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북한에도 골프장이 있고 때로 골프대회도 열린다고는 하지만 아주 특별한 사람들만 즐기고 일반 주민들은 골프를 해 보기는 커녕 경기 모습조차도 본적인 없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 같습니다.
예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골프를 하면서 도저히 불가능한 기록을 세웠다고 해서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습니다만 남한에서는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아직도 국민스포츠라고 할 정도로 모두가 즐기는 서민 스포츠는 아니지만 조금씩 골프 인구는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 때문에 힘든 시기를 지나오면서 남한에서는 골프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얘기인지 오늘 열린 문화여행을 통해 알아봅니다.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주목 받는 골프
사회적 거리두기와 야외활동의 증가로 인해 골프가 인기 스포츠로 주목받고 있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즐길 수 있는 야외 스포츠 중 하나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골프장을 찾은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의 장벽이 높아지자 대안으로 골프장 나들이를 선택한 것이다.
골프에 대한 관심은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주 52시간 근무제도 시행으로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골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영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체육 동호회 가입 종목 중 골프의 비율이 축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자연스레 연간 골프장 이용객 수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장 이용객 수는 4670만명으로 전년(4170만명)보다 11.9%가 늘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은 실외활동으로 인식돼 타격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가 갈라놓은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공프장의 차별화'에 따르면 최근 지난해 연간 골프장 이용객은 4670만명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5.4%씩 증가했다. 최근 2년간은 각각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특히, 3년 이하의 신규 골프 입문자중 20~40세대가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Golf)는 어떤 운동?
코스 위에 정지하여 있는 볼을 채(클럽, club)로 쳐서 정해진 구멍(홀, hole)에 넣어 그때까지 소요된 타수로 우열을 겨루는 구기 스포츠이다. 즉, 가장 공을 적게 친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이는 많이 칠수록 그만큼 실수가 많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골프의 기원은 고대 로마인들이 즐겼던 깃털을 넣은 가죽 공을 끝이 둥근 자연목으로 쳐서 날려 보내는 '파가니카'라는 게임이 원조라고도 하고, 한나라 때 그려진 그림이 있는 책에 골프 비슷한 게 있어서 이쪽이 원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심지어 조선 시대에도 보행격구라는 이름의 놀이가 있었으며 세종이 즐겨 했다고 한다. 결국 '땅에 있는 공을 막대기로 쳐서 멀리 날리는 놀이'는 동서고금 흔한 것이다 보니 고대 연원을 따지는 건 좀 부질없어 보이고, 어쨌든 현대 골프의 이름과 룰이 생긴 발상지는 15세기 스코틀랜드이다.
밀레니얼 세대 (20대에서 30대 초 연령대) 와 여성이 최근 골프 인기의 주축
그동안 골프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밀레니얼 세대 즉, 20대와 30대의 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관련 보고서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MZ세대가 여윳돈으로 골프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4050세대의 전유물이었던 골프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젊은 층이 골프로 눈을 돌리고 있어 이들의 선택에 골프업계의 희비도 엇갈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6일 발간한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 인구는 약 515만명으로 추산됐다. '골린이(골프+어린이)'가 가세하며 전년보다 46만명이 늘었다. 더 눈에 띄는 건 MZ세대다. 3년 이하의 신규 골프 입문자 중 MZ세대가 포함된 20~40세대는 무려 65%를 차지했다.
이러한 골프 붐은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일본의 경제산업성 통계에 따르면 2020년 7월 골프 연습장의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9.1% 증가했고, 골프 관련 매출은 전년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러한 성장을 견인한 주역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20대와 30대의 젊은 층인데 특히 여성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한다. 이렇게 20대와 30대의 여성들이 골프 붐을 일으키는 주역으로 등장하자 여성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골프관련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했다.
골프 좋아하는 젊은 세대 일컫는 '골린이' 겨냥 관련 용품도 인기
골프와 어린이의 합성어인 '골린이'라고 불리는 2030세대 골퍼들은 자신을 위해 골프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젊은층이 즐겨 사용하는 사회관계망 서비스 인스타그램엔 '골린이' 를 검색하면 관련 건수만 39만개에 달한다.
20대에서 30대가 용품시장 '큰손'으로 등장했다. 백화점 골프용품 매출이 3개월새 60% 넘게 늘었을 정도다. 중장년층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가 젊은 세대들에게 새 '놀이터'로 떠오른 셈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030세대 구매자 가운데 최근 2년간 구매가 없던 신규구매자 비중이 6.19%에 달했다. 또 롯데백화점 골프의류·용품 매출 가운데 2030세대 매출이 3개월새(1~4월) 62%나 늘었다.
기성 세대는 사교로 젊은 세대는 운동과 자신의 개성 표현으로 골프장 이용
기존 골프장을 찾는 40대 이상의 이용자는 친목 도모 등 사교의 목적이나 사업 관련 모임이 많지만, 젊은세대는 운동의 목적과 골프웨어 (의류) 등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유통업계는 당분간 골프 시장의 성장과 2030 세대의 골프참여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해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 제안관 신진 브랜드 발굴에 노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젊은 세대 유입으로 대형 스크린 골프장 인기
대형 스크린골프장 업체인 '골프존'의 매출액은 지난해 2810억원을 기록해 전년(2391억)보다 21.3%가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으로 폐업이 늘었을 것이란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스크린골프가 골프 입문자들을 흡수한 비결은 저렴한 비용과 높은 접근성 덕분이다. 또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야 하는 PC방과 헬스장 등과 달리 소수의 지인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어 코로나19 확산에도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적은 장소로 인식됐다.
반면 골프연습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 위치한 9300여개의 골프연습장 중 약 1000개(10%)가 문을 닫았다. 2011~19년 동안 연평균 1.6% 증가한 뒤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타석 간 가격 좁은 등 밀집도가 높고 불특정 다수와 줄지어 연습하는 탓에 코로나19 확산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유통업계, 젊은 세대 겨냥한 골프의류·용품 유례없는 성수기
유통업계도 골프웨어의 할인 폭을 넓히거나, SNS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고급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 젊은 층을 목표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골프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유례없는 성수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정형화된 골프의류에서 벗어나 평소 보기 힘들었던 소재나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운동복에 한정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골프의류도 내놓고 있다
인터넷, 지상파 방송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골프 인기 높아
방송가가 '골프 예능'에 푹 빠졌다.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 위에서 골프를 즐기는 골프 예능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출격해 시청률 끌어올리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과거 '상류층' 극 소수만 즐기는 운동으로 골프가 소개되곤 했다.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란 게 이유 중 하나였다. 진입 장벽이 높았던 골프가 이젠 방송 프로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곳에서 소개되고 있으며 너도 나도 골프채를 들고 초록 잔디 위에 섰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너도 나도 골프를 다루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골프의 대중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엔 '상류층의 운동'이란 느낌이 강했지만 골프에 대한 인식 변화가 크게 일어났고 대중들도 확실히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여러 가지 활동에 제약이 많아지면서 다소 감염 위험이 낮다고 인식된 야외 활동으로 골프를 택한 것도 골프 인기의 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골프장 이용료가 계속 오르는 등 골프 인구 증가에 걸림돌도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대중골프장 이용료는 주중 19%가 올랐고, 토요일 이용료도 15%가 올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라 해외여행의 문턱이 낮아지며 해외로 골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다시 늘면서 국내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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