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달러 민속공원 헐고 새 민속공원 건설
2017.10.12
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RFA 주간프로그램 - 하늘에서 본 북한',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북한 평안남도 평성시에 새로운 민속공원이 조성됐습니다. 수억 달러를 들인 평양민속공원을 철거한 뒤 곧바로 지은 민속공원인데요. 이미 완공돼 관광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막대한 돈을 들여 조성한 공원을 허물고 왜 새로 민속공원을 지었는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자원과 노동력의 낭비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평성시 안국사 옆에 새 민속공원 조성
- 민속공원 찾는 북한 관광객 모습도 보여
- 수억 달러들인 평양민속공원은 모두 철거
- 대규모 민속공원 철거하고 새 민속공원 조성에 자원∙노동력 낭비 지적도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7년 4월 22일에 촬영한 북한 평안남도 평성시. 안국사 옆에 새로운 민속공원(Folk Park)이 들어섰습니다.
직사각형 모양의 터 위에 박물관과 기념물 정도만 배치해 놓은 새 민속공원은 그리 웅장하거나 화려해 보이지 않는 규모로 역사박물관 수준입니다. 새 민속공원은 2016년 초에 건설을 시작해 지난해 이미 조성을 마쳤는데요,
아직 공식 매체에서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4월 12일에 촬영한 사진을 보니 민속공원 안과 입구에는 관광객으로 보이는 많은 사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촬영한 평양민속공원의 모습.
평성에 조성한 민속공원에 멀지 않은 곳인데요, 모든 철거작업이 끝나고 옛 공원의 흔적만이 남아 있습니다. 역사교양구, 민속촌구, 현대구 등 3개 구역 모두 철거됐고,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도 옮겨졌으며 각종 기념비와 옛날 모양의 가옥도 모두 해체됐습니다.
웅장했던 건물과 푸르른 녹지가 어우러진 과거의 모습과 달리 위성사진에는 황량한 땅만 볼 수 있는데요, 아직 이곳에 무엇이 들어설지,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과거 평양민속공원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평양의 현대화 사업의 하나로 수억 달러의 예산을 들여 만든 곳인데요, 2012년 당시 북한의 언론매체는 평양민속공원을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 중 하나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완공한 지 4년 만에 거대한 평양민속공원을 모두 허물고 훨씬 작은 규모의 민속공원을 지은 건데요. 당시 평양민속공원에 있던 일부 기념물과 동상 등이 인근에 새로 지은 민속공원으로 이전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수억 달러의 돈을 들여 지은 평양민속공원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지은 민속공원의 모습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제 멋대로 식 통치 방식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막대한 자원과 노동력을 낭비하게 됐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겁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장성택이 숙청된 이후 그가 주도한 사업은 다른 사람에게 이양됐지만, 평양민속공원은 새롭게 탈바꿈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완공한 지 얼마 안 돼 공원을 철거한 것은 막대한 돈을 낭비한 것과 다름이 없지요.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민속공원을 철거한 이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새로운 민속공원을 지은 이유는 확실치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였던 장성택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평양민속공원을 철거했다는 말도 있는데요, 한편으로 이곳이 북한 지도부의 관점에서는 매우 상업적이었다는 부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민속공원을 조성함으로써 역사적 공간의 필요성은 인정한 셈이 됐는데요, 북한 당국은 해주와 사리원 등에서 비슷한 민속공원과 역사박물관을 짓고 관람객에게 역사와 사상 교육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