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구조사 (2)

서울-이승재 yis@rfa.org
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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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소방서 구급대원이 광주보건대학교 응급구조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현장실습 교육을 하고 있다.
광주 광산소방서 구급대원이 광주보건대학교 응급구조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현장실습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즐거운 나의 일터>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매주 이 시간에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남한 사회의 직업을 살펴보고 있는데요. 전망 좋은 직업부터 탈북민들이 선호하는 직업 또 막 새롭게 생긴 직업까지 지금부터 여러분을 직업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즐거운 나의 일터>는 남북하나재단 취업지원센터 장인숙 선생과 함께합니다.

“응급구조사는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현장으로 가서 구조하거나,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으로 이송하는 직업입니다. 소방서나 해양경찰청에서 일할 수 있고요. 병원 응급실이나 산업체, 공장에서 일할 수도 있습니다. 생명이 위중한 사람을 살릴 수 있고 응급조치로 인해 그 사람을 일상으로 복귀할 수도 있게 하는, 보람이 큰 일이기 때문에 저는 이 직업을 선택했습니다”

이승재: 장인숙 선생님 안녕하세요.

장인숙: 네. 안녕하세요.

이승재: 네. 오늘은 남한에서 응급구조사로 일하시는 분의 이야기로 시작해봤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응급처치,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겠죠.

장인숙: 그렇습니다. 응급처치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하다보니 남한의 야구선수 임수혁 선수와 축구선수 신영록 선수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두 선수가 각각 2010년, 2011년에 경기 도중에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정맥’이라는 심정지로 쓰러졌거든요.

이승재: 네. 그랬죠. 축구선수인 신영록 선수는 응급처치가 잘 되었던 것으로 아는데, 임수혁 선수가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장인숙: 보통 심정지 상황이 발생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4분 정도 된다고 합니다. 4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생존 확률이 50%라고 하는데요. 이후엔 뇌손상이 진행되면서 생존가능성이 희박해진다고 합니다. 임수혁 선수는 제때에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서 10분 이상 뇌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뇌사상태에 빠졌고요. 반대로 신영록 선수는 상대팀 선수가 곧바로 기도를 확보하는 응급처치를 취했고, 신속하게 의료진이 투입되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기 때문에 생명을 건졌을 뿐 아니라 후유증없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이승재: 정말 다행이네요. 두 선수 사례를 듣고 나니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르는데요. 첫 번째는 경기장에 응급구조사가 반드시 있어야겠구나 하는 거고요. 또 하나는, 듣다 보니 ‘누구나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법, 구조법을 잘 알고 있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장인숙: 그럼요. 미숙한 응급처치는 대상자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제대로 배워서 해야 합니다. 남한에선 소방서, 대한적십자사, 혹은 지역마다 위치한 보건소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을 수 있고요. 이 외에도 다양한 응급처치 강습기관이 있어서, 직장이나 학교에서 요청할 경우 단체교육도 실시합니다. 몇 시간만 투자하면 간단하게 배울 수 있는 응급처치가 많거든요.

이승재: 네. 남한의 30대 남자들은 민방위 훈련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는데요. 저도 빠르게 가슴 압박을 시행하는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나니 굉장히 뿌듯하더라고요. 이렇게 다양한 장소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하는 것도 오늘 얘기하는, 응급구조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되겠습니다. 그렇죠?

장인숙: 그렇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누가 응급 상황에 닥칠 지 모르기 때문에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응급처지 교육을 받고 있는데요. 사실은 북한 주민들이 이런 응급처치 교육을 많이 받아서 더 위중한 상황을 막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승재: 맞습니다. 응급상황이 따로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정말 갑자기 내 옆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순간들이죠. 한국에서는 그런 순간을 줄이기 위해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소방서 소속 119 구급대원, 해양경찰청 소속 해상 구조대원, 산림청 소속 산악구조요원 등등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요. 오늘은 한 가지 더, 응급상황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닥터헬기라는 게 있더라고요.

장인숙: 맞습니다. 닥터헬기는 위급한 환자나 부상자를 병원으로 실어나르는 헬기, 바로 직승기를 말합니다. 헬기 안에 병원 수준의 의료장비가 있기 때문에 일명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리는데요. 닥터헬기는 심정지보다는 주로 중증의 외상환자를 치료하고 병원으로 이송하는데 이용됩니다. 사고가 접수되면 의료진들과 응급구조사가 함께 헬기를 타고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이승재: 그렇겠네요. 주로 심각한 교통사고 같은, 현장에 빨리 가야하니까, 스피드가 생명이니까 이렇게 헬기를 이용하는 거죠.

장인숙: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닥터헬기 자체가 수백만 달러가 넘기 때문에 현재 남한에는 7대 밖에 없고요. 경상도, 전라도, 인천 등 각 지역의 대형 병원에서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동이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에 닥터헬기 도입에 대한 논의는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승재: 응급구조사가 되면 여러 사고현장에 투입되잖아요? 또 사고가 접수되면 긴박하게 출동해야 하는 거고요. 저는 사실, 긴급한 상황을 맞닥뜨리면 당황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피만 보면 심장이 쫄아붙어요. 이런 사람은 아무래도 응급구조사 하기 힘들겠죠?

장인숙: 그렇습니다. 기자님 같은 성격의 분들은 응급구조사로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응급구조사의 일터는 항상 ‘긴급한 상황 그 자체’입니다. 작은 실수가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응급구조사는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분들이 적합합니다.

이승재: 네. 뭐 당연한 말씀 같고요. 또 이 일이, 응급처치를 잘 해서 사람을 살리면 정말 보람되고 기쁜 일이겠지만 반대로 사람의 목숨이 떠나가는 그런 상황도 자주 접할 거예요.

장인숙: 당연합니다. 제가 아는 응급구조사 한분은 이제 3년 차, 젊은 분인데요. 3년 동안 사망사례를 300건 정도 접했다고 합니다. 심정지 상황은 평균적으로 하루 1회 정도 접한다고 하는데요. 정말 ‘긴급한 상황 그 자체’죠. 냉철한 이성과 민첩한 움직임을 가진 분들이어야 할 겁니다.

이승재: 냉철한 이성, 민첩한 움직임… 좋습니다. 사실 이 일은 남한보다 북한에 더 필요한 직업 같습니다. 여기보다 더 위험하고 긴급한 상황이 많을 것 같은데요. 나중을 생각해서 이 직업을 택하는 탈북민들도 있겠죠?

장인숙: 네. 북한에 응급구조사가 많이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탈북민들을 보면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분들이 많아요. 고난의 행군시기를 거치며 오랫동안 영양이 부족했고, 운동이나 건강검진을 통해 꾸준히 건강관리를 해본 경험이 많이 없으시거든요.

이승재: 저도 만나는 탈북민들이 있어서 공감합니다. 지금 북한에 계신 주민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더 심각한 상황일 수도 있겠죠.

장인숙: 탈북민 중에는 통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통일되면 고향에 가서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사명감을 지니신 분들이 많죠. 통일이 되면 북한의 의료체계도 분명히 더 발전하겠죠? 그렇다면 언젠가 고향에 가서 도움을 주고 싶은 분들께 응급구조사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보호하기에 딱 적합한 일입니다. 또 지금 탈북민들도 누군가의 생명을 구조하면서 도움을 받는 사람이 아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서 보람과 자부심을 키울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승재: 그렇습니다. 제가 찾아보니 응급구조사는 직업의 특성상 야간근무나 교대근무가 많은 반면에, 이런 근무자들이 받을 수 있는 추가 수당이 보장되어 있어서 로임도 중상위층에 속한다고 합니다. 자격을 갖춰놓으면 취업도 잘 되는 직업이어서 탈북민들에게도 충분히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고요. 남북하나재단에서도 응급구조사를 준비하는 탈북민에겐 최대 300만원, 약 2,700 달러까지 교육비를 지원한다고 하니 도전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장인숙: 네. 많이 많이 도전해주세요.

이승재: 다음주에 저희는 더 좋은 정보 가지고 청취자 여러분들 찾아뵙겠습니다. 장인숙 선생님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장인숙: 네. 감사합니다.

이승재: 지금까지 <여기는 서울> 진행에 이승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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