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없는 SNS가 천리 간다

서울-권지연 xallsl@rfa.org
2014.02.20
snap_chat_305 미국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메시지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냅챗'.
사진-연합뉴스 제공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말의 파급력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 주는 속담인데요.

내 생각을 오해 없이 잘 전달하는 일, 말 하는 대로 행동 하고 행동한 대로 말하는 일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생각 없이 내 뱉은 말이 소리 없이 천리를 돌아 누군가에겐 독이 될 수도, 내 뒤통수를 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청춘만세>, 이 시간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주영, 최철남 씨와 함께 말과 생각의 창고 ‘sns’에 대한 얘기 나눠봅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이주영, 최철남 : 안녕하세요.

진행자 : 어떻게 보내셨어요?

이주영 : 저는 책 많이 읽으면서 지냈어요.

진행자 : 나중에 우리 독서 토론도 한 번 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오늘 주제는 SNS에 대한 것입니다. 페이스 북이나,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 종류가 많은데요. 두 분은 어떤 것을 하고 있나요?

최철남 : 저는 ‘페이스 북’을 하고 있습니다.

이주영 : 저는 ‘싸이 월드’를 하고 있습니다.

‘SNS', Social Networking Service의 영어 약자입니다. 그대로 풀어보면 ‘사회적 인적 교류 서비스’라는 뜻인데요. 쉽게 말해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얘기한 페이스 북, 트위터, 카카오 스토리 등이 대표적인 SNS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서비스에 접속하면 일단 나를 중심으로 내 친구 또는 친구의 친구, 직장 동료, 가족 등 내가 아는 모든 인맥이 연결되고 서로가 올리는 사진과 글을 보면서 생각과 일상을 공유하게 됩니다.

이 'SNS' 덕분에 가까운 지인들과 쉽게 안부를 묻고 소통할 수 있게 됐고요.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 사람들과도 친구 맺기가 가능해졌습니다. 심지어 친구를 통해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됐죠.

진행자 : 저는 이런 걸 제가 이렇게 열심히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자주 하세요?

최철남 : 자주 합니다.

진행자 : SNS에 올라오는 것들을 보면 개인마다 성향이 조금씩 나타나요. 어떤 분들은 정치적인 글들을 많이 올리고 어떤 분들은 일거수일투족을 다 올리고 있고요. 또 어떤 분들은 자신의 생각을 올립니다. 철남 씨는 주로 어떤 것들을 올리세요?

최철남 : 저는 사진을 기본으로 올리고요. 제가 생각하는 것들, 감정들을 올립니다. 혹은 어떤 보도에 대한 의견도 올리고요.

이주영 : 저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일기 형식으로 길게 쓰는 편입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많이 보더라고요. 그걸 하는 이유가 이런 걸 남겨 놓지 않으면 제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깨달은 것들이 그냥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입니다. 그리고 제가 아무한테도 안 보여 준다 생각하고 저 혼자만 보는 일기를 쓴다고 하면 제 감정만 쓰거든요. 지금 배고프다, 우울하다... 뭐 그런 식으로요. 그런데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이니까 조금 더 신경 써서 글다운 글을 만들려고 노력하게 돼요. 나중에 저의 옛날 생각들도 많이 읽어보게 되고요.

진행자 : 좋은 점들이 참 많죠. 바빠서 자주 못 보는 친구들과도 SNS를 통해 소통을 할 수 있고요. 그래서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연락이 끊겼다가 몇 년 만에 SNS를 통해 다시 만나기도 하고요.

가까운 사람들을 더 가깝게 어떤 소식도 신문이나 방송보다 더 빠르게 다양한 세상의 모습을 함께 나눌 수 있게 해주는 'SNS'는 참 편리하고 유용한 매체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SNS의 폐해에 대한 보도도 많습니다.

진행자 : 그런데 최근 SNS의 단점들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옵니다. 그 중 하나가 ‘SNS를 하면 할수록 사고 능력이 저하 된다’ 이런 연구 결과가 영국의 모 대학에서 나왔습니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의 명예 연구원인 이야드 라환 박사는 온라인상의 관계가 사람들이 배움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이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는 우리가 점점 더 다른 사람의 견해에 의존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 어떤 글이 올라오면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게 답이라고 믿어버린다는 거예요.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주영 :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페이스 북에 몇 자 쓰고 사진을 올리고 그러잖아요. 그리고 사람들은 그냥 심심할 때 그걸 대강 읽어보니까요.

최철남 : 한 명이 올리면 연결, 연결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잖아요? 진실이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 표시를 하면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의심없이 그대로 믿어 버릴 수 있는 거죠.

진행자 : 그리고 SNS를 많이 하면 할수록 더 우울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주영 : 저는 그게 뭔지 알 것 같아요. 주로 사람들이 자랑거리를 많이 올리잖아요. 그러면 본인과 비교하게 되고요. 올린 사진에 ‘좋아요’를 몇 명이나 눌러주느냐에 따라서도 비교 의식을 갖게 됩니다.

진행자 : SNS가 좋은 점도 있지만 잘 조절해야 할 것 같은데요.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이주영 :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니까 하루에 얼마나 이 걸 이용하나, 시간 조절도 필요하고요. 나를 너무 드러내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그걸 보는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낄지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정말 화가 났을 때, 이름을 밝히지는 않고 ‘너 정말 짜증나’ 이렇게 올리면 많은 사람들은 다들 ‘난가?’, ‘나 애한테 뭐 잘못했나?’ 이렇게 생각되잖아요. 그리고 너무 자랑만 올리면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런 것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최철남 : 자랑보다는 서로의 의견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방향으로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영 씨와 철남 씨는 모두 SNS가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존중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처음 이것이 생긴 취지 - 그러니까 차가운 인터넷 상에서 정을 나누는 그런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과도하게 열려 있는 소통창구가 오히려 독이 되는 세상에서 역설적이게도 북에 계신 분들과는 자유롭게 소통할 수 없으니... 답답한 일입니다.

진행자 : 통일이 빨리 안 되더라도 북에 계신 분들과 SNS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북에 계신 분들과 SNS로 소통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북쪽의 친구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어떤 것들을 올리고 싶으세요? 저는 우리 방송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서 올리고 싶어요. 실제로 주영 씨와 철남 씨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렇게 올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방송에 대한 얘기도 올리면 댓글로 의견도 받고요. 최철남 : 저는 남쪽의 고궁들이 많잖아요. 그런 것들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여주고 싶습니다. 역사적인 동질감을 느낄 수 있잖아요. 진행자 : 우리는 한민족임을 생각하면서 확 뭉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위기 전환>>>>

이주영 : 북한의 청취자분들은 어떤 분들이 듣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이 궁금한 것들을 저희가 얼마나 방송을 통해 알려드리고 있는 지 하루 빨리 소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어요.

최철남 : 저도 북한에서 왔지만 북에서는 소통의 의미를 잘 모릅니다. 남쪽은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인터넷으로 방송을 듣고도 자신의 의견도 올리고 그러는데요. 북한에는 그런 개념이 없으니 아쉬워요. SNS를 통해 소통하고 저희 방송에 대한 모니터도 직접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진행자 :주영 씨, 철남 씨 감사합니다.

이주영, 최철남 : 감사합니다.

눈에 보이는 불은 소화기로 끄지만 마음의 불을 끌 수 있는 방법은 대화를 통한 소통일겁니다.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이 방송을 통해 청취자 여러분과 진정한 소통을 이룰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합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집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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