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개혁. 개방 - 농촌 개혁의 문제점과 과제


2007.02.01

지난 시간에는 중국이 1978년 '농업생산책임제'를 도입해 농가의 생산의욕을 향상시키고 또 농촌 기업을 육성해서 농촌 지역의 남는 노동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소득도 증대 시키는 등 성공적인 농촌 개혁을 추진했다고 설명해 드렸습니다. 오늘은 중국 농업농촌 개혁의 문제점과 새로운 과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드러난 문제점은 소규모 농업 경영의 비효율성입니다. 집단노동제도였던 '인민공사'가 폐지되고 일종의 개인농 제도인 '농업생산책임제'가 실시되면서 중국정부는 농민 한 가구당 그 구성숫자에 비례해서 공평하게 토지를 나누어 빌려주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다고 한들 토지의 규모는 조각조각 작은 땅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자율적인 토지 경작권을 가지게 된 농민들이 일시적으로 농작물의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데는 성공할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 인천대학교 무역학과 박정동 교수는 중국 농촌은 자급자족형의 영세 농업에서 기계화된 대규모 근대 농업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정동: 과거 인민공사 제도는 생산의욕은 낮았지만 대규모 경영은 가능했습니다. 지금은 생산의욕은 높아졌지만 농가별로 농지가 분할되다 보니까 대규모 경영의 이점을 살릴 수 없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대규모 경영을 하게 되면 기계화도 가능하고 여러 가지 비용절감을 하게 됨으로써 효율을 높을 수 있는데 그것을 못하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또 농업 생산 구조에도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식량 생산을 위주로 하는 농업 생산 구조를 좀 더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농작물 상품 개발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정동: 앞으로 중국은 식량 일변도의 생산구조에서 야채나 가축 등 경제성 있는 생산구조로 전환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가 소비를 위주로 하는 영세농업에서 상품 생산을 위주로 하는 경영 규모를 가진 전업농가 경영으로 전환을 해야 합니다. 또 농산물을 가공해서 도시에 팔 수 있는 일종의 농업협동조합과 같은 독자적인 생산 유통 판매망 전략도 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다양하지 못한 농업 생산구조와 소규모 경영이라는 문제점으로 인해서, 1978년 농촌 개혁초기에 빠른 속도로 증가하던 식량 생산량이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증가 폭이 줄어들거나 그대로 유지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농촌 개혁 이후 축소되던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도 1980년대 중반이후 부터는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 농민들이 도시로 몰려드는 또 다른 문제점을 낳았습니다.

중국 단둥에 사는 한인동포 황씨는 농촌에 사는 젊은이들이 대거 도시로 떠나 농촌에는 노인이나 부녀자가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조선족의 경우 남한으로 돈을 벌기 위해 가는 등 외국으로 나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황: 중국 농촌이 절대적으로 보면 옛날보다 나아 졌지만 상대적으로 보면 도농 간에 소득격차가 너무 심합니다. 그러니까 농촌 인구가 자꾸 줄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많이 빠져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조선족은 더 발 빠르게 움직이죠.

물론 중국은 호구제도가 있어서 농민들의 도시 이주를 법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호구제도 때문에 개혁 전 까지만 해도 한번 농민으로 태어나면 평생 농민으로 살다가 죽는 것이 일반적 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개혁 이후 호구제도가 완화되면서 '잔주증'이라고 불리는 임시 거주 증만 있으면 다른 지역으로 가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농민은 도시에서 일하더라도 호구 상으로 여전히 농민이었고, 따라서 이들은 도시 노동자들에 비해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종사하는 등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실정입니다. 농촌은 농촌대로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 떠나감으로써 농촌의 근대화를 이끌어갈 일손이 부족하게 된 것입니다.

박정동 교수는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중국 농촌의 전망이 결코 밝지만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식량문제와 직결되는 중국 농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의 근대화를 이루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향진기업과 비농업 분야 산업을 육성시켜 농민들을 다른 업종에 종사케 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남아도는 농촌의 노동력을 활용하고 농가의 소득도 올리며, 또 전체 농민의 수를 줄임으로써 1인당 농업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와 함께 대규모 농업 경영을 가능케 함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현재 중국 정부가 현재 안고 있는 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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