쪽으로 깊게 들어간 만 형태의 호수이고, 입구가 400m 정도에 불과해 러시아 해군 입장에서는 안전 해역으로 분류되던 곳이었는데, 우크라이군 자폭 수상 드론 들이 마치 늑대 떼처럼 달려들어 피해 함정이 손을 쓸 새도 없이 격침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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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raine Kamikaze Drone /출처 :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

 

격침된 군함은 길이 56미터, 만재배수량 550톤 정도 되는 미사일 초계함이었는데, 크기는 작지만 초음속 대함 미사일 ‘썬번’을 4발이나 탑재하고 있고, 76mm 함포, 30mm 기관포, 각종 레이더를 고루 탑재하고 있어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균형 잡힌 전투함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배를 잡는데 6척의 자폭 수상 드론을 동원했는데, 이는 작은 보트를 무인화 시키고, 여기에 폭발물을 가득 실은 것임. 보트가 워낙 작았고, 레이더 반사 면적도 작다 보니 러시아 초계함은 이 드론이 지근거리까지 접근한 뒤에야 공격 사실을 알았고, 전속력으로 도주 했지만 첫 번째 자폭 드론이 배의 뒷부분 추진축을 강타해 기동 불능으로 만든 뒤, 후속한 2번째 자폭 보트가 배를 완전히 침몰시켰습니다.

 

이 초계함에는 50여 명의 승조원이 타고 있었는데 34명이 사망했고, 비교적 수심이 얕은 호수 였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완전히 파괴돼 수장됐기 때문에 인양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우크라이나 자폭 수상 드론이 러시아 군함에 공격을 시도한 것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했는데, 이번 공격은 작전 중인 러시아 전투함이 우크라이나 드론에 격침된 첫 번째 사례 여서 러시아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을 보입니다.

 

PRIME전략, 중국 견제용 드론 뜬다

 

(진행자말씀하신대로 비용 대 효과를 생각해보면 북한이 자폭 수상 드론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자폭 수상 드론이 맹위를 떨친다는 소식이 나오자 북한보다 미국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고요?

 

(이일우)  자폭 수상 드론의 가장 큰 장점은 쉽게 만들 수 있고, 가격이 매우 저렴한데 효과가 우수하다, 즉 가성비가 좋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초계함을 격침할 때 사용한 드론은 일반 보트에 위성항법장치와 연동된 유도장치를 달고, 종말 단계 유도를 위해 적외선 카메라를 붙인 간단한 구조의 무인 보트로 대당 생산 비용이 20만 달러에 불과함. 현재 생산되고 있는 미국의 하푼 이나 NSM 같은 대함 미사일 가격이 1발에 200만 달러가 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엄청나게 저렴하면서 기술적으로 접근성도 좋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당연히 북한이 유사 무기를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유사 무기를 내놓기도 전에, 미국이 이 자폭 수상 드론에 먼저 손을 대고 있습니다.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가진 미국 입장에서는 가난한 자의 비대칭 무기라 할 수 있는 이러한 자폭 수상 드론을 굴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안보 환경이 급격히 바뀌었고, 지금은 미국도 이러한 드론을 사용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이 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역 전쟁도 문제지만 사실 미국의 가장 큰 고민은 중국이 언제 대만을 공격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당장 내년에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고, 내년은 아니더라도 전쟁 발발은 시간문제라는 관측들이 많은데, 문제는 미국이 이에 대응할 군사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이 많이 지적했지만, 중국이 지난 몇 년간 폭발적으로 군함을 늘린 것과 대조적으로, 미국은 지난 몇 년간 군함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고, 노후화 문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군함을 만들자면 돈도,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미 해군이 급한 대로 대책을 마련 했습니다. 이른바 ‘PRIME’ 프로그램으로 명명된 이 사업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해군을 상대로 사용한 자폭 수상 드론의 미 해군 버전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PRIME Production-ready, Inexpensive, Maritime Expeditionary, 즉 즉각 생산이 가능하고 저렴한 해외 작전용 무기를 의미하는데, 사업명이 곧 이 드론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담고 있습니다.

 

이 드론은 현존 기술을 사용해 늦어도 18개월 내에 납품이 가능해야 하고, 최대한 저렴하게 대량 생산이 가능해야 함. 500~1000해리, 900~1800km 정도는 항해가 가능해야 하고, 시속 64km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있어야 합니다. 매우 소형화되어 헬기로도 수송이 가능해야 하고, 대형 상륙함 후방 웰덱은 물론, 일반 선박의 구명정 하선용 크레인으로도 전개가 가능해야 합니다.

 

미 해군은 이 드론에 인공지능과 네트워크 기반 협동교전 능력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쉽게 말해 여러 대의 드론이 마치 늑대떼처럼 유기적으로 협동해 표적을 지정하고 최적의 공격 코스를 짜서 돌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 해군은 이러한 드론을 최단 기간 내에 수 천대 만들어서 대만 인근 해역에 대량 배치할 예정인데, 이들의 최우선 임무는 유사시 대만에 상륙을 시도하는 중국 상륙함을 요격하는 것입니다. 물론 중국은 이러한 소형 자폭 보트들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는 있지만, 벌떼처럼 달려드는 수 천대의 드론 동시 공격을 막아내려면 적지 않은 희생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형 최강 드론 MRXUUV 위력은?

 

(진행자하늘을 날아다니는 드론이 있고, 바다 위를 달리는 드론이 있다면, 물속에서 움직이는 수중 드론도 당연히 있을 것 같은데, 최근 북한이 <해일>이라 부르는 어뢰형 장거리 수중 드론을 개발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유사 무기체계 소식이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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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이 진행 중인 이 드론은 XLUUV, 초대형급 무인 잠수정이라는 이름으로 시제품이 제작 중인데, 이 시제품을 통해 기반 기술을 검증하고, 곧바로 다목적 모듈형 무인잠수정, MRXUUV라는 무기가 개발돼 대량 배치될 예정이다.

 

(이일우)  현대전은 드론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유형의 드론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앞서 소개한 수상 드론은 물론, 수중 드론들도 여러 나라가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음. 북한은 장거리 수중 자폭 드론, 사실상 어뢰 성격의 드론을 만들었는데, 한국은 이것과 완전히 다른 개념의 대형 수중 드론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한국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이 진행 중인 이 드론은 XLUUV, 초대형급 무인 잠수정이라는 이름으로 시제품이 제작 중인데, 이 시제품을 통해 기반 기술을 검증하고, 곧바로 다목적 모듈형 무인잠수정, MRXUUV라는 무기가 개발돼 대량 배치될 예정입니다.

 

한국해군은 현재 거의 임무가 없는 남해 지역 담당 제3함대를 해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양무인 전력사령부라는 드론 부대를 창설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 해양무인전력사령부는 공중 드론, 수상드론, 수중드론을 모두 운용하며 기존의 유인 무기체계들의 임무 부담을 크게 덜어줄 예정입니다.

 

특히 다목적 모듈형 무인잠수정은 해군은 물론 군 안팎에서 대단히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역작 인데, 2027년까지 초대형급 무인 잠수정 시제품을 만든 뒤, 2020년대 후반에 이를 기반으로 한 다목적 모듈형 무인잠수정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다목적 모듈형 무인잠수정은 이름 그대로 사람이 타지 않는 대형 무인 잠수정으로 크기는 현재 사람이 타서 운용하는 장보고급 잠수함보다는 작을 예정이지만, 내부에 사람이 타는 공간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이 공간을 전부 배터리와 임무 장비로 대체할 수 있음. 고성능 센서를 장착해 수중 에서 자율 항해가 가능하고, 주변의 적을 탐지, 식별해 어뢰나 미사일로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모듈형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에서 알 수 있듯 전투용으로 쓸 때는 어뢰나 미사일 같은 무장을 탑재하고, 지원용으로 사용할 때는 특수부대 탑승 캡슐이나 정찰용 소형 드론을 실을 수도 있는데, 한국은 이 드론 개발에 필요한 인공지능, 배터리, 수중 센서, 자율 수중 항해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시제품을 완성해 공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K 수중드론 완성되면 북중러 다 떤다

 

(진행자) 한국의 다목적모듈형 무인잠수정, 일단 등장하면 대단히 위력적인 무기가 될 것 같은데, 이것이 실전에 배치되면 활용하기에 따라 북한은 물론, 중국·러시아를 겨냥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고요?

 

(이일우)  한국이 제작하려고 하는 다목적 모듈형 무인 잠수정은 크기는 기존의 유인 잠수함보다는 작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이 탑승하는 공간을 무장과 센서, 배터리로 가득 채울 수 있어 수중 지속 작전 능력이 더 우수하고, 내부의 사람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기존 유인 잠수정 보다 더 수압이 높은 심해까지 잠항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가령, 한국의 현용 주력 잠수함인 장보고급이나 손원일급 같은 잠수함들은 수면에 배기구를 내놓고 디젤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한 뒤, 그 배터리 전력으로 수중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물속에서 조금만 속도를 올려도 몇 시간이면 배터리가 방전됩니다. 이는 북한의 신포 앞바다까지 진출하더라도 그 앞에서 매복 작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야 하루 정도밖에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초대형급 다목적 모듈형 무인 잠수정은 승조원용 공간에 배터리를 넣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오래 물속에 있을 수 있고, 승조원의 생명 유지를 위한 각종 장치 전력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일단 매복 작전을 시작하면 최소 전력으로 대기하며 몇 주, 몇 달 동안 숨어있을 수 있음. 다시 말해 현재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이 수행하는 적 전략 원잠에 대한 헌터 킬러 임무를 대신 수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북한의 전략잠수함이 당면 위협으로 부상한 뒤부터 핵잠수함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진척을 못 보고 있음. 이런 상황에서 적 잠수함 기지 앞에서 장기간 매복 작전이 가능한 수중 드론을 완성하면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해서도 헌터 킬러 임무를 수행하며 한국 자신은 물론, 미국의 안보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최근 핵잠수함 전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안보 이슈로 떠오른 미국에게 대단히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은 현재 진행 중인 수중 드론 개발 사업에 예산과 인력을 확충하고, 수중 드론 전력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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