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개혁. 개방 - 국유기업의 개혁 (3)
2007.03.01
중국은 1970년대 말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한 이후 지금까지 국내총생산(GDP)이 매년 10% 정도씩 성장하는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이 같은 발전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과감히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한 중국식 개혁.개방 정책에 따른 결과입니다.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순서, 오늘은 중국의 국유기업 개혁 세 번째 시간으로 '사영기업의 출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1993년부터 중국당국이 적극적인 국유기업 개혁 조치를 실행하면서 국유기업을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하거나, 민간에게 매각하여 사영 기업으로 바꾸는 일들이 진전 되었다고 설명해 드렸습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공동의 소유를 강조했던 중국 공산당이 국유기업을 민영화 시킨 것은 '전면적인 개혁'으로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로 획기적인 경제 개혁 조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김시중 교수는 중국에 사영기업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면서 앞서 설명한 국유기업이 사영화 된 경우와 또 하나는 경제 개혁 이후부터 당국의 묵인 하에 꾸준히 발전해온 소규모 사영기업이 그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시중: 중국에서 사영기업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1978년 중국의 개혁이 시작할 때 '개체호'라고 해서 소규모 자영업자를 허용합니다. 즉 작은 가게나 수리 점을 허용한 것입니다. 왜냐면 중국이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먹을 것을 해결하라는 차원에서 자영업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영업자들이 커집니다. 종업원도 고용해서 사영기업의 형태를 취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국은 1988년까지는 사영기업을 합법화하지는 않고 단지 두고 보자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1988년부터 공식적으로 사영기업을 허용하게 됩니다. 또 다른 존재의 사영기업은 90년대 중 후반부터 생겨난 것으로 과거의 국유기업이 개인에게 매각 되서 생겨난 새로운 사영기업을 말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개체호'란 통상적으로 종업원 수가 7명 이내의 개인과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자영업을 의미하며, '사영기업'이란 '개체호'가 경영규모를 확대하여 고용 노동자가 7명을 넘게 될 경우를 말합니다.
실제로 1987년 말 중국 전역에 존재하는 사영기업은 그 수가 약 22만 5천개, 종업원 수는 360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훌쩍 성장해 있었습니다. 이미 소규모 사영기업들은 중국의 경제구조 속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중국의 지도부는 사영기업을 인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그것을 어떻게 잘 인도하여 중국의 경제발전에 유리하도록 할 것인가 하는 것이 고민거리였던 것입니다.
결국 중국 정부는 1988년 제7기 전인대 1차 회의에서 헌법을 수정하여 사영기업을 합법화하고 관련 법규를 제정했습니다. 이로써 중국에서 사영기업은 1949년 공산당 설립 이후 완전히 없어졌다가 약 40여년 만에 다시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 이같은 조치는 당시 중국 전역의 사영기업 경영자들로부터 대대적인 환영을 받으며 사영기업의 새로운 투자 열풍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사영기업은 줄곧 20% 내외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며 중국 전체 경제 성장에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1990년대 중후반부터 생겨난 중. 대형 규모 사영기업들, 즉 국유기업이 완전히 개인에게 팔려서 사영 화 된 기업들의 수도 1997년 이후부터 빠르게 늘어나는데요, 2002년 실시된 중국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사영기업의 약 30%가 원래의 국유기업으로부터 전환된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국민경제에서 국유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줄어들었고 또한 국유기업의 적자도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남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김시중 교수는 소규모 사영기업의 성장에 비해서 중.대형 사영기업의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중국 정부가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이념을 유지하고 있는 한, 국유기업의 전면적인 사영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김시중: 국유기업의 개혁에 있어서 결국 궁극적인 최종 목표는 대부분의 국유기업을 사영화, 민영화하는 것이 해답일 텐데요, 중국은 적어도 그 해답을 공식적으로 채택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사회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한, 사회주의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는 한 국유기업을 전면적으로 사영화한다고 할 경우, 사회주의라는 근거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장기적으로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유지 하겠다고 한다면, 결국은 상당한 정도의 국유기업을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중국이 바라는 경제성장을 달성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라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한편, 올해 42살의 조선족 황금룡씨는 10년째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식품을 도매로 판매하는 소규모 사영기업 하나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황씨는 개인 사업을 하기 전에는 일용직 노동자 생활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았다고 합니다.
황금룡: 원래는 아주 빈곤했죠. 돈 없어서 살기 힘들었죠. 시골에서 살다가 보니까 밥 먹고 자고 일하고 그런 것 밖에 몰랐죠.
황씨는 그러나 언젠가는 자신만의 사업체를 가질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열심히 일한 결과, 지금은 사영기업을 운영하며 일반 중국 노동자들보다 훨씬 더 잘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황금룡: 지금은 내 일이 있으니까 예전보다 많이 낫습니다. 다른 기업에 출근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이 벌죠.
국유기업 개혁의 문제점과 전망에 대한 얘기는 다음시간에 계속해 드리겠습니다.
워싱턴-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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