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캐나다, 중국 외교관 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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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캐나다 정부가 토론토 영사관 소속 중국 외교관을 추방했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홍콩계 연방 하원의원 마이클 청의 활동을 막으려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의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은 지난 8일 성명에서 캐나다는 자국의 내정에 대한 어떠한 외국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캐나다 주재 외국 외교관들에게 분명히 이런 형태의 행동에 가담하면 본국으로 보내질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토론토 주재 중국 영사관에 소속된 외교관 자오웨이 씨는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되었으며 캐나다 국외 추방이 결정되었습니다.

관련소식은 미국의 CNN과 영국의 BBC 등 전 세계 주요 소식으로 전해졌으며 중국 외교부는 이에 반발해 중국 상하이 주재 캐나다 영사를 맞추방하기로 했습니다.

국제무대에서 “외교적 기피인물”은 외교 전문 용어로 “페르소나 논 그라타”라고 하는데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과거 국제사회에서 북한 외교관에 대해 선언한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1962년, 불가리아로 망명한 북한 유학생들을 강제 납치한 불가리아 주재 북한대사 림춘추가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된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당시 림춘추 대사는 탈출한 북한 유학생들이 불가리아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나오는 이들 유학생들을 대낮에 구타하고 납치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북한 유학생들의 필사적인 저항으로 이들은 재탈출에 성공했고 당시 불가리아 공산당 정부는 림춘추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고 그는 이후 다시는 외교무대에 설수 없었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림춘추는 바로 여러분이 많이 알고 있는 항일무장투쟁 회상기에 나오는 그 빨찌산 림춘추 입니다.

이번에 일어난 캐나다와 중국간의 양국 외교관 추방사건의 주요 핵심은 인권문제에 있었습니다. 캐나다에는 홍콩출신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요.

홍콩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마이클 청 캐나다 연방 하원의원은 중국의 신장 위그르족 탄압을 “인종학살”로 규정하자는 결의안을 추진했고 이후 중국 공산당이 지정한 제재 요주인물에 올랐습니다.

중국은 2017년부터 신장자치구 지역에서 백만명 이상의 위그르족과 이슬람교도를 구금하고 감옥에 보냈으며 지금까지도 신체적, 정신적 인권탄압이 계속되고 있다고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계속해서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주요 혐의는 중국이 신장 소수민족의 인구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강제불임시술, 낙태, 거주지 강제 이주, 종교와 문화적 전통을 말살하기 위해 종교지도자들을 탄압하는 것입니다.

캐나다에서 중국인 이민자들은 캐나다 정치를 좌우지 할만큼 비교적 영향력이 큰데요. 우선 인구가 많기 때문에 캐나다 선거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들 위그르족의 인권신장을 위해 홍콩계 캐나다 연방하원의원 마이클 청씨가 연방하원에 결의안을 추진한 것은 중국이민 사회 뿐아니라 중국 국내 인권문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활동으로 보이는데요.

중국정부의 지시를 받은 캐나다 토론토 영사관 주재 자오웨이 외교관은 은밀히 마이클 하원의원의 홍콩거주 가족들의 신상을 조사했고 향후 이 정보를 이용해 마이클 의원의 활동에 제약을 걸려고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실 캐나다 정부는 이 사건이 캐나다 최대 일간지인 글로브 앤 메일에 처음으로 제기된 후 전세계 주요 소식으로 전해지기까지만 해도 이번 사건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고 마이클 의원은 비판했습니다.

그후 캐나다 정부는 여론을 의식해 발빠르게 대처함으로써 인권탄압의 활동에 대처하는 캐나다의 입장을 중국외교관 추방을 통하여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라는 캐나다의 결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 장소연,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