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세습을 멀리한 스탈린의 자녀와 손자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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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해방 후 북한 국민이 김일성과 스탈린의 초상을 들고 행진하는 장면.
사진은 해방 후 북한 국민이 김일성과 스탈린의 초상을 들고 행진하는 장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공산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사유재산제도를 부정하고 공유재산제도를 실현해 빈부의 격차를 없애는 사상'을 말합니다.

특히 오늘날 공산주의는 하나의 정치세력으로서 활동하는 현대 공산주의, 즉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가리키고 있는데요.

하지만 공산주의의 종주국인 소련이 무너지고, 동유럽의 공산국가들마저 몰락하면서 현재 남아있는 공산국가들의 현실과 미래도 암울합니다.

이 시간은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공산주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미래도 조명해봅니다. 대담에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입니다.

<권력 세습을 멀리한 스탈린의 자녀와 손자들>
- 스탈린 시대, 권력 세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어
- 스탈린 자녀 중 권력자가 된 사람 한 명도 없어
- 두 아들 모두 전쟁터에서 전사, 딸은 외국인과 결혼
- 소련 시대 서기장의 자녀 약 100명 중 정치인은 한 명


북한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3대째 권력 세습을 이어온 나라입니다. 하지만 북한에 영향을 준 소련의 통치자 스탈린 시대에는 권력 세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는데요. 오히려 지도자의 자녀들은 정치를 떠나 평범하게 살았습니다. 이 시간에는 소련의 통치자 스탈린의 자녀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 교수님. 김일성 시대에 북한은 소련 통치자, 즉 독재자인 스탈린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김일성은 1960년대에 주체사상을 많이 운운하기 시작할 때까지, “자신은 스탈린의 충실한 제자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세습정치를 하고 있지만, 소련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란코프 교수] 스탈린 시대에도 권력 세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에 이와 같은 권력 세습은 자본주의보다 더 반동적이고 악질적인 봉건 사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련에서 레닌이든 스탈린이든 자신의 가족이 특권을 받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당시의 초기 혁명가들에게 권력 세습은 꿈에서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 스탈린은 자기 가족들에게 아무런 권력을 주지 않았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레닌과 스탈린의 가족 상황은 어땠을까요?

[란코프 교수] 레닌은 결혼 생활을 하긴 했지만, 자식이 없었습니다. 반면, 스탈린은 여러 차례 결혼했고, 그의 마지막 부인은 혁명가 가족 출신인 알리루이바라는 여자였습니다. 그 여자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 그녀는 왜 자살했나요? 스탈린 때문이었나요?

[란코프 교수] 이 질문에 대해서 이런저런 소문과 이야기가 많은데, 구체적으로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스탈린이 간부들과 인민들을 많이 죽이고, 자신의 개인 독재를 만들기 시작해서 자살했다는 주장도 있고, 개인적인 문제로 자살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알 수가 없습니다.

- 그렇다면 스탈린의 자녀들은 어떻습니까?

[란코프 교수] 스탈린에게는 아들 2명과 딸 1명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생애를 살펴보면 모두 다 재미있는데요. 권력자가 된 사람은 1명도 없습니다.

아들 중 하나는 야코프입니다. 그는 군관이 됐고, 1941년에는 포병 대위였습니다. 다른 군인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았습니다. 1941년에 소련군대는 독일 파쇼군대에 크게 패했는데, 야코프도 포로가 됐습니다. 소련군의 포로가 된 독일 장성과 야코프를 교환하자는 독일 측의 제안이 있었지만, 스탈린은 거부했습니다. 결국, 야코프는 압박과 고생을 겪은 끝에 포로수용소에서 숨졌습니다. 둘째 아들도 별로 높지 않은 군관으로서 전선에서 싸웠습니다. 그의 이름은 바실리입니다. 그는 공군 비행사가 됐고, 1950년대에 공군 소장까지 진급했습니다. 개인 생활은 술을 많이 마셨고, 조금 혼란스러웠는데,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망했습니다.

제일 시끄럽고 논란이 된 인물은 딸입니다. 스베틀리나입니다. 그는 스탈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많은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스탈린이 이 사실을 알게 되자 크게 분노했고, 영화감독을 감옥으로 보내 버렸습니다. 그리고 스베틀리나는 인도 사람과 결혼했는데, 외국인 남편 때문에 해외로 갈 수 있었습니다.

- 소련에서 외국인과의 결혼이 가능했을까요?

[란코프 교수] 당연히 그렇습니다. 소련은 1940년대에 몇 년 동안 국제결혼을 금지했는데, 대부분 경우에는 외국인과 결혼할 수 있었고, 남편이나 부인과 같이 해외 이민을 가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스탈린의 딸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스베틀리나는 해외로 나갔고, 1960년대에 인도를 방문했을 때 미국 대사관을 찾아가 미국 망명을 신청했습니다. 그때부터 80년대까지 미국 생활을 했습니다. 그 후 고르바초프 시대에 잠깐 소련으로 돌아갔는데, 90년대 다시 미국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2011년에 사망했습니다.

- 그렇다면 스탈린의 자녀들은 고급간부도 되지 않았고, 정치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까?

[란코프 교수] 네, 그렇습니다. 물론 둘째 아들이 공군 소장이 되었기 때문에, 군대 간부가 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련군대에서 소장은 정치적 영향력이 많은 사람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는 그냥 일반 비행사와 공군 군관으로 살았습니다. 사실상 이것은 전통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스탈린 이후에 누가 소련 지도자가 되었나요? 흐루쇼프 같은데요. 그들의 자녀들은 어땠나요?

[란코프 교수] 자세하게 말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만, 흐루쇼프의 자녀들도 정치와 상관이 없었습니다. 흐루쇼프는 아들과 딸이 모두 5명이었는데, 그중 한 명은 스탈린의 아들처럼 전쟁에 나가 싸우다 숨졌습니다. 1943년에 전투기 비행사로 전사했습니다. 딸 2명은 학자였고, 아들 1명은 미사일을 개발하는 학자가 되었습니다. 미사일을 연구하던 아들은 91년에 미국에 이민을 갔고, 99년에는 미국 국적을 얻었습니다.

- 그렇다면 스탈린의 손자와 손녀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요?

[란코프 교수] 얼마 전에 한 러시아 잡지의 기자가 스탈린의 손자, 손녀와 만났고 그들에 대한 기사를 발표했습니다. 지금 스탈린의 후손들은 전 세계에 10명 이상 살고 있는데 대부분 러시아에 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으로 망명한 스베틀리나의 딸은 지금 미국에서 가게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한 야코프의 손자는 모스크바에서 잘 알려진 건축가입니다. 다른 손자 한 명은 모스크바에서 극장 감독입니다. 조금 명성도 있고 인기도 있는 사람입니다. 또 다른 손자는 원래 운전사였지만 지금은 복지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손녀 한 명은 사랑에 실패해서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녀는 결국 정말로 멀고 먼 캄차카 반도로 갔습니다. 캄차카반도에서 화산 연구를 하고 있는데, 벌써 30년이 되었습니다. 또 외국인들과 결혼한 손자도 몇 명 있습니다. 그들의 남편이나 부인 가운데 미국사람, 인도사람, 심지어 아랍사람까지 있습니다. 물론 북한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인데, 우리 러시아 사람들이 보기에는 예외적인 일이 아닙니다.

- 그렇다면 소련 시대의 공산당 서기장의 자녀나 손자∙손녀 가운데, 정치를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란코프 교수] 스탈린, 흐루쇼프, 브레즈네프 등의 후손들은 100명 정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들 가운데 정치를 조금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뿐입니다. 브레즈네프의 손자입니다. 그는 2000년대 초 러시아서 공산주의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 그 사람은 러시아 공산당 간부라는 말씀이신가요?

[란코프 교수] 아닙니다. 지금 러시아에서 서로 대립하는 공산당이 20개 정도 있습니다. 그는 유명하지 않은 작은 공산당에서 얼마 동안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그냥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그 사람의 아들은 지금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런던에서 컴퓨터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 지금까지 교수님의 말씀을 들어보면 소련에서 세습 권력이 아예 없었다고 볼 수 있네요.

[란코프 교수] 당연히 그렇습니다. 물론 간부집 아들, 딸들은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등 어느 정도 특권이 있었지만, 권력 세습과 출신 성분을 기본 중에 핵심 기본으로 생각하는 신봉건주의 북한과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 북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도 권력 세습을 싫어했는데, 왜 북한은 3대째 권력을 물려주는 나라가 되었을까요? 그리고 만약 권력을 물려받지 않았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날 무엇을 하며 살았을지 궁금합니다. 란코프 교수님, 오늘 말씀도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공산주의 역사 이야기: 기대와 좌절>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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