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당하는 탈북학생?

서울-이예진 xallsl@rfa.org
201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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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cast_school_b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왕따 없는 학교 만들기 물결운동에서 어린이들이 대형 현수막에 왕따 추방을 기원하는 손 도장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따돌림, 흔히 왕따라고 하는데요. 북한에서는 모서리 먹는다고 하죠.

학교에서의 왕따, 그러니까 모서리 먹는 학생들이 문제가 되는 사회가 꽤 많습니다. 보통의 학생들과 좀 다르게 말하거나 행동하고 혹은 약하거나 뒤처지는 등의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다고 하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그렇다면 탈북학생들은 어떨까요?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한국에서도 따돌림, 그러니까 모서리 먹는 학생들이 있어 사회적 우려를 사고 있는데요. 탈북학생들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선생님 주변에서나 상담 등을 통해 볼 때 탈북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제일 힘들어하는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마순희: 초기 정착과정에서는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 손자는 네 살 때 한국에 왔으니 중국에서 살았던 사실을 하나도 모르고 있고 당연히 자기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초등학교 5학년 때인지 우리 딸이 탈북학생들의 장학회 총무를 맡게 되면서 아들에게 물어보더라고요. “너희 반에 탈북자 애들이 있어? 몇 명인데?” 하고 물었더니 손자가 하는 말이 대 여섯 명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애들과 잘 지내고 있어? 그 애들이 공부는 잘 해?”하고 물었더니 손자는 망설이지도 않고 대답했습니다. “공부 잘 못해요. 나는 걔들과 잘 안 놀아요.” 하더랍니다. “잘 지내야지, 왜 안 노는데?” 그랬더니 하는 말이 그 애들과는 말이 안 통한다는 겁니다.

놀이를 해도 그 애들이랑 한 편을 하면 무조건 진다는 겁니다. 방법도 모른다나요. 그러면서도 제 잘못이 아니라고 우기기만 하고, 차라리 상대하지 않는 게 나아요. “우리 반 애는 걔들이랑 싸웠다가 걔네 엄마한테 어떤 욕을 먹었는지 알아요?” 하면서 흉내 내는데 정말 어른이 들어도 무시무시한 욕을 하는 겁니다. 그럴 정도로 애들이 처음에는 몰라서 소통이 안 되는데 지금은 잘 지내고 있고 함께 다니기도 하더라고요. 어떤 엄마들은 애들이 나서부터 보고 듣고 하는 애들의 대통령이라고 하는 만화영화주인공 뽀통령이라고 하는 뽀로로도, 케로로, 뿡뿡이도 모르기에 애들과 대화가 안 된다고 부러 TV도 보게 하고 게임도 하게 하면서 익히게도 했는데 그게 또 중독이 되다보니 그걸 못하게 말리기도 하죠.

이예진: 아이들끼리의 또래문화를 모르면 안 되니까 그런 것들을 알려주다가도 너무 TV나 게임 같은 거에 빠져 공부를 안 하게 되니까 또 못하게 한다는 거죠. 대부분 학부모들이 아이들과 그런 문제로 실랑이를 하더라고요.

마순희: 애들로서는 당연히 혼란스럽죠. 어떤 때는 하라고 하다가 어떤 때는 하지 말라고 하냐며 갈등이 심해지고요. 그런데 어린 학생들은 대부분 한 1년 정도만 지나면 거의 다 학교생활이나 친구들과 적응하고 잘 지내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경쟁심이나 집중력이 강해서인지 항상 반에서 앞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예진: 공부도 잘한다는 거네요. 그러니까 남한 정착 초기에 일반 학교에 다니면 그런 갈등이 생기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해소가 된다는 거네요.

마순희: 네. 그리고 제가 상담 받은 사연 중에 참 가슴이 아팠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지방에 살고 계시는 한 여성분의 상담전화였는데요. 손자가 따돌림을 당했는데 방법이 없다면서 울먹이시더라고요. 사연을 들어보았더니 딸 내외가 모두 사망하고 그 여성이 손주를 데리고 탈북을 하셨답니다. 한국에 와서 그 여성분은 요양보호사교육을 받고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초등학생인 손주가 아무 말 없이 학교에 다니기에 잘 지내는 줄 알고 걱정도 안 했답니다. 부모 없는 불쌍한 손주라고 매일 용돈도 주고 다른 애들에게 뒤질세라 간식도 챙겨주는 것으로 부모의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고 생각한 거죠.

어느 날 일찍 일이 끝나서 집에 왔더니 학교에 가 있어야 할 손주가 혼자서 집에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더랍니다. 알고 보니 그동안 상급생인 불량학생이 손주의 용돈도 매일 빼앗고 돈을 안 주면 매를 맞기도 했답니다. 할머니에게 이야기하면 문제가 더 커질 것 같아서 혼자서 당하고만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당장 학교에 찾아갔었답니다. 문제가 커졌고 그 가해학생은 다른 학교로 전학 가도록 되었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이 학교에도 안 가고 할머니가 집에 안 계시면 집에까지 찾아와서 손주를 괴롭힌다는 것입니다. 여성분에게 혼자서 속 썩이지 마시고 학교 전담관이나 전문상담사를 찾아가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도록 상담해주었습니다. 차라리 대안학교에 보내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다고 하시기에 직접 전화해서 알아보시도록 연락처들을 알려주고 만일 그 곳을 떠나는 경우에는 절대로 다시 연락하지 못 하도록 조심하시라고 당부하였습니다.

이예진: 학교폭력이 무시 못 할 문젠데요. 그런 불량학생들이 학교마다 있더라고요. 탈북학생이라고 해서 괴롭히기보다는 불량학생들이 한 번 괴롭히면 쫓아가서 계속 괴롭히기도 하는데요. 그런 부분은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해결방안을 좀 마련해야 하는 부분이잖아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여성분도 담당형사님, 학교보안관, 그리고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까지 모두 합심하여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도록 연계를 했었습니다. 사실 학교의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라고도 말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학교마다 다 배치되는 것은 아니기에 어려운 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학교생활에 적응이 되고 또래들과도 잘 지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학교와 가정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돌린다면 그런 어려움들이 적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실태조사 자료를 보더라도 나이가 어릴수록 적응이 더 빠르고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어려움이 더 큰 것이 현실입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초등학생이면 일반 남한 아이들 다니는 학교에 금방 적응할 수 있는데 조금 커서 한국에 오면 그만큼 적응이 더 어렵다는 얘기네요. 그래도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 낯선 환경에 적응이 되잖아요. 또 처음에 적응하기 어려운 탈북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있어서 거기에서 차근차근 적응 후에 일반학교로 옮기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렇게 하면 학교생활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도 조금씩 나아질 것 같은데 부모님과 갈등을 겪는 경우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이 더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부모와의 갈등을 겪는 탈북 자녀들의 상담전화도 종종 있나요?

마순희: 네. 얼마 전에 재단 상담센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귀농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인데 저에게 꼭 상담을 받았으면 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자신은 하나원 나온 지 6년이 되었고 거주지는 경기도 평택이라고 하였습니다. 지금은 직장과 아들의 학교 때문에 서울의 동두천에 세집을 얻어서 남편과 셋이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진도에 계시는 분이 오리 목장을 운영하고 있고 제가 그 곳에 직접 가서 본 인터뷰기사를 보았기에 그 내용을 잘 알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이야기하다보니 남편은 서울에서 일하고 본인이 알고 있는 지인인 다른 여성분과 함께 둘이서 오리 목장을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요구하면 진도 오리 목장에 가볼 수 있도록 주선해 줄 수는 있지만 진도의 오리 목장은 여성들끼리 내려가서 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래도 굳이 진도에 가보려고 한다면 그분들의 동의를 얻어서 연락처를 알려주겠다고 하였더니 사실은 다른 문제도 상담 받고 싶었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예진: 남편과 아들이 있는 탈북여성이 혼자 진도에 내려가 목장 일을 하겠다는 진짜 이유는 아들과 남편의 불화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얘기는 다음 이 시간에 전해드리겠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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