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 김철웅의 음악산책] 1980년대 유행가

서울-오중석, 김철웅 xallsl@rfa.org
2010.01.29
cho_yongpil-305.jpg 2005년 8월 23일 북측 관람객들이 평양 유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조용필 씨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리 귀에 익은 음악과 함께 남과 북의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다루는 음악산책 시간입니다.

김철웅:오늘은 1980년대 유행음악을 주제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조용필-돌아와요 부산항에)


오중석: 철웅씨 지금 나오는 노래 부른 가수 잘 아시죠.

김철웅: 네 조용필씨죠.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가수입니다. 노래 참 잘 부르지 않아요?

오중석
: 예 그렇습니다. 조용필이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 인데요. 80년대를 주름잡은 가수 조용필을 세상에 알린 유명한 노래죠. 조용필씨는 남한 가요계에서 마치 혜성처럼 등장한 가수인데요. 그때가 1979년 말경이었습니다. 남쪽에서는 데뷔했다고 하잖아요. 돌아와요 부산항으로 큰인기를 얻으면서 단숨에 가요계를 석권한 가수입니다. 호소하는듯 목소리와 혼신의 힘을 다하는 열창으로 당시 가요팬들을 사로잡았죠.

김철웅: 네 조용필은 북한에서도 아는 사람이 아마 많을겁니다. 제가 듣기로는 평양에서 조용필의 공연에서 쓰인 무대 장치를 보고 경악할만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들었구요. 저는 한국에서 티비로 조용필씨 공연을 보았는데도 그날이 추석날이라고 기억하는데요 그때 관람석에 제 동창들이 앉아 있는 얼굴들이 보여서 다시 한번 향수로 인해서 서글펐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것과 상관없이 조용필씨는 명실공히 평양에서 다시한번 음악의 자유함을 그들에게 안겨줬던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1980년대에는 북한에서도 혁명가요, 찬양이나 당정책 정당성 이런 가요들 말고 서정성이 많고 인간관계에 대한 음악 많이 나왔는데요. 또 1980년대 하면 북한의 가장 대표적인 제13차 청년축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죠. 그때 우리 남북한이 너무나 잘아는 휘파람을 비롯해서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가요들이 많이 나와서 또 많은 군중들에게 이 노래들이 불려졌습니다. 여기에서 추천하고 싶은 노래가 싶은 노래가 하나 있는데요. 오늘 운전하다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에 귀를 기울어봤더니 90년대 통기타 가수로 활동했던 강산에씨의 노래더군요 강산에씨 노래입니다. 강산에 ‘꼭 껴안고’.

(강산에-꼭 껴안고)


오중석: 조용필씨는 평양공연에서도 좋은 반응을 불러와 북한에서도아는 사람이 꽤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조용필씨는 노래도 잘 불렀지만 우리가요사의 흐름에 큰 변화를 준 가수입니다. 80년대 초반까지 우리민족의 감성을 지배해왔던 트로트 곡조에다 발라드 풍의 노래를 직접 접목시켜 새로운 차원의 대중가요를 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어요. 한마디로 80년대 대중가요는 조용필과 그의 노래를 닮은 가요들이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봅니다.

김철웅: 네 지난주에도 말씀드렸지만 북한도 사람사는 세상 아니겠어요? 물론 조용필만한 가수는 없었지만 80년대 북한에도 인간사의 슬픔과 기쁨, 사랑 이런 것을 노래하는 음악이 많았죠. 또 이 시기에는 북한에서도 좋은 가수가 많이 나와서 고달픈 인민들의 마음을 달래주었습니다.

오중석: ‘돌아와요 부산항에’ 외에도 조용필은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21세기초인 지금까지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입니다. 명실공히 국민가수, 북한식으로 말하자면 인민가수라고 할 수 있죠. 국민가수로 자리매김 하고있는 조용필의 노래한곡 더 들어보시죠. 역시 크게 유행했던 ‘허공’입니다.

(조용필-허공)


김철웅: 이 노래도 참 좋은데요. 저도 북한에 있을 때부터 이런저런 경로로 조용필씨 노래 카세트를 구해 자주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때 그곡을 들으면서 언제 저런 마음껏 노래를 듣나, 언제면 내가 맘대로 부를수 있나 생각했던거 같아요 이미 저는 남한사회 특히 남한의 자유로운 음악세계를 동경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중석: 예 그랬을 거라고 짐작이 됩니다. 피아노를 전공할 만큼 음악적 감수성이 남다른 철웅씨가 남한의 노래들을 들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조금은 이해가 되는군요. 1980년대에는 남한에서 흑백TV가 점차 칼라TV로 전환되기 시작한 시기인데요 이에 따라 음악도 듣는 음악에서 보고 즐기는 음악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화려한 의상과 무대, 현란한 춤과 잘 생긴 가수의 외모가 어우러져서 TV를 보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죠. 70년대 후반부터 활동해온 신중현씨가 ‘아름다운 강산’이란 명곡을 발표한 것도 바로 이때였습니다. 이노래 한번 들어보시죠.

(이선희-아름다운 강산)


김철웅: 아 이 노래도 80년대 나온 곡이군요. 저도 이 노래 좋아합니다. 제가 남쪽에 와서 듣기로는 80년대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경향들이 공존하면서 대중들에게 파고들어 한국가요사에서 80년대가 르네상스 시기였다고 하는 말을 여러번 들었습니다.

오중석: 네 옳은 말씀입니다. 전통적인 트로트 음악이 조금은 시들해지면서 발라드와 록음악, 미국식 재즈음악 이런 리듬이 서로 어우러지기도 하고 때로는 독립적으로 대중들의 음악적 감성을 사로잡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음악의 경향이 다양해지면서 가수들도 참 많이 나왔는데요 해바라기 배따라기 들국화 같은 특이한 이름의 중창단이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남쪽에서는 중창단을 듀엣이라고 하죠.

김철웅: 제가 기억하는 노래 중에 이문세가 부른 「광화문 연가」라든지 이선희의 「J 에게」 같은 곡도 역시 80년대에 나온 노래 아닌가요?

오중석
: 네 맞습니다. 80년대의 히트곡들이죠.

김철웅: 광화문연가는 여기와서 처음 들었는데요 참 곡도 좋지만 가사가 너무 시적이라 좋아하게 되었어요. 아, 주현미라는 가수도 좋아하는데요 주현미가 언젠가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80년대 나왔다고 얘기하는 걸 들은 적 있습니다. 80년대 남한음악계는 정말 풍부하고 모든 음악들을 살찌운 시기였다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서 이문세가 부른 광화문 연가 한번 들어보실까요.

(이문세-광화문 연가)


오중석: 80년대에 활동한 가수 이야기에서 발군의 가창력으로 인기를 모은 이선희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음과 맑은 목소리 뛰어난 창법이 일품인 가수죠. 철웅씨 이선희라는 가수 아세요?

김철웅: 잘은 모릅니다만 그가 부른 「J 에게」라는 노래는 들어보았습니다. 너무도 성량이 좋고 고음이 잘나와 처음엔 저도 성악전공한 사람인줄 알았어요. 북한에서도 성량이 풍부한 이런 가수들이 여럿 활동했는데요. 그중 대표적인 가수들이 있습니다. 과거 80년대에 황금주씨라던지 조청미씨라던지 모 이런 분들이 꽤 있었죠.

오중석: 네 북한에도 성량이 풍부하고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꽤 있었을텐데요. 그런 노래들을 우리 남한사람들이 듣고 즐기고 평가할 수있는 그런 기회들이 없었다는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80년대 한국음악계는 한국가수는 아니지만 당시 전세계 음악계를 사로잡았던 불세출의 가수 마이클 잭슨 열풍이 불어닥치기도 했습니다.미국출신 흑인 가수 마이클 잭슨은 백년에 하나 날까 말까한 뛰어난 가수인데요 다섯살 때부터 무대에 설만큼 타고난 천부적인 노랫꾼이었죠.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어요. 철웅씨도 잭슨은 잘 아시죠.

김철웅: 네 물론 잘 압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팝의 황제로 군림하던 그 마이클 잭슨이 작년에 약물과다 복용으로 사망했죠. 수억명에 달하는 전세계 팬들이 그를 애도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 평양에서도 마이클잭슨에 대해 알고있고 그에 대한 노래를 많이 듣다고 알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합법적으로 누구나 들을수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깝죠. 이 위대한 가수의 노래를 마음대로 듣지 못하는것은 그 사회의 폐쇄성을 말해주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앞서 얘기한 이선희의 J에게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선희-J에게)


오중석: 이 방송을 진행하면서 제가 항상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본래 노래와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우리 민족이 오랜 분단을 겪으면서 민족정서까지도 서로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북녘의 동포들이 남한사람들과 한자리에 모여서 좋아하는 노래들을 함께 스스럼 없이 부르게 될 날을 기다리면서 오늘 음악산책 마무리 하겠습니다. 끝으로 마이클잭슨의 빌리진을 들으면서 청취자 여러분께 인사드리겠습니다.

마이클 잭슨-빌리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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