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풍호, 가뭄으로 5개월만에 바닥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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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가뭄으로 북한 전역의 호수나 저수지에서 물의 수위가 낮아진 지역들. 주로 곡창지대인 황해북도와 황해남도의 상황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2014년, 가뭄으로 북한 전역의 호수나 저수지에서 물의 수위가 낮아진 지역들. 주로 곡창지대인 황해북도와 황해남도의 상황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고립된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북한 전역이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와 북한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역대 최저 강수량을 기록하고 내륙지방도 가뭄으로 모든 것이 말라버렸는데요, 실제로 위성사진을 살펴보니 지난해에는 전국에 걸쳐 120여 곳 이상이 가뭄 현상을 겪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평안남도 개천시 연풍호는 불과 5개월 만에 250m 수위의 물이 모두 말라버렸는데요, 이같은 가뭄 현상은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또 가뭄은 식수와 농업용수는 물론 전력 생산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한 북한 가뭄의 심각성을 들여다봅니다.

- 지난해 전국 120개 지역 이상 가뭄

- 곡창지대 황해도 지역에 가뭄 피해 집중

- 김정은 공들이는 창성, 개천도 가뭄으로 메말라

- 연풍과학자휴양소 앞 연풍호는 5개월 만에 바닥 드러내

- 농업용수·전력생산 악영향 뻔해, 당국의 대책 시급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이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건넨 북한 전역의 지도(위의 사진),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호수나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지역을 나타낸 것입니다.

지도에 표시된 가뭄 지역은 무려 124곳, 북한은 전국에 걸쳐 가뭄 현상을 겪었는데요, 특히 곡창지대라 할 수 있는 황해북도와 황해남도가 전체의 2/3 이상을 차지하며 극심한 가뭄에 시달린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보다 더 많은 지역이 가뭄 현상을 겪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북한은 현재 곳곳에서 가뭄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농업용수, 전략생산은 물론 개인용을 위한 물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요, 위성사진을 보면 2013년 말부터 2014년에 걸쳐 전국 저수지의 물 수위가 낮아졌습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극심한 가뭄 현상을 겪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것은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북한의 가뭄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의 여러 지역에서 극심한 강수량 부족으로 가뭄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북한 주민도 북한의 함경북도와 평안북도, 자강도 등을 비롯한 내륙지방이 가뭄 현상으로 물과 전기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지난달 29일에 공개한 북한의 농토지 현황지도에 따르면 평안남도를 중심으로 강수량이 적어 농업용수를 제대로 대지 못해 봄철 농업 스트레스 지수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북한의 가뭄은 일반 농민뿐만 아니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애용하는 별장에도 영향을 줬는데요. 멜빈 연구원은 북한의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위성사진 몇 장을 추가로 제공했습니다.

2012년(위)과 2014년(아래) 북한 평안북도 창성군 지역을 비교한 사진. 이 지역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별장이 있는 곳으로 어릴 때 수상 스포츠를 즐겼던 곳으로 유명하다. 눈에 띄게 물이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2012년(위)과 2014년(아래) 북한 평안북도 창성군 지역을 비교한 사진. 이 지역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별장이 있는 곳으로 어릴 때 수상 스포츠를 즐겼던 곳으로 유명하다. 눈에 띄게 물이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Photo: RFA

과거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주로 피서철인 여름을 맞아 즐겨 찾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어릴 때 수상 스포츠를 즐긴 것으로 알려진 평안북도 창성군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2012년 11월에는 호수에 물이 가득한데요,

하지만 2014년 3월의 위성사진을 보면 호수의 물이 현격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물이 메말라 바닥을 드러낸 곳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멜빈 연구원은 이 지역의 물은 전력 생산과 관련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Curtis Melvin] 창성 저수지의 물이 중요한 이유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수력발전소가 있기 때문인데요,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북한과 중국에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곳의 물 수위가 계속 줄어들면 평안북도와 중국의 전력 생산에 지장을 주게 됩니다.

2014년 4월(위)과 2014년 9월(아래), 북한 평안남도 연풍호 지역을 비교한 사진. 불과 5개월 만에 호수가 바닥을 드러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2014년 4월(위)과 2014년 9월(아래), 북한 평안남도 연풍호 지역을 비교한 사진. 불과 5개월 만에 호수가 바닥을 드러냈다. Photo: RFA

평안남도 개천시 연풍호의 모습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이곳에는 북한 과학자들의 휴양지인 연풍과학자휴양소가 연풍호를 앞에 두고 지어졌는데요, 2014년 4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연풍호에 푸른 물이 가득하지만,

2014년 9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물이 하나도 없이 맨바닥을 드러냈습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불과 5개월 만에 물이 모두 말라버린 건데요, 멜빈 연구원은 250m 수위에 달하는 연풍호의 물이 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이곳이 호수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인데요, 물이 말라버리면서 이곳에 있던 군부대도 사라졌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가뭄 현상이 2014년에 끝난 것이 아니라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4월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함경남도 주민은 "지난해 가뭄으로 농사에 큰 손해를 본 데 이어 겨울에도 눈이 오지 않아 올해 최악의 가뭄이 닥쳤다"고 설명하면서, "전기 부족은 물론 당장 마실 물조차 구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내륙지방이 가뭄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강원도, 양강도, 함경북도 일부에서는 기상 관측 이래 강수량이 가장 적었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최근 위성사진에 나타난 북한 전역의 가뭄 현상은 지금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멜빈 연구원은 북한이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자원과 능력이 없기 때문에 올해와 내년까지 계속될 수 있는 가뭄 현상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014년 4월, 회창 1호청년발전소의 모습. 수력 발전을 할 수 없을 만큼 수자원이 말라버렸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2014년 4월, 회창 1호청년발전소의 모습. 수력 발전을 할 수 없을 만큼 수자원이 말라버렸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Photo: RFA

또 멜빈 연구원은 가뭄으로 식수·농업용수의 확보도 문제지만, 수력발전을 주로 이용하는 북한의 전력생산도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2014년 4월에 촬영한 '회창 1호청년발전소'의 말라버린 수자원이 이를 증명하는데요, 수력발전을 할 수 없을 만큼 물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가뭄 현상으로 북한의 전력난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평양 이외 지역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Curtis Melvin] 호수나 저수지의 물 수위가 낮아지는 것은 농사에 지장을 주게 됨과 동시에 전력 생산에 지장을 주는 것은 당연합니다. 평양 이외 대부분 지역이 수력 발전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기 때문입니다.

이미 북한 당국은 가뭄에 대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인데요, 하지만, 북한 당국의 근본적인 대책은 세우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호수와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곳곳이 말라버린 북한. 하늘에서 본 위성사진을 통해 곡창지대를 중심으로 전국에 걸쳐 확인된 북한의 가뭄 현상은 입으로 전해지는 증언 이상으로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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