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오늘 - 짝퉁 시장


2007.05.03

주간 기획 '중국의 오늘' 오늘은 첨단 가전제품부터 음식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는 중국의 짝퉁 시장 즉 모조품 시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이 가짜 상품들이 활개를 치면서, 진짜 상품을 만들어내는 세계적 기업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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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의 가짜 명품 선글라스 가게 - AFP PHOTO

우선 짝퉁이란 말은 남한말인데요. 가짜, 모조품, 유사품이란 의미를 가진 신조어입니다. 상인들이 돈을 벌기위해 얄팍한 상술로 진짜 상품을 모조해 만든 가짜 제품을 가리켜 짝퉁이라고 부릅니다. 남한에서도 너무 비싼 명품을 구입하기 힘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짝퉁 상품들이 몰래 판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의 경우는 남한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짝퉁 시장이 활성화 돼 있습니다. 세계 짝퉁 제품의 약 6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어서 중국은 이른바 ‘짝퉁대국’ ‘짝퉁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중국은 불법적인 모조품들을 몰래 뒤에서 파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앞에 내놓고 팝니다.

모조품을 광고도 하고 그 상품을 사러 오라고 관광객까지 유치합니다. 그리고 동남아와 유럽 등지로 수출까지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로 출장을 다녀온 남한 주민 이명호씨는 상하이에는 세계적인 명주에서부터 시계, 옷과 장신구, 가방 등 모조품이 없는 게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명호: 중국에 가면 모조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시장이나 이런데 가면 노점상에서 모조 물건들을 갖다 놓고 팔고 있었는데 롤렉스, 루이비통 가방, 신발 등 많은 종류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모조품을 만드는 기술 수준도 상당합니다. 이명호씨는 최상급 모조품의 경우에는 육안으로 보기에는 거의 진짜와 똑 같아서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명호: 품질은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시장 같은 곳에서 파는 것은 질이 낮은 모조품이었고, A급 최상급만 파는 모조품을 취급하는 곳은 따로 있었어요. 그곳은 주로 관광객만 대상으로 하는데, 정말 진짜랑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품질이 좋았어요.

중국의 모조품 시장은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첨단 제품과 자동차에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개혁 개방이후 중국 업체들은 첨단 신제품이 개발되면 얼마 안 있어 모조품을 개발해 절반 값으로 시장에 내놓을 정도로 기술 수준이 높아진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진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남한의 삼성 전자는 중국에서 유통되는 휴대폰, 즉 손전화 ‘ANYCALL' 판매량의 12%가 모조품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돈으로 따지면 약 11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손실입니다.

얼마 전 남한의 LG 전자도 이 회사의 인기 제품인 손전화 'SHINE PHONE'을 그대로 모방한 중국산 제품이 등장해 긴장하고 있습니다. LG 전자 홍보팀의 송근영 대리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KG 70 샤인’이란 이름의 가짜 제품이 중국에서 진짜 제품의 3분의 1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통해 유럽에까지 유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송근영: 실제로 비슷합니다. 거의 무게도 똑같고 포장 케이스까지 비슷하게 만들었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 이베이 통해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베이 측에는 판매 금지 요청을 했는데 판매를 중단하면 또 다른 사이트를 통해서 올라오고 그럽니다. 그래서 현재 상황으로는 제조업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고 법적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중국의 모조품 시장은 국가 간 무역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무역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은 지난달 10일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WTO 즉 세계 무역기구에 처음으로 제소했습니다. 지적 재산권이란 상품이나 상표, 공업 기술, 예술 작품 따위에 대한 모든 권리를 말합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중국의 우이 부총리는 중국은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목표를 위해 기나긴 과정을 밟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노력을 무시했다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실제로 중국 법은 불법적인 모조품을 생산 유통 시키다 적발될 경우 벌금 혹은 구금의 처벌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크다 보니 불법 업체들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모조품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입니다. 중국인들은 모조품이 왜 불법적인 것인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조선족 호금영씨는 고객들은 굳이 비싼 가격의 명품 옷보다 저렴한 가격의 질 좋은 모조품 옷에 대해 더 큰 만족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호금영: 제가 북경에 있는데 북경에도 명품의 가짜 제품이 많아요. 값을 싸고 질은 좋단 말이에요. 그래서 잘 팔려요. 근데 진짜하고 단추나 이런 부분에서 조금 차이가 나요 그런데 원단을 보면 거의 비슷해요.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의 무역 규모가 커지고 국제적 시장에서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중국 정부의 지적 재산권에 대한 보호 노력과 국민들에 대한 인식 변화 노력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한 인천 대학교 무역학과 박정동 교수의 말입니다.

박정동: 중국은 WTO 가입으로 인해서 지적 재산권에 대한 정비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 재산권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중국이 대단히 거대한 모조품 시장이라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각국에서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가 많기 때문에 시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교수는 중국이 WTO, 세계무역기구 가입국으로써 국제기준에 맞는 지적재산권 보호의 의무를 다할 때, 진정한 국제시장의 한 일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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