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사 (2)

서울-이승재 yis@rfa.org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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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_room.jpg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산부인과 병원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즐거운 나의 일터>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매주 이 시간에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남한 사회의 직업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망 좋은 직업부터 탈북민들이 선호하는 직업 또 막 새롭게 생긴 직업까지 지금부터 여러분을 직업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즐거운 나의 일터>는 남북하나재단 취업지원센터 장인숙 선생과 함께합니다.

이승재: 장인숙 선생님 안녕하세요.

장인숙: 네. 안녕하세요.

이승재: 여성의 출산 후에 산모의 회복을 도와주고 아이의 질병예방, 건강을 관리하는 전문가. 지난주에 이어 산후조리사에 대해 알아봅니다. 예전엔 산모의 활동을 보조해주는 역할로 생각됐다면 이젠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관리하고 양육방법을 조언하는 전문가의 역할로 남한사회에서 자리잡았습니다.

장인숙: 네. 맞습니다. 산후조리사는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가정에서 일하는 파견직 산후조리사, 여성 센터 등에 취업해서 활동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이런 일터 중에 대표적인 곳인 ‘산후조리원’과 가정에서 일하는 산후조리사들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승재: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시설이죠. 이게 입소문이 나면서 해외에서도 배워간다고 합니다. 산모와 아이가 같이 조리원에 들어가면 체계적인 보살핌을 받을 수 있어요.

장인숙: 산후조리원에서는 전문 산후조리사가 산모의 건강 측정은 물론 영양가 있는 식단을 제공하고 산후 마사지까지 해줍니다. 모유수유나 신생아 목욕법 등의 아기 돌봄 노하우도 교육해 주고요. 이렇게 24시간 엄마와 아기의 건강상태를 최상으로 돌봐주는 산후조리원은 이제 한국에선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보통 산모들이 아이를 낳고 2~3일 병원에 있다가 조리원으로 이동해서 2주나 3주 정도 지내게 됩니다.

이승재: 엄마는 1인 1실을 사용하면서 충분히 쉴 수 있고 아이들은 24시간 신생아실에서 따로 모아 관리를 하는데요. 산후조리원의 이용료가 하루당 150~200달러 정도됩니다. 솔직히 비싸요. 하지만 똑똑한 산모들이 이런 돈을 괜히 내는 건 아닐 거란 말이죠?

장인숙: 그렇습니다. 산후조리원에서 일하는 산후조리사들은 정말 전문가들입니다. 보통 산모들이 출산 전에 조리원을 미리 예약해 두거든요. 그럼 산후조리사들이 출산 전에 예비 산모를 초대해 미리 산전 교육을 실시합니다.

이승재: 운동을 지도한다던가, 마사지를 해준다던가, 일단은 순산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장인숙: 네. 그리고 출산 후에 산모가 조리원에 오면 산후조리사는 시간마다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매일 기록하는 일을 합니다. 모자의 건강기록표, 성장기록표를 작성하는 일인데요. 산모의 혈압은 어떤지, 아기가 분유나 모유를 몇 밀리(mm)를 먹었는지, 모자의 체온은 어떤지 점검합니다. 그 외의 섭식 지도 등의 생활계획도 세워주고요. 마사지도 지속적으로 해주죠. 산모와 신생아가 건강상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를 보이면 병원에 진료를 의뢰하는 일도 산후조리사의 중요한 업무입니다.

이승재: 여성들이 자주하는 말 중에 ‘조리원 천국’이라는 말이 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따뜻하게 관리를 받으면 되니까 어떻게 보면 임신한 여성들이 아이 낳고 조리원에서 쉬는 시간을 가장 기대하는 것도 같습니다.

장인숙: 과거 대가족이 한집에서 생활하던 때는 부모님이나 친인척이 산후조리를 돕고 육아방법을 알려주셨는데요. 요즘 한국이 많이 달라졌어요. 출산과 육아 경험이 전혀 없는 젊은 부부만 생활하는 핵가족 형태입니다. 그래서 산후조리사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거죠.

이승재: 산후조리원에서 일하는 조리사들은 일반 직장인이 회사 출근하듯 정해진 시간에 일을 할 텐데요. 간호사들처럼 하루 3교대, 8시간을 근무하는 거고요. 그렇다면 가정으로 파견되는 산후조리사들 이야기를 해보죠. 가정에 상주해서 같이 사나요?

장인숙: 가정 파견형태도 9시 출근 6시 퇴근하는 형태와 24시간 입주하여 돌보는 방식, 산후조리사가 선호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 전염병 우려가 높은 시기엔 산후조리원보다는 가정에서 산후조리사의 돌봄을 받고자 하는 산모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그렇겠네요. 감염의 위험이 없으니까. 그리고 참 좋은 소식인데요. 아이를 낳고 가정 파견 산후조리사를 이용하면 정부의 지원금이 나오죠?

장인숙: 그럼요. 국가가 부부의 소득 금액에 따라 산후조리사를 지원해서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좋은 제도가 있습니다. 산후조리사 로임은 하루 90$정도 되는데요. 부부의 소득수준에 따라 그 급여를 30%나 50%정도 정부에서 대신 내주는 겁니다. 이 제도에 따라 출산가정은 5일에서 25일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승재: 이 일은 아무래도 아이를 낳아보신 분들이 하시는 것이 산모들에게 더 안심이 될 것 같습니다.

장인숙: 산후조리사는 정말로 탈북민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일입니다. 산후도우미는 젊은 여성보다 출산 경험이 있는 중장년층 여성들에게 더욱 적합한데요. 우선 일자리 측면에서 말씀드리면, 국내 거주 탈북민들의 70%가 여성이고 그 중 40대 이상이 50%를 넘습니다. 이 분들이 대부분 가족들을 돌보는 일에 헌신적이어서, 한국에서도 남을 돌보는 직업을 선택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이승재: 그렇군요. 예를 들면요?

장인숙: 탈북민들의 국내정착을 돕는 하나원에서,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에 가장 많이 참여하고요. 하나원 퇴소 이후에도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원에서 이런 종류의 돌봄 자격증을 따고 나와 산후조리사 일을 하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더욱 전문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탈북민들이 오히려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 정서적인 면에서는, 탈북민들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기 때문에 외롭고 힘들어 하는데요. 산모, 아이와의 친밀한 접촉이 외로움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승재: 듣고 보니 산후조리사의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분들이 바로 탈북여성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고향에 가족을 두고 와서 단출하게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은 탈북여성이야 말로 핵가족 중에 핵가족일 수 있거든요. 선생님 저는 남한의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어서 사실 이 일이 인기 없을 줄 알았거든요. 생각보다 여성들이 이 일에 관심이 많더라고요.

장인숙: 출산율이 낮다고 하지만 전과 달리 산후조리사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여성들의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전반적인 취업전망은 밝은 편입니다. 특히 자녀들이 다 성장하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겨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도, 학력과 경력이 없어 재취업이 쉽지 않은 중년 여성들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중년 여성들을 대상으로 산후조리사 양성과정을 전액 무료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좋습니다. 제가 또 보니 산후조리사들이 ‘인터넷 후기에 목숨건다’라는 말이 있어요. 무슨 뜻인가요?

장인숙: 남한의 대다수 산모들은 인터넷을 통해 먼저 출산한 엄마들의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며 도움을 받습니다. 인터넷에 올린 이 글들을 ‘후기’라고 해요. 어떤 산후조리사를 만나느냐, 이것이 산후조리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에 산모들은 산후조리사에 대한 정보교환에 매우 관심이 높습니다. 평이 좋은 산후조리사는 인기가 많아서 근무처, 근무날짜 등의 근무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집니다. 그래서 산후조리사들도 열심히 인터넷을 통해 후기 관리를 한다고 합니다. 인터넷을 활용해서 산모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승재: 네. 잘 알겠습니다.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영유아기 아이들은 무조건 사랑받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아이가 부모와 충분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다면 아이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고요. 태어난 아기를 처음으로 보살피는 손길 그리고 부모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 말로 생명을 구하는 것 만큼이나 소중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여기는 서울> 진행에 이승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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