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오늘- 늘어나는 시위 폭동사태
2007.06.14
워싱턴-이수경
최근 중국에서 일어난 주요 소식들에 대해 알아보는 '중국의 오늘'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중국에서 정부의 공권력 남용이나 당국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나 폭동 사태가 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얼마 전 당국의 강력한 산아 제한정책에 반대하는 중국의 한 시골마을 주민들이 폭동을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고 '중국의 오늘' 시간을 통해 전해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대학생들이 교통정리와 거리의 불법영업을 단속하는 시 직원의 공권력 남용에 대항해 폭동을 일으킨 일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은 지난 6일 오후 중국 중부의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일어났습니다. 중국에서 청관 (城管)이라고 불리는 거리의 불법영업을 단속하는 한 시 직원이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여대생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여대생을 구타한 것입니다. 용돈을 벌기 위해 목걸이와 귀걸이등 장식품을 길거리에게 팔고 있던 허난성 재경대학의 이 여대생은 시 직원에게 맞아 타박상을 입고 앞니가 부러졌습니다. 이 소식은 곧바로 대학가에 퍼졌고 이에 격분한 인근 수개 대학 학생 2천 여명이 시 중심지로 쏟아져 나와 시 당국에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입니다.
당시 학생들의 시위를 지켜본 많은 시민들은 핸드폰, 즉 손전화를 꺼내들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으며, 이들 가운데 한 목격자는 자신이 찍은 동영상을 이메일, 전자우편을 통해 저희 자유아시아 방송에 직접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목격자가 보내온 동영상에는 학생 시위대들이 경찰차를 둘러싸고 '그 자를 꺼내라, 그 자를 꺼내라' 라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 날 경찰차 1대를 불태웠으며 시위는 그날 밤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위를 주도했던 5명의 학생이 체포되었습니다.
다음날, 정조우시 당국은 이례적으로 학생들의 시위 사건에 대해 공개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했다고 밝혔습니다. 시 당국은 해당 여학생을 구타했던 시 직원과 관련 경찰 4명을 감금했으며 또한 2명의 행정 집행관을 해고했고, 다른 4명의 시 직원과 경찰관 1명에게 경고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구타를 당한 여대생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건강상태는 양호하다는 설명까지 곁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인 변호사 Li Subin 씨는 당국은 시 직원들의 권련 남용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해야만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말했습니다.
Subin: 아주 오랫동안 시 직원들의 횡포와 구타는 계속되고 있었지만 중국 정부는 한 번도 법적으로 이들을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국이 관련 책임자들을 즉시 문책했는데 그것은 이번 사건이 더 커지는 것을 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당국이 법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이번 학생들의 시위와 같은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어날 것입니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등 대도시에 가면 길거리에서 중국의 청관과 노점상간의 실랑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청관이 나타나면 노점상들은 재빨리 물건을 싸들고 줄행랑을 칩니다. 그리고 청관이 사라지면 노점상들은 다시 나와 좌판을 벌이죠. 청관에게 잡히면 물건을 모두 빼앗아 가기 때문에 노점상들에게 청관은 공포 그 자체라고 합니다. 특히 청관들은 이번에 여대생을 구타한 것 처럼 주로 폭력을 행사해 노점상을 강력 단속하기 때문에 이를 빗대어 일부 주민들을 청관을 깡패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몇 년 전 베이징에선 노점상이 청관을 칼로 찔러 죽이는 살인 사건까지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또 최근 충칭시에서도 청관이 길거리에 꽃을 파는 농민을 쇠파이프로 때려서 이에 인근 농민 1만여명이 들고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조선족 오진룡(가명)씨는 학생과 시민들이 시 당국 직원인 청관의 횡포에 대항한다는 것은 자유가 극도로 제한되었던 과거의 중국 사회에서는 절대 가능하지 않았던 일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진룡: 일반적으로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괜찮은데 폭동 일으키고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들고 일어나면 경찰들이 압력적 으로 막아 버립니다. 많이 좋아졌죠. 예전하고 틀리죠. 예전에는 그렇게 하면 감옥에 가죠. 문화 대혁명 때는 말 한마디만 잘못하면 잡혀 들어가고 그랬죠. 지금은 욕할 것은 욕하고 일 제대로 못하면 욕하고 그래요.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서는 민의를 무시한 당국의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 폭동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중국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시위와 폭동은 모두 8만 7000건, 그중에서도 특히 지방정부와 농민들 간의 토지 분쟁이 가장 많습니다. 그 밖에 산아제한정책과 공권력 남용과 환경문제 등 갈등의 원인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또 시위에 참여하는 계층도 학생 등 젊은 층에서부터 농민과 도시 중산층에 이르기 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당국이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얼마 전 보도해 드린 위린시 보바이 현에서 발생한 산아제한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는 아직까지 별다른 해결책 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저곳에서 잇따르고 있는 농민과 당국 사이의 토지 분쟁 시위도 농민들만 다치고 체포되었다는 소식만 들릴 뿐 당국이 농민들의 소리를 들어줬다는 보도는 없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Human Wright Watch의 Sophia Richardson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당국의 진압 때문에 시위나 폭동이 성과가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폭동이나 시위 소식에 용기를 얻어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Richardson 부국장은 중국 당국은 폭동이나 시위를 진압하는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왜 이들이 들고 일어났는지 근본적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Richardson: (riot results of the lack of right..)
“폭동은 권리가 침해당했을 때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제점과 어려운 점들을 평화적이고 합법적 방법으로 해결하길 원합니다. 그러나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이 통하지 않을 겨우 사람들은 폭동이나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당국에 전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중국의 주민들 역시 만약 자신들의 문제점을 법정에서 풀 수 있었다면 이런 일들을 벌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Richardson 부국장은 주민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며, 또 정부 역시 법적 책임을 다해 주민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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