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세상을 만나다] ‘릴리스 인터내셔널’ 앤드루 보이드 공보국장 “중국은 탈북자들에 난민 지위 부여해야”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09.03.16
2009.03.16
그러나 이들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수많은 국제단체가 중국 내 탈북자들에게 생활비와 물품을 보내주고, 이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국제적 관심을 환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탈북자에 대한 관심은 말로 그쳐서는 안 되고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 기독교 인권 단체인 ‘릴리스 인터내셔널 (Release International)’의 앤드루 보이드 공보국장을 전화로 만나봅니다.
장명화: 안녕하세요, 보이드 국장님, 제가 우선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서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릴리스’와 ‘인터내셔널’의 영어 단어를 간단히 설명하고 질문에 들어가겠습니다. ‘릴리스’란 ‘석방’, 그리고 ‘인터내셔널’은 ‘국제적’이란 뜻입니다. 그러니까 굳이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국제 석방’ 정도가 될까요? 그럼 릴리스 인터내셔널에 관해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앤드루 보이드: 네. 세계적인 조직망을 통해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현재 약 30개국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을 돕고 있고요, 교도소에 갇힌 기독교인들의 가족들을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또 젊은이들을 훈련하고, 성경과 기독교 문학 등을 보급하는 한편, 방송도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폭동으로 부서진 기독교인들의 집을 보수하고, 쉼터와 약품,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장명화: 릴리스 인터내셔널이 최근 중국 내 탈북자와 관련된 청원서를 런던에 주재한 중국 대사관에 보냈죠? 청원서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됐습니까?
앤드루 보이드: 네. 저희 단체는 지난 몇 달간 굶주림과 박해를 못 이겨 북한을 탈출한 난민들에게 국제법상의 지위를 인정하라는 서명 운동을 벌였습니다. 영국 시민 5만여 명이 이 서명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이 5만 명분의 서명이 담은 청원서를 얼마 전 중국 대사관에 보낸 거죠.
청원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선 중국 정부가 중국 내 탈북자들을 처리하는 방식에 깊은 우려 (grave concern)를 표하고, 크게 세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첫째, 북한에서 탈출한 주민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동정심을 베풀고, 둘째, 이들이 안전하게 제 3국으로 갈 수 있게 하고, 셋째, 강제 송환을 즉각 중지해달라는 겁니다.
장명화: 런던에는 북한대사관도 있는 데요, 그쪽에는 보내지 않았습니까?
앤드루 보이드: 런던의 중국대사관에만 보냈습니다. 왜냐면, 중국 당국은 서방세계가 자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꽤 신경을 쓰거든요. 이와는 반대로, 북한 당국은 대외 이미지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염려하는 부분은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들보다는 중국 내 탈북자들입니다. 이들은 국제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 ‘난민’입니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매년 4,000여명의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고 있습니다. 송환된 탈북자는 수감되고, 고문당하고, 때로는 처형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강제송환을 계속하도록 놔둬서는 안 됩니다.
장명화: 릴리스 인터내셔널이 직접 도와준 중국 내 탈북자 사례가 있으면 소개해주시죠.
앤드루 보이드: ‘숙’이라는 이름의 젊은 탈북 여성이 제일 먼저 생각나네요. 숙은 같은 마을 주민 네 명과 음식과 연료를 구하러 중국에 갔습니다.
그런데 강을 건너자마자 칼을 휘두르는 중국 인신매매단을 만나 산속의 동굴로 끌려갔다고 해요. 얼마 후, 어느 중국 남자가 남동생과 여동생과 함께 그 동굴에 와서 숙을 사려고 했는데, 그의 여동생이 숙이 임신할 수 있는지 보려고 옷을 벗기고 하체를 검사하더랍니다.
나중에 중국인 가족이 살고 있는 마을에 갔더니 자신과 같은 처지의 탈북 여성을 3명이나 만났다고 합니다. 천신만고 끝에 도망쳐 나온 숙을 저희가 제 3국으로 가도록 도와줬습니다. 숙 같은 경우도 있지만, 중국으로 넘어가다 수비대에 들켜 총을 맞고 즉사하는 탈북자도 많고요.
중국에 넘어간 대부분의 탈북 여성은 성노예로, 탈북 남성은 현대판 노동 노예 (slave labor)로 팔려 혹사당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법적 지위가 없기 때문에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은 현실입니다.
장명화: 중국 내 탈북자를 도와주는 국제단체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압니다. 조용히 활동하는 단체도 많지만, ‘순교자의 소리 (Voice of Martyrs)' '오픈 도어즈 인터내셔널 (Open Doors International)'처럼 언론을 통해 구호 활동이 보도된 단체도 있습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독자적으로 지원활동을 벌이시나요, 아니면 이들과 상호 협력해서 일하시나요?
앤드루 보이드: 저희는 방금 말씀하신 단체 외에도 중국 내 현지에서 활동하는 국제단체들과 협력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안의 단속이나 강제 송환을 피해 숨어 있는 탈북자들이 베트남, 라오스, 몽골 등 제 3국으로 안전히 가도록 하는 작업은 단독으로 하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저희는 탈북자들에게 생활비와 물품을 보내주고, 임시로 숨어 지낼 은신처를 소개해주기도 하는 등의 구호 활동을 지난 2006년부터 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200여명의 탈북자에게 은신처 비용을 지원했습니다. 단독으로 탈북자를 제 3국으로 피신시킨 사례는 5명에 불과합니다.
장명화: 탈북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서로 협력하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청원서 제출에 이어 올해 북한과 관련한 활동 계획이나 저희 청취자들에게 하시고픈 말이 있으면 해주시죠.
앤드루 보이드: 네. 기독교 단체로서 저희가 할 일은 아주 많습니다. 우선, 기도 운동입니다. 많은 탈북자가 남한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아시다시피, 남한은 현재 주요 기독교 국가 중 하나입니다. 사실 북한에서 기독교가 먼저 크게 부흥했습니다. 그런데 6.25 전쟁을 전후로 많은 북한의 기독교인이 공산 정권의 탄압을 피해 남한으로 내려갔습니다.
남한이 현재 기독교 주요국이 된 데에는 북한에서 내려온 기독교인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 때문에 남한의 기독교인들은 북한을 위해 기도할 책임이 큽니다. 둘째, 청원서 제출 같은 정치적 로비 활동을 계속 펼칠 생각입니다. 셋째, 현장에서 탈북자들에게 생활비, 물품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 많이 기도해주시고,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장명화: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앤드루 보이드: 감사합니다.
오늘은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 기독교 인권 단체인 ‘릴리스 인터내셔널 (Release International)’의 앤드루 보이드 공보국장을 전화로 만나봅니다.
이들은 국제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 ‘난민’입니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매년 4,000여명의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고 있습니다. 송환된 탈북자는 수감되고, 고문당하고, 때로는 처형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강제송환을 계속하도록 놔둬서는 안 됩니다.
장명화: 안녕하세요, 보이드 국장님, 제가 우선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서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릴리스’와 ‘인터내셔널’의 영어 단어를 간단히 설명하고 질문에 들어가겠습니다. ‘릴리스’란 ‘석방’, 그리고 ‘인터내셔널’은 ‘국제적’이란 뜻입니다. 그러니까 굳이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국제 석방’ 정도가 될까요? 그럼 릴리스 인터내셔널에 관해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앤드루 보이드: 네. 세계적인 조직망을 통해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현재 약 30개국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을 돕고 있고요, 교도소에 갇힌 기독교인들의 가족들을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또 젊은이들을 훈련하고, 성경과 기독교 문학 등을 보급하는 한편, 방송도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폭동으로 부서진 기독교인들의 집을 보수하고, 쉼터와 약품,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장명화: 릴리스 인터내셔널이 최근 중국 내 탈북자와 관련된 청원서를 런던에 주재한 중국 대사관에 보냈죠? 청원서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됐습니까?
앤드루 보이드: 네. 저희 단체는 지난 몇 달간 굶주림과 박해를 못 이겨 북한을 탈출한 난민들에게 국제법상의 지위를 인정하라는 서명 운동을 벌였습니다. 영국 시민 5만여 명이 이 서명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이 5만 명분의 서명이 담은 청원서를 얼마 전 중국 대사관에 보낸 거죠.
청원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선 중국 정부가 중국 내 탈북자들을 처리하는 방식에 깊은 우려 (grave concern)를 표하고, 크게 세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첫째, 북한에서 탈출한 주민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동정심을 베풀고, 둘째, 이들이 안전하게 제 3국으로 갈 수 있게 하고, 셋째, 강제 송환을 즉각 중지해달라는 겁니다.
장명화: 런던에는 북한대사관도 있는 데요, 그쪽에는 보내지 않았습니까?
앤드루 보이드: 런던의 중국대사관에만 보냈습니다. 왜냐면, 중국 당국은 서방세계가 자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꽤 신경을 쓰거든요. 이와는 반대로, 북한 당국은 대외 이미지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염려하는 부분은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들보다는 중국 내 탈북자들입니다. 이들은 국제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 ‘난민’입니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매년 4,000여명의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고 있습니다. 송환된 탈북자는 수감되고, 고문당하고, 때로는 처형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강제송환을 계속하도록 놔둬서는 안 됩니다.
장명화: 릴리스 인터내셔널이 직접 도와준 중국 내 탈북자 사례가 있으면 소개해주시죠.
앤드루 보이드: ‘숙’이라는 이름의 젊은 탈북 여성이 제일 먼저 생각나네요. 숙은 같은 마을 주민 네 명과 음식과 연료를 구하러 중국에 갔습니다.
그런데 강을 건너자마자 칼을 휘두르는 중국 인신매매단을 만나 산속의 동굴로 끌려갔다고 해요. 얼마 후, 어느 중국 남자가 남동생과 여동생과 함께 그 동굴에 와서 숙을 사려고 했는데, 그의 여동생이 숙이 임신할 수 있는지 보려고 옷을 벗기고 하체를 검사하더랍니다.
나중에 중국인 가족이 살고 있는 마을에 갔더니 자신과 같은 처지의 탈북 여성을 3명이나 만났다고 합니다. 천신만고 끝에 도망쳐 나온 숙을 저희가 제 3국으로 가도록 도와줬습니다. 숙 같은 경우도 있지만, 중국으로 넘어가다 수비대에 들켜 총을 맞고 즉사하는 탈북자도 많고요.
중국에 넘어간 대부분의 탈북 여성은 성노예로, 탈북 남성은 현대판 노동 노예 (slave labor)로 팔려 혹사당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법적 지위가 없기 때문에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은 현실입니다.
장명화: 중국 내 탈북자를 도와주는 국제단체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압니다. 조용히 활동하는 단체도 많지만, ‘순교자의 소리 (Voice of Martyrs)' '오픈 도어즈 인터내셔널 (Open Doors International)'처럼 언론을 통해 구호 활동이 보도된 단체도 있습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독자적으로 지원활동을 벌이시나요, 아니면 이들과 상호 협력해서 일하시나요?
앤드루 보이드: 저희는 방금 말씀하신 단체 외에도 중국 내 현지에서 활동하는 국제단체들과 협력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안의 단속이나 강제 송환을 피해 숨어 있는 탈북자들이 베트남, 라오스, 몽골 등 제 3국으로 안전히 가도록 하는 작업은 단독으로 하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저희는 탈북자들에게 생활비와 물품을 보내주고, 임시로 숨어 지낼 은신처를 소개해주기도 하는 등의 구호 활동을 지난 2006년부터 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200여명의 탈북자에게 은신처 비용을 지원했습니다. 단독으로 탈북자를 제 3국으로 피신시킨 사례는 5명에 불과합니다.
장명화: 탈북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서로 협력하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청원서 제출에 이어 올해 북한과 관련한 활동 계획이나 저희 청취자들에게 하시고픈 말이 있으면 해주시죠.
앤드루 보이드: 네. 기독교 단체로서 저희가 할 일은 아주 많습니다. 우선, 기도 운동입니다. 많은 탈북자가 남한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아시다시피, 남한은 현재 주요 기독교 국가 중 하나입니다. 사실 북한에서 기독교가 먼저 크게 부흥했습니다. 그런데 6.25 전쟁을 전후로 많은 북한의 기독교인이 공산 정권의 탄압을 피해 남한으로 내려갔습니다.
남한이 현재 기독교 주요국이 된 데에는 북한에서 내려온 기독교인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 때문에 남한의 기독교인들은 북한을 위해 기도할 책임이 큽니다. 둘째, 청원서 제출 같은 정치적 로비 활동을 계속 펼칠 생각입니다. 셋째, 현장에서 탈북자들에게 생활비, 물품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 많이 기도해주시고,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장명화: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앤드루 보이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