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덕 ‘15호 관리소’, 수감시설 대거 철거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11.15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북한의 15호 관리소인 ‘요덕 정치범 수용소’의 수감 시설이 계속 철거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일부 구역에서만 수감시설이 철거됐지만, 최근에는 수용소 전체 중 약 30곳에서 이 같은 변화가 확인됐는데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2014년부터 시작된 움직임입니다. 하지만 아직 수용소의 폐쇄로 단정하기에는 이른데요,

“북한은 ‘18호 관리소’ 옆에 새 수용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처럼 정치범 수용소 모두를 철폐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정치범 수용소의 체계와 운영에 변화를 줬을 수는 있다고 추측합니다.”

북한은 여전히 감시와 통제가 가득한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안남도 개천군의 ‘제14호 관리소’ 옆에는 새 수용소가 조성됐고, 해체된 것으로 알려진 평안남도 북창의 ‘제18호 관리소’도 철조망을 따라 경비초소를 새로 세우고 건물 공사를 진행하면서 정치범 수용소의 부활을 알린 가운데 ‘제15호 관리소’의 변화가 주목됩니다.

- 요덕 정치범 수용소 내 30곳에서 수감시설, 축산시설 등 철거

- 과거 일부 구역이던 철거작업이 수용소 전체로 확산

- 관리소 수감자 대폭 감소했을 듯

- 경비초소∙행정건물 등은 여전, 수용소 완전 철폐로 보기는 어려워


- 14호, 18호 관리소 등도 새 수용소 조성∙운영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7년 9월에 촬영한 함경남도 요덕군의 ‘제15호 관리소’. 이곳에서 꾸준히 기존 수감시설이 철거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덕 정치범 수용소’라고 불리는 이곳은 참혹한 인권 유린 탓에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지옥이 따로 없는 곳’이라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미 국제사회에서 잘 알려져 있고, 수년간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 경비초소와 경계철조망, 행정건물 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소 내 수감시설은 계속 철거 중이었는데요,

올해 초에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도 이미 15호 관리소는 완전통제구역을 포함한 세 구역의 수감시설을 철거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관리소 전역에 걸쳐 수감시설의 해체가 이뤄지고 있는 건데요, 약 30곳에 이릅니다.

함경남도 요덕군 ‘15호 관리소’의 전체 모습. 꾸준히 수감시설이 철거된 가운데 최근에는 30곳 가까운 곳(노란 점)의 시설이 해체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리소 전체적으로 철거가 이뤄지는 점이 특징이다.
함경남도 요덕군 ‘15호 관리소’의 전체 모습. 꾸준히 수감시설이 철거된 가운데 최근에는 30곳 가까운 곳(노란 점)의 시설이 해체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리소 전체적으로 철거가 이뤄지는 점이 특징이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15호 관리소는 2014년부터 일부 건물과 시설이 철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 2016년 6월, 2017년 2월과 4월, 그리고 9월까지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철거작업이 계속 진행 중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감시설이나 경제활동 구역 등이 해체되고 있는데, 관리소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올해 4월과 9월에 촬영한 사진을 비교하면 많은 시설이 거의 철거됐습니다. 20개 이상의 수감시설이 몰려 있는 구역에는 몇 개만 남기고 거의 뼈대만 남았고요,

요덕 ‘15호 관리소’ 안에서 수감시설이 철거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관리소 전역에서 수감시설이 계속 철거돼 수감자들이 많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요덕 ‘15호 관리소’ 안에서 수감시설이 철거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관리소 전역에서 수감시설이 계속 철거돼 수감자들이 많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요덕 ‘15호 관리소’ 안에서 수감시설이 철거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관리소 전역에서 수감시설이 계속 철거돼 수감자들이 많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요덕 ‘15호 관리소’ 안에서 수감시설이 철거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관리소 전역에서 수감시설이 계속 철거돼 수감자들이 많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계곡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조성된 수감시설도 20동 가까이 해체돼 거의 사람이 살지 않은 곳처럼 보입니다. 수감자들이 관리하던 축산시설도 철거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요덕 ‘15호 관리소’ 안에서 수감시설이 철거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관리소 전역에서 수감시설이 계속 철거돼 수감자들이 많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요덕 ‘15호 관리소’ 안에서 수감시설이 철거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관리소 전역에서 수감시설이 계속 철거돼 수감자들이 많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Curtis Melvin] 대부분 수감시설이 모여있는 지역은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고, 대부분 시설이 해체됐습니다. 또 관리소의 남동쪽에 있는 축산시설도 철거됐습니다. 하지만 특이한 점은 관리소의 경계구역이나 행정건물 등에는 변화가 없는데요, 계속 시설이 철거되고 수감자도 줄어들면 관리소 근무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앞으로 경비초소나 관련 건물이 철거되는지의 변화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멜빈 연구원은 ‘제15호 관리소’가 완전히 폐쇄된 정황은 확인할 수 없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특히 수감시설과 일부 건물, 축산기지 등이 철거됐지만, 관리소 어느 곳에서도 새로 관련 시설을 짓는 모습은 볼 수 없는데요, 결국 수감자들이 급격히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이는 북한 당국이 최근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 온 정치범 수용소를 폐쇄하려는 시도일까요?

멜빈 연구원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북한은 여전히 감시와 통제가 가득한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평안남도 개천군의 ‘제14호 관리소’ 옆에는 새 수용소가 조성됐고, 해체된 것으로 알려진 평안남도 북창의 ‘제18호 관리소’도 철조망을 따라 경비초소를 새로 세우고 건물 공사를 진행하면서 정치범 수용소의 부활을 알렸습니다.

[Curtis Melvin] 북한은 ‘18호 관리소’ 옆에 새 수용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처럼 정치범 수용소 모두를 철폐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정치범 수용소의 체계와 운영에 변화를 줬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행정적 또는 정치적 배경으로 수감자를 줄였다든지, 아니면 수감자의 노동력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려 한다든지 등의 이유가 있겠죠.

따라서 ‘제15호 관리소’의 수감자 수가 줄고 있지만, 수감자들이 모두 풀려났는지, 다른 곳으로 이감됐는지도 알 수 없고, 이를 완전히 폐쇄한 것인지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국은 지난 8월, 북한 내 6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현황자료를 발표하면서 수용소의 상황이 여전히 비참한 상태라고 지적한 바 있으며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도 지난달 26일,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광범위한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8일, 한국 국회에서 한 연설에서 10만 명의 북한 주민이 수용소에서 고문과 강간, 살인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정치범 수용소를 포함한 인권 문제를 제기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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