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여는 세상] 같은 곡 다른 느낌 - 남한 신세대 가수가 부른 북한 노래 ①

안녕하세요, 김철웅입니다. 북쪽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가운데는 남한 노래를 많이 듣고 또 몇몇 곡은 부르시기도 하실 텐데요, 이쪽 남한에 와서는 북쪽 노래를 들어볼 기회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북한 노래 자체가 남한 사람들의 정서에 맞지 않는 면도 많고 북쪽 노래는 다분히 선동적이고 사상성이 강하다는 관념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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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제로 제가 남한에서 접하고 있는 가요들을 들어보면 정말 이곳 남한 주민들이 북한 노래를 딱딱하고 재미없게 느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남한 노래는 자유 분방하다고 할까, 아무튼 그 표현의 세계가 다양하고 또 노래하는 가수나 연주그룹이 많아서 온갖 종류의 노래들이 계속 쏟아져 나옵니다.
그런데 지난 2007년에 아주 특별한 음반이 나온 적이 있는데요, 남한에서 최초로 북한과 저작권 협의를 거쳐 합법적으로 북한 노래를 담은 '동인'이라는 제목의 음반입니다.

이번 주와 다음 주 두 번에 걸쳐서 동인 음반에 들어 있는 곡들을 중심으로 여러분이 듣는 노래를 남한에서는 어떻게 다르게 부르는지 들어보시는 시간으로 마련하겠습니다. 너무 남한 신세대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부른 곡들이라 북쪽 청취자 여러분에게는 좀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되는데요, 먼저 첫 곡 '반갑습니다'를 '마야'의 노래로 들어보죠.

반갑습니다 / 마야

조금은 생소하게 들리시죠? 그만큼 '북한과 남한의 노래 문화가 그동안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되는데요, 통일음반 '동인'은 남북저작권교류사업의 일환으로 남한의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 북한 내각 산하에 새로 생긴 '저작권 사무국'과 2005년 말부터 준비해오다 2007년에 나왔습니다. 남한에서는 최초로 북한에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합법적으로 북한 노래를 담은 음반인데요, 북한 노래가 남한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의 노래가 시초였습니다.

실제로 이들 노래는 일부 음반에 삽입되기도 했지만, 정식으로 남한에서 북한과 저작권 협의를 거쳐 합법적인 계약을 통해 음반이 나온 것은 이 동인이라는 음반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음반에는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 이미 남한에 잘 알려진 노래를 비롯해 '심장에 남는 사람', '우리는 하나', '내 나라 제일로 좋아', '여성은 꽃이라네', '아직은 말못해', '생이란 무엇인가', '자장가' 등 모두 10곡이 실렸습니다.

당시 남한의 제작사에서는 이 음반을 낸 것을 계기로 남북 간 음악교류사업도 지속적으로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었는데요, 워낙 남북관계의 변화가 심하고 최근에는 더욱 경색 국면이 심해져서 남북의 문화교류는 거의 단절 상태에 머물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번에는 유재현, 윤민수 남성 두 명이죠 '바이브'의 노래로 들어봅니다. '심장에 남는 사람'

심장에 남는 사람 / 바이브

심장에 남는 사람, 바이브의 노래였습니다.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아마 다른 곡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원래 곡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죠. 아마도 북한노래와 비슷하게 부르면 남과 북의 노래문화차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에서 신세대 가수를 중심으로 완전히 남한에서 유행하는 형태로 만들지 않았나 싶은데요, 여러분이 즐겨 부르는 노래가 남한에서는 저런 형태로 부르기도 하는구나 하고 남한의 노래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에는 북쪽의 김광숙 씨가 부른 노래인데요, 반주는 보천보 전자악단이 맡은 '생이란 무엇인가'를 들어보겠습니다. 북한의 여러 노래 가운데 조금은 남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곡인데요, 북쪽 김광숙 씨의 노래로 잠시 듣고 이어서 남한의 JK 김동욱 씨의 은은한 재즈풍의 노래로 비교해서 들어보죠.

생이란 무엇인가 / 김광숙, JK 김동욱

김철웅의 음악으로 여는 세상 함께 하고 계십니다.
오늘은 지난 2007년 북한의 노래를 남한의 신세대 가수들이 부른 노래를 담은 음반 '동인' 에 실린 노래들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음반 이름 '동인'은 상대방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서로를 바라보면서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그동안 벌어진 서로의 간격을 좁혀보자는 뜻일 텐데요, 아무래도 오랜 시간에 걸쳐 벌어진 틈이니만큼 그것이 회복되는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번에는 황진영 작사 작곡의 '우리는 하나'를 준비해 봤습니다. 북한에서는 조선인민공훈합창단이 부르기도 했지만 리경숙씨 노래로 널리 알려져 있죠. 이 시간에는 남한의 젊은 신세대 여자가수 배슬기 씨의 노래로 들어 보면서 오늘 김철웅의 음악으로 여는 세상 마칩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울지국, 구성에 이현주, 진행에 김철웅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우리는 하나 / 배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