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오는 6월 26일 시장선거가 열립니다. 그런데 올해 시장선거에는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시장후보들과 공약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오늘 그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제가 사는 토론토는 캐나다에서 가장 큰 경제도시이자 정치 문화의 중심입니다. 흔히 한나라의 수도라 함은 그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 생각되지만 토론토는 수도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수도 못지 않게 캐나다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도시인데요.
오는 26일 토론토에서는 보궐 시장 선거가 열립니다. 보궐선거란 자리를 보충하기 위한 임시 선거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전 토론토 시장이 임기를 채 마치지 못하고 사임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뽑는 선거가 열리는 겁니다.
북한식으로 말하면 평양시 인민위원회 위원장을 뽑는 선거쯤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토론토 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무려102명에 달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우선 시장선거의 출마자격이 간단합니다. 만 18세 이상의 캐나다 시민권자로 토론토 시 거주자이면서 등록금 200달러와 25명으로부터 받은 추천 서명이 있으면 됩니다.
이번에 선거에 출마하는 시장후보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 토론토 경찰청장, 시의원, 전 교육장관, 신문 기고가, 시민운동가 등 다양한 직업배경을 가진 시민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여기에 10대의 고등학교 학생과 20대의 대학생까지 후보자에 이름을 올려 관심을 끌었는데요. 심지어 반려견 즉 애완견와 그 대리인도 출마해 흥미진진함을 더했습니다.
보통 후보자들이 이렇게 출마선언을 하면 함께 공약도 내세우는데요. 공약이란 자신이 토론토 시장에 당선이 되면 시민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것이라는 약속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장 지지율이 높은 신민당의 올리비아 차우 후보는 911 긴급전화 대기시간 단축, 저소득층 임대주택공급을 늘이고 대중교통 노선을 늘일 것이라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자유당의 미치 헌터 후보는 토론토 시민들에게 최대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며 시장에 당선이 되면 내집마련을 위한 시민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타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대중교통의 안전 보장, 건설프로젝트의 기간 단축, 주택과 대중교통확충으로 시민들의 편의 제공 등 내용이 주로 많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애완견을 데리고 출마한 토비 힙스 씨는 시장선거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있으면 더 인간적으로 변한다며 시의회에서 더 문명화된 토론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바라기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10대의 고등학교 학생은 자신의 공약은 거리에 대마초 냄새, 불편한 의자 등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론토 시장은 단 한명인데도 이렇게 많은 시장 후보자가 출마 하고 다양한 공약을 내놓은 것에 대해 토론토 시민들은 대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토론토 시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해서 후보자들이 다투어 공약으로 내놓고 또 후보자들끼리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보다 바람직한 시장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탈북민 이지현씨는 올해 2월에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했는데요. 그래서 올해 처음으로 토론토 시민으로서 시장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가졌습니다.
이지현씨는 북한에서 투표율 100퍼센트에 찬성 99.9퍼센트라는 것은 사실상 시민들의 자유 의지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투표라며 이번에 캐나다에서 진짜로 자신이 선택한 후보를 투표하는 경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에디터이진서, 웹팀이경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