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상상의 실험, SF 소설, 영화 인기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20-10-28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사진은 서울의 한 SF판타지소설 전문도서관.
사진은 서울의 한 SF판타지소설 전문도서관.
사진-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SF 소설, SF 영화 하면 북한주민 여러분께는 조금 생소하게 들리실 것 같은데요,

이른바 사이언스 픽션을 보통 SF라고 줄여서 부르는데 미래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공상 과학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를 말합니다.

 

최근 이런 SF 소설, 드라마, 영화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시고 얘기 나눠봅니다.

----------------------------------------------------------------------------------------------

SF (Science Fiction) 문학, 과학소설 범주 넘어 무한 확장

 

약칭 SF는 과학적 사실이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담은 문학 장르인 과학소설에서 출발해  그런 요소를 가진 다른 매체들의 장르, 즉 유형을 아우르는 말로 쓰인다.

 

SF라는 명칭은 미국에서 1926년에 세계 최초의 SF 전문지 ‘어메이징 스토리즈’를 창간한 휴고 건즈백이 만들어 쓰기 시작한  사이엔티픽션(Scientifiction)에서 유래했다.

 

SF의 정의에 관해서는 1세기를 넘는 긴 논쟁의 역사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현재에는 없을지라도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해) 인간의 인식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을 다루는 장르'  정도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의

과학 소설은 문학의 범주를 넘어서서 무한 확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 서점 교보문고- 과학,  SF소설 분야 모두 올해 판매량 역대 최다 기록

 

공상과학소설(SF) 시장이 지난 10년간 5.5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서점에 따르면 2011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판매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출간종류의 수와 판매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SF 소설 판매율은 상반기를 기준으로 2019년엔 전년 동기 대비 30.5%, 2020년엔 7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성장에는 젊은 독자층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0대의 SF 구매 비율은 1999-2009년 3.5%에 불과했으나, 2010-2019년에는 19.3%로 크게 증가했다.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인정과 , 상상의 한계를 뛰어 넘는 SF 매력

 

수년간 해외 SF 영화들이 인기를 모은 점, 과학기술 발전으로 인한 윤리 문제가 가시화한 점 등도 SF 대중화를 거들었다.

 

영화 그래비티’(2013)에서 ‘인터스텔라’(2014), ‘마션’(2015)으로 이어지는 SF영화들로 팬층이 한층 두터워졌고  코로나19 등 팬데믹 상황,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AI)의 부각,  생명윤리 등은 사실 SF의 오랜 소재이고, 관련 논란이 불거지면서 SF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젊은 작가들의 성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초엽, 정세랑을 필두로, 황모과, 심너울, 천선란 등의 작가가 대표적이다.

 

서점  관계자에 따르면  ‘종전에는 과학·SF의 주된 독자층은 40대와 남성이었으나 올해 들어 여성과 30대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 눈길을 끈다’ 고 한다.

 

‘관습적인 것들에 대한 끝없는 질문과 저항,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인정과 포용이 SF의 가치이자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말한다.

 

또한  ‘SF는 상상의 한계를 시험하는 동시에 당장 우리가 딛고 있는 세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장르’라며 ‘다른 세계를 상상할 수 있다는 것, 정신을 환기하고 거기서 전혀 다른 종류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SF가 사랑받는 이유일 것’라고 평가한다.

 

김초엽 젊은 SF 소설 작가들이 견인차 역할

 

김초협  작가의 SF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은 지난해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장르문학에 인색했던 기존 문단의 좁은 문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년간 17쇄 10만부를 돌파하며 확고부동한 인기 속에  국방부 진중문고 선정에 따른 인쇄량이 추가로 1만부다. 해외 출판사들의 판권 다툼도 치열했다. 일본 하야카와 출판사는 한국의 일반 교양서 선인세 수준의 10배를 지불하며 계약을 맺었는데 최근 일본 내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한 한국 소설 선인세의 3배 수준이다.

 

출판사의 편집자는 “독자 분석을 해보면 20~30대 여성들이 많고, ‘나의 첫 SF’라는 반응들도 많다”고 말했다. 김 작가의 글을 통해 SF에 입문한 독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천 개의 파랑’으로 올해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한 천선란 작가도 첫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을 내놨다. 우주비행사가 된 딸의 이야기를 자전적으로 그린 ‘사막으로’, 지구의 바다 생물 멸종을 극복하기 위해 토성의 얼음위성으로 날아간 탐험대의 이야기 ‘레시’ 등 여덟 편의 이야기가 수록됐다.

 

외국에서도 주목 받는 한국 SF작품들

 

2019년 초 미국에서 ‘Readymade Bodhisattva(레디메이드 보살)’ 이라는 이름의 한국 SF선집이 출간됐다. 박성환 작가의 표제작을 포함해 김보영, 김창규, 듀나, 윤이형 등 작가 16명의 작품이 실렸다.

 

미국 SF전문잡지 ‘클락스 월드’에도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됐다. 정소연 작가의 ‘옆집의 영희씨’ 일본어판은 일본에서 독자들이 뽑은 ‘2019년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번역출간도 줄지어 예정돼 있다.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은 일본 최대 SF출판사인 하야카와와 출판계약을 맺었다. 일본에서 판권계약을 두고 경쟁이 치열했고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만, 영미권 국가들에서도 출간 제안을 받은 상황이다.

 

김보영 작가의 중·단편들은 미국 최대 출판그룹인 하퍼콜린스와 출판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았다. 배명훈 작가의 ‘타워’와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도 영국 출간을 앞두고 있다.

 

공상과학소재가 드문 한국 영화계에도 SF 바람

 

2092년 우주 쓰레기 청소선인 우주선을 다루는 영화 '승리호'는 개봉 연기된 상황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정통 SF 영화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승리호'(감독 조성희)는 2092년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제작비도 240억원, 미화 2천만 달러에 달하는 대작이다.

 

외계인을 소재로 한 범죄물 '외계인', 우주에 홀로 남은 남자를 귀환시키는 '더 문',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추격 스릴러 '서복'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내년 즈음에는 한국형 SF 장르물의 르네상스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드라마에서도 공상과학 소재 작품들 등장

 

한국의 드라마 분야에서 불모지와도 같았던 SF장르가  다양한 시청층의 호응을 이끌고 있는 계기가 된 것은 공상과학 영화  ‘앨리스’ 때문이다.

 

드라마 ‘앨리스’는 죽은 엄마를 닮은 여자, 감정을 잃어버린 남자의 마법 같은 시간여행을  다루고 있다.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남녀가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어 마법처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총16부작으로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극 전면에 내세웠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미래에서 온 ‘시간여행자’들이 존재한다.  그들로 인해 세상은 혼란에 빠지고, 시간여행을 막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대결이 시작된다. 그리고 시간여행으로 인해 헤어져야 했지만, 시간여행으로 인해 다시 만난 남녀의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 중간중간 물리학적 용어가 등장하고 극 전개도 1992년, 2010년, 2020년, 2050년 등 다양한 시간대를 넘나들며 펼쳐진다.

 

인간애가 부각된 SF 드라마 ‘앨리스’

 

‘앨리스’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헤어져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애’, 즉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해서 극이 전개된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과 이해도가 상승한다.

 

백수찬 감독은 "SF장르는 복잡하고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다. 무조건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SF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려 했다. 해답은 휴먼, 가족이었다. 등장인물의 가족 관계,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SF와 직면하게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희선과 주원을  비롯한 명품 배우들이 인기의 큰 몫을 해냈다.  SF 장르의 장점은 가져오되, ‘휴먼’, 인간애라는 요소를 통해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인 ‘앨리스’는  SF 장르는 몰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부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와 TV 융합, ‘SF 8’ 국내 영화제만이 아니라 해외영화제의 요청도 계속돼

뉴욕 아시아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은 "‘SF8’은 영화와 TV의 융합에서 비범한 예시로 각 에피소드마다 한국 영화감독의 장르 영화 제작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과 미국의 SF 이야기를 인용하면서도 한국만의 독특한 정취를 주어 SF의 한계를 뛰어 넘는 방법을 보여주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영화와 드라마의 융합인 ‘SF8’은 인터넷  웨이브에 선공개 된 이후 누적 신청자가 80만 명이 넘으며, 높은 화제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매주 금요일 오후 MBC에서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기획으로 안방극장에서도 시청자들의 흥미로운 반응을 얻고 있다.

 

팬데믹 시대에 중요한 역활 기대

 

SF는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배경이 미래인 SF는 기존의 가치관을 뒤집는 식의 이야기 전개가  가능하고 다양한 소재로  확장될 여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

 

김초엽 작가는  ‘ SF는 다양한 동시대적인 문제의식을 담아낼 수 있는 그런 독특한 장르라고 생각을 한다’ 며 그런 SF의 어떤 잠재된 가능성이, 새롭게 등장한 작가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독자들과 맞물려서 일어난 운이 좋은 상황이라 생각한다’ 고 말했다.   끝없는 상상의 실험이야말로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지금과 가은  팬데믹의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