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뿌리에는 우리 민족의 큰 명절 정월 대보름이 큰 명절로 자리 잡고 있다 할 것이다. 정월 대보름에는 오곡밥을 지어 먹고 아침 일찍부터 부럼이라고 하는 껍질이 단단한 과일을 깨물어서 마당에 버리는데 이렇게 하면 1년 내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즉 부럼 까기를 하는 것이다. 또 밤에는 뒷동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소원 성취를 빌고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한인들이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그리고 이곳 워싱턴 인근 도시에서 갖가지 행사도 펼쳤다.
자유아시아방송 지구촌의 한인들 오늘은 미주 한인들의 고향의 정을 나눈 정월 대보름 잔치 소식으로 함께한다.
워싱턴지구 영남향우회는 지난 2월 23일 정월 대보름 잔치를 열고 고향 분들과 다른 지방 출신 동포들이 즐거움을 함께했다. 권오윤 회장의 인사말이다.
권오윤: 올해 2013년은 계사년, 뱀의 해라고 하지요. 뱀은 직진만 하지, 후퇴할 줄 모른답니다. 그래서 올 한해 건강하시고 소원하시는 것 이루시는 좋은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정월 대보름은 1년 중에 달이 밝고 크다고 해서 우리 조상은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빌었는데, 조상들 대대로 세시풍습을 이어 오는데 영남향우회가 정월 대보름을 기념해서 매년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저희가 정성껏 음식을 준비했으니까? 비롯 짧은 시간이지만, 서로 간의 이야기도 나누시고 정도 나누시는 그런 좋은 시간 되시기를 바랍니다.
영남향우회는 초창기에는 구정 잔치를 벌였지만, 회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정월 대보름 잔치를 하게 됐다고 권오윤 회장이 설명한다.
권오윤: 영남향우회가 38년 됐습니다. 제가 처음 영남향우회가 처음 생길 때부터 참여했었는데 그 당시에 한인들이 드물다 보니까? 한국 사람만 만나도 반가웠고, 경상도에서 온 사람은 더 반가웠는데 처음에는 구정잔치를 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구정에 차례도 지내고 하니까? 참석하는 게 어렵고 그래 같은 정월 달이니까? 정월 대보름에 소원도 빌고, 계속 내려오는 우리 민속 풍습이고 해서 그래 부럼도 깨면서 부스럼도 없애고 그래서 1년에 한 번 다른 단체들은 송년회를 하는데 송년회보다는 새해를 맞아서 새해에 소원도 빌고 한 해를 잘 보내보자! 그렇게 해서 시작했던 게 정월 대보름 잔치입니다.
권 회장은 2세로 회장직을 맡았다고 들려준다.
권오윤: 저의 아버지가 6대 회장을 하셨어요. 그때는 심부름을 많이 했지요. 고향 사람들 만나서 정을 나누는 모임이 내려오다가 이제는 그분들이 연세가 많으시고 일선에서 직접 일을 못 하시니까? 저희들이 이어서 영남향우회를 꾸준하게 보존해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권 회장은 어린 시절 정월 대보름에 대한 추억담도 들려달라고 했다.
권오윤: 저는 고향이 안동입니다. 겨울방학 때 가면은 정월 대보름날 가장 인상 깊게 남았던 게, 깡통에 쥐불놀이라고 하지요. 깡통에 불붙여서 빙빙 돌리든지 아니면은 마을 전체에서 보면, 볏짚 같은 것을 높이 쌓아요. 볏짚에 불을 지르고 빙빙 돌면서 농악도 하던 때를 기억합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이런 풍습을 할 수 없고 해서 아련한 추억은 많지요. 그 추억이 많다 보니까? 고향 사람들이 만나서 옛날 자기들이 기억하고 있는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정도 나누고 담소도 나누는 그런 모임이 영남향우회가 주최하는 정월 보름 잔치입니다.
볼티모어 풍물패 ‘한판’ 박기웅 회장은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지신밟기 행사로 바쁘다고 들려준다.
박기웅: 저희들 풍물패 한판은 매년 정월 대보름이 되면, 우리 전통 행사 중에 하나인 지신밟기를 하고 있거든요. 저희들 회원이 30명에서 40명 정도 그리고 남녀노소 어린이들 경우는 9살부터 나이 많으신 분들은 60에 가까운 분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지신밟기 행사를 합니다. 주로 저희들이 한인 업소들을 찾아다니면서 행사를 하고 있는데 주로 볼티모어 시내 한국분들이 모여 장사를 하는 렉싱톤 마켓, NORTH EAST 마켓 등에서 행사하며 저희들이 행사를 오래 하니까? 요청이 들어옵니다. 지신밟기 해달라는 업소도 찾아다니면서 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저희들이 이틀에 걸쳐 주로 볼티모어 메릴랜드 지역을 도는데요. 볼티모어 지역 하루 돌고, 엘리컷 시티 지역에 한인업소들 찾아다니면서 돌고, 그 다음 락빌, 워싱턴 디시에 플로리다 마켓 이런 한인 업소 찾아다니면서 지신밟기를 해 드립니다. 가는데마다 한인들이 환영해 주십니다.
박기웅 회장은 지신밟기에 대한 풍습에 대해 들려준다.
박기웅: 지신밟기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세시풍습의 하나인데요. 주로 영남지방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악기를 하나씩 둘러메고 가정마다 돌면서 지신밟기를 통해서 제신을 불러내어서 그 집안에 있는 액운들을 몰아내고 새해를 맞아 복을 불러 들이는 일종의 의식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는데요. 그러면서 사람들이 동내 사람들이니까? 돌아다니면서 덕담해주고 액을 쫓아내고 복을 기원하면 집주인들은 음식을 내놓거나 술을 내 놓거나 금전적인 도움을 주거나 결국은 동내 커뮤니티의 잔치이면서 나눔의 장을 가지고 새해 농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그런 의식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풍물패 한판 회원으로 청소년들이 많은데 대한 자랑도 들려준다.
박이웅: 저희들은 사물놀이 익히고 배우는 단체이지만 그것뿐만이 아니고 저희들의 전통이나 문화, 역사 이런 것도 강습 중에 가르쳐 주거든요. 이런 행사를 하다 보면 책으로만 봤던, 강의로만 듣던 우리의 전통의식 행사들을 체험하게 되니까? 더 아이들이 좋아하고 더 관심을 가지는 그런 큰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남향우회가 주최한 정원 대보름 행사에 참가한 동포들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 아침부터 부시럼 깨물어요. 딱딱한 밤 같은 것 그리고 두붓국 끓여 찰밥과 함께 먹고 그다음에 뭐야! 오곡밥 먹고 아홉 집 돌아다니면서 찰밥 먹고…/ 친구들 보고 싶지요. 우리 동창들, 경애야! 우리 앞 뒷집에 살때 밥 먹고 뛰고 놀던 그런 추억을 미국에서 생각한단다. 보고 싶다. / 이렇게 영남향우회에서 정월 대보름 잔치를 해 주시는데 은근히 고향 생각이 많이 납니다. 윷놀이도 하고 호도도 까먹고 여러 가지 나물도 만들어 나눠 먹던 생각이 납니다. 보고 싶은 친구 명순아! 나는 이렇게 미국에 와서 살고 있는데 너는 가족들과 재미있게 살고 있겠지! 그렇지만 나도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단다. 오늘 영남향우회에 나왔는데 재미있게 행사 치루고 돌아갈거야! 또 전화로 연락하자! / 정월 대보름잔치에 엄마 친구 따라 왔거든요. 한국 생각나고요. 그리고 남아 있는 가족들 생각도 나요. / 저는 서울인데 해마다 이런 잔치가 벌어지면 미국에 살지만 너무나 가슴이 울렁거리고 이런 때가 있어요. 오늘도 영남향우회가 행사를 하지만 정월대보름 잔치라고 해서 제 차에 사람들 데리고 왔어요. 여기 와서 보니까? 한국에 있으면 모르지만 미국에서 살면서 이 행사에 와 보니까? 아주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기쁘고 옛날 생각도 나고요. 말도 못해요. 한국 음악이 나오고 옛날 노래도 나오니까? 나가서 노래도 부르고 싶고, 마음이 울렁거리고 굉장합니다./ 어렸을 때가 기억나요. 엄마가 보름날이면, 나물을 많이 해가지고 그리고 오곡밥을 해서 시루체 마루에 나 두면 하루종일 사람들이 와서 오거든요. 그러면 저녁때 되면 큰 시루에 오곡밥이 다 없어져요. 오는 사람마다 다 퍼 주니까? 부억에 차려 놓는게 있어요. 가서 빌고요. 그런 기억이 나고요. 그리고 호두 등 사다가 그것도 나눠주고 그랬어요. / 어렸으니까 호두 까먹는 것도 제미 있고요. 시골이니까 꾕과리 치고 놀아요. 이날에는 오곡밥과 나물과 함께 먹으면 참 맛있었어요. 지금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집단 같은 것 태우고 그런것도 조금 생각나요. 어렸을 때 참 재미있게 지냈어요./ 동네 사람들 모두 나와서 달 뜰 때 달 쳐다보고, 자신의 1년을 기원하고요. 어렸을 때 추억이 많았어요.
고향이 북한이라고 말하는 한 노인 신사는 어릴 때 북한에서는 정월 대보름 절기가 없었다고 들려준다.
: 북한에서 제가 자랄 때는 정월대보름날이 없었어요. 요 사이는 있는지 모르지만요.
이 노신사는 북한 고향에 가보는 것과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두말할 것 없지요.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참 슬프고 한심합니다.
영남향우회 권오윤 회장에게 통일되면 북한에 있는 향우회와 교류하고 싶냐고 여쭤봤다.
권오윤: 글쎄요 같은 민족이니까? 어느 특정 지역을 지정하는 것 보다도, 이 주위에 있는 호남향우회도 구정 잔치를 하거든요. 저희들은 보름 잔치를 하는데 아시겠지만, 북한에서 그런 행사를 하는지 잘 모르고 있고 상상 되는 것은 우리 대대로 내려오는 풍습이니까? 나이 드신 분들은 그런 것을 알지 않겠습니까? 어떤 특정지역과 맺어서 특별한 행사를 한다는 것은 생각은 못해봤지만, 그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지요.
자유아시아방송 지구촌의 한인들 오늘은 미주 한인들의 고향의 정을 나눈 정월 대보름 잔치 소식으로 함께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