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 염가형 드론 공세의 위협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23.12.03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 염가형 드론 공세의 위협 북한이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지난 7월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7월 28일 보도했다.
/연합

(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드론을 지배해야 전쟁을 지배하는 시대

 

(진행자)  북한도 최근 열병식과 무기 전시회에서 다양한 드론을 선보일 정도로 현대전에서 드론의 역할과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드론이 대단히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요?

 

(이일우)  전쟁에 있어서 3차원 공간에서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은 전술적으로 굉장한 이점입니다. 과거에는 항공기가 그러한 역할을 도맡아 했지만, 날개가 달린 고정익기나 로터를 돌려 날아다니는 회전익기나 크고 복잡한 기계장치이고 비싸다는 것은 마찬 가지입니다. 요즘 첨단 스텔스 전투기는 1대에 1~2억 달러를 거뜬히 넘기고, 가벼운 프로펠러 방식 경공격기도 1대에 1~2천만 달러씩 합니다. 헬기도 1대에 500만 달러 이상은 줘야 정찰장비나 무기를 싣고 날아다닐만한 기체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무인기, 즉 사람이 타지 않는 항공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사람이 타지 않아도 되니 조종석이나 안전장치 같은 부수 장비를 넣지 않아도 됐고, 이륙이 가능한 최소한의 부품, 원격으로 기체를 제어할 수 있는 부품으로 만든 간단한 기체에 정찰장비나 무기를 붙이기만 하면 드론이 만들어집니다. 이런 드론은 유인 항공기에 비해 가격이 대단히 싸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정찰용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말단 분대급 부대까지 드론이 보급돼 있습니다. 모든 전투는 드론으로 적진을 정찰한 뒤에 드론으로 수류탄을 투하하는 방식으로 폭격을 한 뒤 보병이나 장갑차가 돌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양측 모두 전장에 드론을 띄워놓고 있기 때문에 기습이라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이 때문에 양측 모두 굉장히 신중하게 병력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대공세를 이야기한 것이 반 년이 넘었는데 전선이 교착 상태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스라엘은 지상전을 시작하고 한 달 동안 세계 최악의 시가전 환경으로 평가되던 가자지구에서 전사자가 68명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측에 휴전 조건으로 가자지구 상공에 드론을 띄우지 말라고 요구했을 정도입니다. 이제 드론이 전투의 모습을 완전히 바꿨고, 드론으로 전투를 시작해 드론으로 전투가 끝나는 세상이 왔습니다.

 

김정은이 웃는다. 드론이라는 값싼 비대칭무기

 

(진행자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드론이라는 것은 최첨단 과학기술의 결정체처럼 여겨졌는데, 이제는 첨단 기술을 가진 국가나 기업이 아니라도 다양한 드론을 만들 수 있다고요?

 

(이일우)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미군이나 이스라엘군, 유럽의 선진국 군대가 사용하는 드론은 작은 정찰 드론조차 1대에 몇 만 달러씩 하는 고가의 무기이고, 최첨단의 무기였습니다. 이른바 MIL-SPEC이라는 것이 적용되어 부품 하나하나의 내구성이나 방수기능 이런 것들을 크게 높여서 제작했고, 주문 생산 방식이어서 소량만 제작했기 때문에 가격이 비쌌던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온라인 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드론들이 군용 정찰 드론보다 성능이 더 뛰어난 시대가 됐습니다. 드론이 산업용으로, 취미용으로 광범위하게 보급되다보니 드론 제작 업체가 많아졌고, 시장이 커져 경쟁도 심화되면서 드론의 성능은 높아지고 가격은 떨어지게 됐습니다.

 

최근 여러 전쟁터에서 정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중국 D사의 소형 드론의 경우 1시간 이상 체공하면서 대단히 높은 해상도로 동영상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고, 미사일의 유도 장치에나 사용되는 ‘락온’ 기술을 사용해 격렬한 공중 기동을 하는 와중에도 흔들림 없이 깨끗한 영상을 촬영해 전송할 수 있습니다.

 

민수용 드론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이것을 사용자 요구에 맞게 개조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온라인 마켓에서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상용 드론과 부품들을 구해 용도에 맞게 개조하는 사례를 정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농약 살포용으로 판매되는 드론을 구해 농약 살포장치를 떼어낸 뒤 RPG-7 대전차로켓 탄두나 박격포탄을 여러 발 달아 폭격기처럼 사용하는 사례도 있고, 컨트롤러와 드론 사이의 전파 송수신 거리가 짧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의 드론에 무선 중계기를 달아 하늘에 떠 있는 통신 중계소를 만든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11월 24일부터 25일 사이 러시아가 최소 100대 이상을 동시다발적으로 날려 우크라이나에 큰 피해를 줬던 자폭 드론도 상용 부품을 이용해 장거리 타격 무기를 만든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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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19일 이란 모처에 위치한 지하 비밀 드론(무인기) 기지에 드론들이 줄지어 배치돼 있다. 이란군은 28일 드론 100여 대가 배치된 지하 비밀 드론 기지를 공개했다. /연합

 

이란에서는 샤헤드-136, 러시아에서는 게란-2라고 부르는 이 드론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몸체에 오토바이용 엔진, 온라인 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GPS 장치와 오토파일럿칩, 비행제어장치들을 연결해 만든 200kg짜리 드론에 50kg의 탄두를 실은 단순한 구조의 드론입니다. 이 드론은 이란이 러시아에 처음 판매할 당시만 하더라도 1대에 2만 달러 정도였는데, 지금은 이란과 러시아 양쪽에서 모두 생산되고 있고, 생산량이 폭증하며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져 대당 생산 단가가 1만 달러 안팎으로 떨어졌습니다.

 

1만 달러짜리 자폭 드론은 최대 2,500km까지 날아갈 수 있고, 122mm 로켓탄의 2.5배 수준인 50kg급 탄두로 어지간한 표적은 일격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습니다. 지난 11 25일 발견된 드론 중에는 전파 흡수 효과가 있는 도료를 칠해 레이더 탐지율을 크게 줄인 파생형이 등장하기도 했고, 같은 날 오후에는 오만 남쪽 해상에서 움직이는 컨테이너선에 명중한 유도장치 개량형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모두 온라인 마켓에서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앞으로의 전쟁에서 유사 무기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군사경제학 101: 순항미사일보다 더 위협적인 드론

 

(진행자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드론을 그렇게 저렴하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면 경제력이 넉넉하지 않은 북한 입장에서는 대단히 매력적인 비대칭무기로 생각할 것 같습니다. 북한도 이런 염가형 드론을 대량으로 운용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요?

 

(이일우)  북한은 한국군보다 빨리 정찰용 드론을 도입했을 만큼 일찍부터 드론에 관심이 많았던 나라입니다. 특히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다양한 드론 개발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무선조종 모형 비행기 구락부를 곳곳에 설립해 드론 기술자 양성에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북한은 2014년 이전에 이미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 자폭형 무인타격기를 실전에 배치 한 바 있습니다. 이 자폭형 무인타격기는 시리아에서 밀수한 미국제 MQM-107D 스트리커라는 무인 표적기를 개조한 것인데, 이 스트리커 역시 구조가 단순하고 제작비가 저렴했기 때문에 북한이 쉽게 복제해 자폭드론으로 제작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스트리커는 저렴하다고는 해도 제트엔진이 적용된 물건이라 가격이 비교적 높을 수밖에 없었고, 북한이 대량으로 생산하기에는 부담이 될만한 기종이었습니다.

 

그런데 앞서 소개한 샤헤드-136의 사례는 이제 북한도 유사 드론을 대량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란과 러시아는 이미 북한과 깊은 협력 관계를 가진 우방국이고, 러시아의 경우 지난 9, 김정은 방러 당시 북한에 5대의 자폭 드론과 1대의 정찰 드론을 선물했습니다.

 

북한은 당연히 이 드론들을 뜯어보고 유사 제품을 만들 것이고, 샤헤드-136과 같이 생산 단가가 저렴한 장거리 타격 드론은 유사시 한국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비대칭무기로 대량 생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샤헤드-136보다 속도는 더 빠르지만 사거리가 짧은 서방 세계의 표준 장거리 타격 무기 중 하나인 토마호크 미사일의 경우 버전에 따라 다르지만 50~70만 달러, 비싼 모델은 100만 달러 이상의 가격에 공급되고 있음. 100만 달러라고 가정했을 때, 샤헤드-136과 같은 자폭 드론은 토마호크 미사일의 100분의 1 가격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최근 화살-1형이나 화살-2형과 같은 순항 미사일을 개발하기는 했지만, 이러한 미사일은 유도장치와 추진 로켓이 들어가 있어 제작 단가가 높기 때문에 북한은 이러한 순항 미사일 1~2발을 날리는 대신, 100~ 200발의 자폭 드론을 퍼부어 남한의 방공망에 과부하를 거는 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무장장비전시회에서 여러 유형의 드론을 선보인 바 있고, 선진과학기술 및 제품 전시회-2023 행사에서도 농업용, 산업용 드론을 만들어 공개한 바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제 드론 기술은 군용, 민수용 구분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북한은 제작이 쉽고, 저렴하며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자폭 드론 전력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 드론 공세에 한미 연합전력의 대책은?

 

 (진행자북한이 소형 자폭 드론을 대량 운용하면 방공망이 취약한 한국군에게는 대단히 큰일인데, 2014년과 2022년에 북한 드론에 영공을 뚫린 적이 있던 한국군, 지금은 좀 나아졌나요?

 

(이일우)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뀐 것이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한국군은 지난 2014, 북한 무인기가 휴전선을 넘어 경북 성주까지 촬영하고 돌아가는 동안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심지어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상공을 무인기가 선회하는 동안에도 이를 탐지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한국군은 이스라엘제 소형 레이더를 소량 도입하고 저고도 방공망 강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8년 뒤인 2022 12, 수도권 서부 지역이 북한 무인기에 또 뚫리면서 저고도 방공망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무인기는 유인 항공기에 비해 체적이 작고, 속도가 느림. 이 때문에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거나, 잡히더라도 지속적인 항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함. 그래서 이 항적들을 보고 새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공중 표적을 탐지하려면 송수신 안테나가 1면에만 있는 일반적인 레이더보다는 4개 면에 위상배열레이더를 설치하고, 360도 전방향을 동시에 감시할 수 있는 레이더를 대량으로 도입해서 촘촘하게 배치하고, 이를 네트워크로 연동 해서 각각의 레이더가 탐지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대조하는 방법이 더 적합합니다. 미 육군이나 해병대가 드론 방공용으로 소형 전술차량이나 버기카에 4면 고정형 위상배열레이더를 장착해 도입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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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방공레이더. /연합

 

그런데 한국군은 국지방공레이더라는 1면 고정형 레이더를 만들어 군단급 방공부대에 소량씩 배치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사각지대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고, 드론이 날아와도 새떼로 오인하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2022 12월에도 수도권 서북부의 1군단 국지방공레이더에 북한 드론이 탐지됐지만, 드론으로 식별하고 곧바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한국군은 국지방공레이더를 사실상 유일한 눈으로 삼아서 군단 방공작전 통제소가 모든 작전 통제권을 장악하게끔 방공 작전 구조를 짜고 있습니다. 현재 배치되고 있는 최신형 대공포 ‘천호’는 비용을 아낀다며 아예 레이더까지 빼버렸습니다. 드론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하고, 해외 사례에 대한 연구는커녕 시대를 역행하는 저고도 방공망을 만드는데 막대한 혈세를 퍼붓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국도 유사시 북한의 염가형 드론 물량 공세에 엄청난 피해를 입게될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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