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김정일이 탐냈던 중 첨단 전폭기로 김정은 날개다나?
2023.05.21
(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보려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 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 연결합니다.
(진행자) 최근 한국정부의 한·미, 한·일 협력 강화에 반발한 중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발언을 문제 삼고 있는데, 이로 인해 중국 내에서 북한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요?
(이일우) 윤석열 대통령의 4월 19일 로이터 인터뷰에서는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반대”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보편타당한 발언이 있었습니다. 전쟁을 반대한다는 발언이므로 정상적인 시각에서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대만 침공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불쾌한 발언입니다.
당장 중국 외교수장인 친강 외교부장이 직접 나서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에 대해 불장난을 하면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위협했고,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역대 한국 정부 가운데 민족적 독립의식이 가장 결여됐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환구시보의 환구(环球时)는 "세계를 돌아보다"는 뜻으로 중국 뉴스를 세계로 전하는 역할을 하는 매체인데요. 여기 실린 내용은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되죠. 한발 더 나아가서 환구시보 관련 매체에 중국 정부의 한국에 대한 강성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고요?
(이일우) 환구시보가 운영하는 중국 최대의 군사전문사이트 환구군사망에 군사전문블로거가 작성한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단순한 기사에 큰 의미를 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지만, 이 환구군사망이라는 사이트의 정체성과 여기서 활동하는 군사전문블로거들의 정체를 생각해보면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닙니다.
환구시보는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말단 직원부터 총서기까지 모두 공산당원이자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 매체입니다. 특히 중국은 2021년 10월 국무원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나서 고강도 온라인 매체 통제 정책을 발표하면서 중국공산당의 입장에 배치되는 기사나 글을 공식적인 온라인 매체에 실을 수 없는 나라가 됐습니다.
환구군사망에 게재되는 모든 게시물은 일반인이 아닌, 승인된 작성자만 게재할 수 있고, 여기에 글이나 사진, 영상을 게재하는 군사전문블로거는 일반인이 아니라 중국군 또는 중국 정부 선전 요원으로 정부나 군 관계자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훈련 사진이나 장비 사진, 군사정보를 흘리며 중국군의 능력과 힘을 과시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환구군사망에 올라온 게시물은 “한국정부가 미국에 밀착해 중국에 개입하는 선봉 역할을 자처하니, 중국은 이에 맞서 북한에 전투기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의 F-15나 F-16에 맞설 수 있는 J-10A 전투기나 KJ-200 조기경보기가 북한에 공급된다면, 북한의 공군 역량은 순식간에 증강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방산정보전문지인 택티컬 리포트, 이집트군 관계자로 추정되는 마흐무드 가말 등 국제 민간 정보망에는 2022년 12월부터 중국이 대량의 전투기를 처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첩보가 돌고 있습니다.
김정일 탐내던JH-7A, 북 하늘 나나?
(진행자) 중국이 북한에 전투기를 공급한다면 어떤 전투기가 물망에 오르고 있나요? 중국 언론에서는 J-10A 전투기와 KJ-200 조기경보기가 언급됐는데?
(이일우) 택티컬 리포트와 중동 지역 소식통, 중국 군사 정보를 추적하는 미국과 일본, 호주의 정보 소식통들의 첩보를 종합하면, 현재 가장 유력한 기종은 JH-7A 전폭기와 J-10A 전투기, KJ-200 조기경보기 3종류입니다.
JH-7A의 경우 첩보가 굉장히 구체적인데, 중국은 현재 260여 대를 운용 중인 JH-7A 전폭기를J-16 전투기로 대체해 순차적으로 퇴역시킬 예정이고, 이 가운데 상태가 양호한 200여 대를 이집트, 파키스탄에는 염가 판매, 북한에는 무상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 중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2022년 10월부터 해군항공대 소속 JH-7A 전폭기를 모두 공군에 이관시켰고, 공군에서는 보유 기종이 너무 다양해져 군수지원상 문제가 제기되자 JH-7A를 J-16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임. JH-7A는 중국 입장에서는 도태 기종이지만, 전력화된지 20년 조금 넘은 기체로 비교적 상태가 양호하고, 무엇보다 김정일이 지난 2010년 중국에 30여 대를 공여해 달라고 간청했던 바로 그 기종입니다.

(이일우) JH-7A는 전투폭격기라는 분류에 걸맞게 중거리와 단거리 공대공 전투를 모두 소화할 수 있고, 정밀유도무기를 이용해 지상과 해상의 표적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어 북한이 오래 전부터 탐내온 고성능 기종입니다.
환구군사망에서 언급된 J-10A는 현재 생산 중인 J-10C와는 이름은 같지만 완전히 다른 기종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생산된 구형 기체입니다. 이 전투기 북한 공급 가능성이 제기된 이유는 원래는 퇴역할 예정이었던 J-10A를 개량하는 모습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레이더 개발 기관인 607연구소에서 지난 1월 31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J-10A 전투기에 JKL-24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레이더를 장착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 레이더는 현재 중국 공군 제식 레이더인 KLJ-7A와 다른 수출 전용 레이더입니다. 즉, J-10A 전투기는 퇴역이 아니라 수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이 모습이 확인된 후 중국에서 J-10 북한 지원론이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일우) 특히 북한에서는 지난 2021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무기 전시회에서 J-10에 탑재되는 중국산 공대공 미사일 PL-10과 PL-11을 완전히 베낀 것 같은 신형 공대공 미사일이 공개됐는데, 이들 미사일은 지금까지 북한 공군 전투기에 탑재된 것이 확인된 바 없기 때문에 새로운 전투기에 탑재해 사용할 중국산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이러한 정황증거들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JH-7A 전폭기와 J-10A 전투기를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여기에 환구군사망에서 언급된 KJ-200 조기경보기까지 도입된다면 북한의 자체 방공 능력이 크게 강화되는 것은 물론, 이 자산을 이용해 중국의 한국, 일본에 대한 감시와 조기경보 능력이 크게 강화됩니다.
중 전폭기 맞춤용 대변환 평양 공군 활주로
(진행자) 중국 전투기를 인수하기 위한 북한의 움직임도 관측됐는데, 평양 인근의 순천비행장에서 대규모 기지 리모델링 공사가 있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이일우) 평양에서 30km 정도 북동쪽으로 올라가면 순천비행장이라는 공군기지가 있습니다. 이곳은 대외적으로는 제1017군부대라고 불리는 북한 항공 및 반항공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데, 이 부대가 바로 북한군에서도 최정예 부대에게 수여되는 칭호인 오중흡7연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제55항공 연대입니다.
제55항공연대는 현재 북한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기인 MIG-29 전투기와 Su-25 공격기를 운용하고 있는데, 북한은 지난 2021년 5월부터 이 기지를 폐쇄하고 기지 전체를 갈아엎는 수준의 엄청난 현대화 공사를 진행해 지난 4월에 공사를 마쳤습니다.

(이일우) 이 기지에서 운용되는 MIG-29 전투기나 Su-25 공격기는 최대이륙중량이 21톤 정도이고, 전선 전술전투기이기 때문에 2,000m 정도의 활주로면 충분한데, 기존 순천비행장 활주로 규격은 2,500m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개장 공사를 마친 순천비행장은 활주로가 300m 연장된 2,800m 규격 활주로가 설치됐고, 활주로 옆에 유도로, 보통 택시웨이로 불리는 항공기 이동 도로가 새로 설치됐습니다. 여기에 기존 항공기 격납고보다 더 대형화된 격납고와 지하시설까지 들어선 것이 확인됐는데, 이것은 북한이 이곳에서 기존 MIG-29나 Su-25보다 더 무거운 대형 전투기를 운용할 준비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개장한 새 기지 모습을 보면 활주로 길이, 유도로 배치, 격납고 크기 등이 중국의 JH-7A 전폭기 운용 기지, 예를 들어 랴오닝성 쑤이중 기지와 거의 일치합니다.
일반적으로 공군기지 개장 공사는 신형 항공기 도입 전에 도입하고자 하는 항공기의 요구 조건, 예를 들어 활주로 길이와 폭, 이착륙시 노면 충격에 따른 활주로 구조 강도 같은 것을 반영해 진행됩니다. 이러한 공사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가므로, 북한이 새 전투기를 도입할 것도 아닌데 개장 공사를 했을 리는 없습니다. 즉, 이번 순천비행장 개장은 북한의 신형 항공기 도입이 임박했다는 것입니다.
전투기 지원은 북한에 대한 중국판 확장억제2.0
(진행자) 중국이 북한에 전투기를 주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일우) 최근 여러 차례 강조한 것처럼 중국은 워싱턴 선언 직후 북한에 대해 중국판 확장억제라고 볼 수 있을법한 전략원잠 서태평양 전개, 대규모 함대 한반도 인근 출격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중국은 북한과 정식 군사동맹 관계이고, 최근 그 동맹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 JH-7A 전폭기 200여 대, J-10A 전투기 200여 대는 어차피 버리는 기종입니다. 그런 전투기를 우방국에 처분해 해당국에 대한 영향력도 높이고, 군사적 종속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J-10A는 방공작전에 특화된 전투기이고, JH-7A는 중국 해군항공대가 대량으로 운용했던 대함 타격 전문기체입니다. 최근 북한의 군사 동향을 소개하면서 북한이 북한판 반접근, 지역거부 전략, 즉 북한판 A2/AD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미국 항공기와 함대의 접근을 원거리에서 차단하는데는 공중 전력이 필수적입니다. 북한에 중국군을 주둔시킬 수는 없으니, 북한의 무장을 강화시켜 동해와 서해 일대에서 한미일 연합 전력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입니다.
특히 조기경보기 언급이 나온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KJ-200은 구형이지만 최대 450km 정도의 거리까지 탐지가 가능하고, 중국 공군 데이터링크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조기경보기를 북한에 제공해 이를 북한 영공에서 운영하면, 중국은 남한 전역은 물론 동해와 서해 일대까지 조기경보망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신냉전 체제가 얼마나 격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한국이 미국, 일본과의 협력을 지금보다 더 빨리,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진행자)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과 함께 했습니다.
기사 작성 김진국,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