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사 (2)

서울-이승재 yis@rfa.org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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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장안문 인근에서 관계자들이 가로수 조경 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장안문 인근에서 관계자들이 가로수 조경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즐거운 나의 일터>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매주 이 시간에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남한 사회의 직업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망 좋은 직업부터 탈북민들이 선호하는 직업 또 막 새롭게 생긴 직업까지 지금부터 여러분을 직업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즐거운 나의 일터>는 남북하나재단 취업지원센터 장인숙 선생과 함께합니다.

이승재: 장인숙 선생님 안녕하세요.

장인숙: 네. 안녕하세요.

이승재: 지난주부터 저희가 조경사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데요. 관심 갖고 살펴보니까, 거리의 가로수며, 공원이며 제 출퇴근길엔 조경사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을 정도였어요.

장인숙: 그렇죠. 저는 지난주에 인터넷 기사를 보니까 한국의 한 유명 여배우 아버지가 지방에 1000평 정도, 약 3,300평방미터가 넘는 땅에 거대한 한옥 집을 지으셨더라고요. 넓은 풀밭에 고급스런 한옥 본채, 사랑채가 있고 화단과 작은 연못, 잔디, 바닥의 돌담… 사진을 보니 마치 시간이 비껴지나간 듯 했습니다. 너무 멋지더라고요.

이승재: 네. 저도 봤어요. 방송을 타면서 이곳 사진이 많이 나왔죠. 그런데 이런 집에 건축가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조경사였다…

장인숙: 그렇습니다. 조경사는 꽃과 나무, 식물들을 가지고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꾸미는 전문가입니다. 작게는 실내, 자기 집 정원에서 조경을 할 수도 있고요. 요즘은 거리나 공원, 마을 등 조경이 대규모로 이뤄집니다. 조경사는 식물과 조경시설물을 조화롭게 배치해서 사람들이 쾌적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거죠.

이승재: 꽃과 나무 등 수목을 관리하는 것이 이 분들의 첫 번째 일이고 두 번째는 이런 시설들을 설계하는 일인 거죠?

장인숙: 그렇습니다. 공간을 멋지게 재탄생 시키려면 조경사는 단순히 수목을 가꾸고 배치만 해서는 안 됩니다. 식물 생태와 경관, 문화 그리고 인간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까지 필요한 직업입니다. 이 직업은 자신이 갈고 닦고 공부한 만큼 업무 영역을 무한히 확장시킬 수 있어요.

이승재: 한국에서는 지방들도 많이 도시화가 되면서 친 자연적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거 같아요.

장인숙: 삭막한 콘크리트 바닥의 도시에선 그래서 더 조경이 중요합니다. 자연을 가까이 할 뿐 아니라 환경 보호에도 큰 도움을 주는데요. 산소공급이나 공기 정화 효과는 물론이고요. 음… 일례로 유럽의 네데를란드에서는 해충의 예방을 위해 곳곳에 연못 만들기 운동을 벌인 적이 있어요. 바로 조경사들이 시작한 운동인데요. 연못이 있으면 개구리가 모이고 개구리가 해충을 잡아먹는 순기능이 이어지거든요. 조경사가 생각보다 의미 있는 직업이죠?

이승재: 그렇네요. 하지만 제가 탈북민들께 조경사라는 직업에 관해 얘기해보니 잘 가꾼 공원이나 거리를 보시면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어도 먹고 사는 데에 꼭 필요한 직업인지는 모르시겠대요.

장인숙: 왜 그런 말이 있잖아요. 나이가 들면 꽃이 눈에 들어온다고. 탈북민들도 남한살이가 도시생활이 지칠 만큼, 그래서 자연이 소중해질 정도가 되면 느껴지지 않을까요? 남한의 토박이들 중에는 그래서 도시를 떠나 귀농이나 귀촌을 선택하는 경우도 꽤 있는데요. 일과 생활이 도시에 정착되어 있어 선뜻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조경이 큰 인기인 거죠. 어쩌면 조경사는 사람들에게 힐링을 준다고 할 수 있어요. 힐링, 마음의 치유를 뜻하는 말이죠.

이승재: 맞아요. 저도 지난주에도 말씀드렸지만 마음이 갑갑할 땐 공원을 찾아갑니다. 바람 찾고 나무 찾고요. 아 참, 제가 또 요즘에 생각만 해도 설레는 장소가 있네요.

장인숙: 어디죠? 뭐가 그렇게 설레신데요?

이승재: 리조트요. 리조트 생각만 하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리조트는 경치 좋은 곳에 휴양시설이 모두 마련된 곳을 말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숙박, 식사, 수영, 산책 등등을 여기 안에서 다 할 수 있습니다. 전에는 돌아다니고 탐험하는 여행을 즐겼다면 요즘엔 이런 공간 안에서 푹 쉬는 여행을 꿈꿉니다. 제가 왜 그곳을 좋아하나 생각해봤더니, 사람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만든 편안한 조경시설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조경사 (1) : 조경사에 대한 오해가 많습니다. 우리 주변에 오픈 스페이스라고 하는, 열려 있는 공간들을 사람이 잘 살 수 있고 잘 이용할 수 있게 꾸며주는 일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경사 (2) : 엣날에는 조경이라고 하면 나무심고 전지하는 것이 조경이었는데 요즘은 의미가 좀커졌습니다. 시설을 설계한다거나 인테리어를 모두 다 조경이라고도 합니다.

조경사 (3) : 일 양이 어마어마 하죠.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시간 동안 일합니다. 거기에 부가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이승재: 조경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내 집 마당만 새로 만든다 해도 엄청 힘든 일인데요. 마지막 분 말씀 들으니 너무 힘든 일 아닐까 걱정되네요.

장인숙: 어렵죠. 노동의 강도도 셉니다. 하지만 인기가 있는 직업입니다. 남한에서 1년에 1만여 명이나 이 일을 하기 위해 자격증 시험을 본다고 합니다. 특히 앞으로 직장 은퇴를 준비하는 50~60대가 많이 하시거든요. 땀 흘린 만큼의 대가도 확실하고요.

이승재: 제가 보기엔 조경이, 요즘 한국 분위기로 봤을 때는 건축과 쭉 함께 가는 일로 보이는데요. 일자리 전망을 보자면 건설경기에도 크게 영향을 받겠군요.

장인숙: 그렇습니다. 조경 사업은 건설 산업의 일부로, 경기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엔 공사가 많이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미 조성된 조경시설에 대한 관리도 해야 합니다. 그 업무를 위해서라도 조경사에 대한 인력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남한의 지금 조경사들은 신규인력의 유입 없이 계속 고령화되면서 인력부족을 겪고 있어 취업경쟁은 심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승재: 연세 드신 분들은 아마도 꽃과 나무, 정원을 관리하는 업무를 생각하시지만, 만약 지금 이 방송을 청소년들이 청취하고 있다면 좀 더 큰 꿈을 꿀 것 같습니다. 중국의 이화원이나 프랑스의 베르사유 정원처럼 세계적인 정원을 만들고 싶다거나….

장인숙: 그런 것을 대형 조경 사업이라고 합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해선 좀 더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대학에서 전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남한에는 조경학과도 물론 있고요. 건축조경학과라는 곳도 있는데요. 1학년 때는 건축과 조경을 같이 배우다가 2학년부터 자신이 관심 있는 곳으로 지원해 세부적으로 깊게 공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승재: 좋습니다. 탈북민들을 보면 연세 드신 분이나 어린 청년, 학식이 뛰어나신 분들도 많고 손재주가 뛰어나신 분도 많은데요. 이 두 가지를 함께 갖춘 탈북민 출신의 조경전문가 곧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장인숙: 최근 북한의 뉴스를 보면 집 가꾸기, 거리 가꾸기 등 화단과 공원조성에 힘쓰고 있는 모습을 담은 기사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남북경제협력이 본격 추진되거나 통일이 된다면, 북한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이나 산림자원 복구 등의 분야에서 많은 기술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함께 남북을 잇는 거리를 함께 가꾸는 것도 우리에게 행복한 꿈이 될 것 같습니다.

이승재: 네. 장 선생님의 꿈이 이뤄지는 날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여기는 서울 진행에 이승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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