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더 강해질 B-1B, 제주에서 쏴도 평양 초토화
202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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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보려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 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 연결합니다.
어린이날의 ‘코끼리 행진’, 미 공군의 대북 메시지
(진행자) 최근 주한미공군이 대규모 항공기 전력을 동원해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훈련을 했다는데, 영화음악 ‘아기 코끼리의 걸음마(baby elephant walk)’는 들어봤는데, ‘코리끼 걸음’이 그렇게 귀여울 것 같진 않고 쿵.쿵.쿵. 웅장할텐데요. 엘리펀트 워크는 뭔가요?
(이일우) 엘리펀트 워크는 항공기들이 떼를 지어 활주로로 연결되는 택시웨이를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코끼리 떼가 걸어가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그 유래는 제2차 세계대전 미영 연합군 폭격기들이 독일 본토 폭격 전에 대규모로 무리지어 이륙한 것입니다.
엘리펀트 워크는 전투기가 할 수도 있고, 폭격기나 수송기가 할 수도 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전술적인 의미는 크지 않지만, 세력을 가시적으로 과시함으로써 적에게 아군의 능력이 이 정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목적에서 실시되고 있습니다.
한국시각으로 5월 27일, 주말에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가 페이스북 계정에 몇 장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미군측은 ‘엘리펀트 워크’를 넘어선 ‘매머드(mammoth) 워크’라는 명칭을 부여했는데, 그만큼 규모가 엄청났습니다.
이번에 오산기지 엘리펀트 워크 훈련에 동원된 전력은 사실상 주한미공군인 7공군 전력의 모든 부대가 참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원래 오산에 주둔하는 제51전투비행단 예하 2개 비행대가 모두 참여했고, 군산에 주둔하지만 4월부터 8월까지 군산기지 활주로 공사로 인해 오산으로 잠시 이사 온 제8전투비행단 예하 2개 비행대, 그리고 U-2S 정찰기와 미 육군 항공대도 참여 했습니다.

(진행자) 경기도 오산은 서울에서 성남, 수원 지나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인데, 이번 엘리펀트 워크에 어떤 미 전투기들이 동원됐나요?
(이일우) 사진 상에 등장하는 항공기는 F-16 전투기 37대, A-10C 공격기 12대, U-2S 정찰기 2대, 육군의 C-12 수송기 3대 등 54대에 달했는데, 최근 몇 년간 봤던 엘리펀트 워크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엘리펀트 워크 실시 당일인 5월 5일은 한국은 어린이날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기억 하겠지만 비가 많이 왔습니다. 악천후 속에서 무려 54대의 항공기를 띄운 것인데, 제가 사는 곳이 평택이어서 이날 굉장히 큰 전투기 굉음을 많이 들었습니다.
당시 엘리펀트 워크에 참여한 미군 전투기와 공격기는 모두 보조연료탱크와 공대공 미사일, 공대지 미사일, 정밀유도폭탄 등으로 중무장하고 있었는데, 이는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악천후 속에서도 얼마든지 대규모 항공 전력을 투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휴전선 이남서 평양 타격 가능한 F16-Pobit, 얼마나 강력하나?
(진행자) 훈련에 동원된 F-16 가운데 일부는 기존에 알고 있었던 F-16이 아니고 더 나은 성능으로 개량된 전투기라고요?
(이일우) 전투기는 끊임없이 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F-86, 소련의 MIG-15처럼 제트엔진을 탑재한 초기형 전투기들이 1세대로 불렸고, 이후 등장한 소리보다 빠른 초음속 전투기, 미국의 F-104나 프랑스의 미라지 3, 소련의 MIG-21 같은 모델이 2세대 전투기로 분류됩니다.
1960년대부터 등장한 미국의 F-4나 F-5, 소련의 MIG-23 같은 전투기는 레이더를 탑재하고 미사일 운용이 가능해졌고, 1970년대 등장한 4세대 전투기는 고성능 레이더와 컴퓨터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날씨와 관계없이 악천후에도 비행하며 정밀유도무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됐음. F-15나 F-16, 북한의 MIG-29 같은 모델이 4세대 전투기에 해당합니다.
주한미군의 F-16은 F-16C/D 블록 40 버전에 해당하는 모델로 4세대 전투기 중에서 비교적 최신 기술이 적용된 모델이지만, 그 기술이 2000년대 초반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현대 기준에서는 다소 노후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은 1970년대에 나온 F-16이나 F-15를 지금도 개량하고 있고, F-16V나 F-15EX와 같은 최신 4.5세대 전투기로 탈바꿈시키고 있는데, 4.5세대 전투기는 F-22나 F-35와 같은 5세대 전투기에 적용된 기술을 4세대 전투기에 접목한 전투기임. 이번 엘리펀트 훈련에 바로 그 4.5세대 개량 기체가 등장했습니다.
주한미군은 2023년 4월부터 F-16 PoBit, Post Block Integration Team이라는 명칭으로 개량된 F-16 전투기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F-16이 기계식 레이더, 그러니까 표적을 탐지할 때 전파를 송수신하는 안테나를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의 구형 레이더가 아니라 최신 능동전자주사식 위상 배열레이더, 통상 AESA 레이더로 부르는 최첨단 레이더를 탑재한 것이 F-16 PoBit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외형만 놓고 보자면 똑같은 F-16이지만, 성능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기존 F-16의 기계식 레이더 최대 탐지거리는 280km, 실제 전투기 탐지 거리는 150km 안팎인데, 개량된 F-16의 AESA 레이더는 최대 탐지거리 370km, 전투기 사이즈 표적 탐지 거리는 200km 초중반대로 알려져 있음.
개량된 F-16은 일명 Have Glass V로 명명된 특수 도색도 적용돼 레이더 반사 면적이 크게 감소 됐습니다. 스텔스 전투기 수준은 아니지만, 원래도 작았던 F-16의 레이더 반사 면적을 더욱 줄였기 때문에 주한미군 F-16 전투기가 어지간히 가까이 접근하지 않으면 북한군 레이더로는 이 전투기를 탐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신형 F-16은 900km 밖에서 북한의 주요 전략 표적들을 초정밀 타격할 수 있는 스텔스 순항 미사일 JASSM-ER, 70km 밖 거리에서도 이동 표적을 족집게처럼 타격할 수 있는 SDB-II 정밀유도폭탄, 서울 북부 상공에서 휴전선을 넘지 않고도 평양 상공의 북한 전투기들을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신형 공대공 미사일 운용이 가능해 주한미군의 전력을 크게 끌어올려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상상초월의 무장 장착 B-1B, 강한데 더 강해진다
(진행자) 미국의 대북 타격력이 강화된 것 같은데,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 또 괌에 준비됐다고?
(이일우) 미국이 괌에 수시로 배치하고, 유사시 3시간 안에 북한에 대량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초음속 폭격기, B-1B가 최근 엄청난 개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보잉이 제안한 Load Adaptable Modular 라는 일종의 외부 무장 장착 장치인데, B-1B에 이것을 탑재하면 이 폭격기의 무장 능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합니다.
B-1B는 원래 고속 성능 발휘를 중시해 개발된 초음속 폭격기이기 때문에 외부에 무장을 장착 하지 않았음. 덕분에 마하 1.25의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이 속도는 소련의 방공망 사각지대 아래로 고속 침투해 폭격하고 고속으로 빠져 나온다는 전술을 쓰던 냉전 시절 때나 유용했던 것이어서 현재는 거의 초음속 비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일우) 그런데 B-1B는 초음속 비행을 위해 B-52나 B-2보다 강력한 엔진을 탑재하고 있고, B-1B 자체의 덩치도 커서 미 공군은 B-1B의 강력한 파워를 이용해 좀 더 많은 무장을 실을 수는 없나 고민해 왔습니다.
LAM은 B-1B 폭격기 외부에 총 6개가 설치될 수 있는데, 여기에 탑재되는 무장의 양이 그야말로 엄청납니다. B-1B는 내부 무장창에 소형 SDB 유도폭탄 96발 또는 대형 2000파운드 폭탄 24발, 스텔스 순항 미사일 JASSM 24발 정도의 무장 능력을 갖고 있는데, LAM을 장착하면 이 능력이 1.5배로 증가함. SDB는 48발을 더 실을 수 있고, 2000파운드 JDAM과 JASSM은 12발을 더 실을 수 있게 됩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원래는 B-1B 내부 무장창에 탑재가 안되던 대형 벙커버스터 GBU-72 폭탄 6발을 실을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기존 항공기 투하형 벙커버스터 중 주력 모델이었던 2000파운드보다 훨씬 큰 5000파운드짜리 벙커버스터인 GBU-72는 일반 토양은 45미터 이상, 강화콘크리트는 4.5~5미터 이상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괴물입니다.
괌에는 보통 4대 단위로 폭격기 BTF가 배치되는데, 미국이 이 4대를 동시에 띄울 경우, 미국은 이 4대만으로 한번에 144발의 스텔스 순항 미사일을 북한 방공망 밖에서 쏟아 붓거나, 24발의 고위력 벙커버스터를 평양에 집중 폭격할 수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대단히 위협적인 무기가 또 하나 등장한 것입니다.
탐지 불가 재즘 미사일, 수백 발 동시 발사
(진행자) 북한의 군사위성발사에 대한 경고 메시지 같은데, 이들 전력이 동원되면 북한은 막을 수 있나?
(이일우) 사실 미국이 작심하고 공격하면 북한 입장에서는 이를 막을 방법이 없음. B-1B는 괌에서 올 수도 있고, 미국 본토에서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미사일이 남쪽에서 날아올지 동쪽에서 날아올지 예측도 할 수 없습니다.
B-1B 폭격기가 북한이나 중국의 레이더 탐지거리 훨씬 밖인 900km 거리에서 동시에 144발의 JASSM-ER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생각해 보면 북한에게는 악몽 그 자체일 것입니다.
JASSM-ER은 적극적인 스텔스 설계를 채택해 레이더에 거의 탐지되지 않는 미사일이고, 명중률도 대단히 뛰어납니다. 이미 여러 차례 실전에 투입됐는데, 지난 2018년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 공습 때도 러시아와 시리아 연합군의 다층방공망을 가볍게 돌파해 목표물을 초토화시킨 전력이 있습니다.
당시 러시아와 시리아가 사용한 미사일은 S-400, S-300, 부크, SA-2와 같은 방공무기인데, 이 무기들은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그 어떤 방공 시스템보다 성능이 뛰어난 무기들입니다. 이러한 방공 시스템을 가볍게 돌파했다는 것은 북한의 방공망 역시 쉽게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JASSM-ER에 탑재되는 450kg짜리 탄두는 심지어 콘크리트나 건물 외벽을 뚫고 내부에서 폭발 하는 관통탄두이기 때문에 미국이 평양 중심부의 15호 관저나 노동당사를 가루로 만들어 버려야 겠다고 작심하고 대량의 미사일 공격을 날리면 북한 입장에서는 방어는 커녕 탐지조차 불가능합니다.
(진행자)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