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에 부는 한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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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지난 주에 우리 한국의 노래하는 그룹들이 국악을 접목시켜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렸습니다만 노래 뿐만이 아니고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가 전 세계에 역시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죠.

그런 가운데 영화산업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미국의 헐리우드에서는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리메이크, 그러니까 우리 영화나 드라마를 바탕으로 미국식으로 다시 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 모시고 들어봅니다.

영화의 본고장 미국과 손잡는 한국영화와 드라마

할리우드에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영화 '설국열차' '악녀' 등을 시작으로 '악인전' '곤지암' '지구를 지켜라'까지 다수의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버전으로 리메이크된다. 특히 '악인전' '지구를 지켜라'의 경우는 한국 제작사와 감독·배우가 리메이크작에도 참여해 더욱 의미를 더했다. 할리우드 내 한류 바람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미국판 '설국열차', 공개된 후 뜨거운 반응

'설국열차'가 1편 공개와 동시에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시즌2 제작도 확정...지구에 들이닥친 극한의 기상 이변, 생존자를 싣고 끊임없이 달리는 열차, 그 안에서 견고화된 계급 체계 그리고 살인이라는 미스터리가 추가되어 더욱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작품을 접한 평단의 반응이 뜨겁다. "서스펜스와 몰입감 넘치는 결과물"(BBC) "'설국열차'의 첫 번째 시즌은 야심 차고 흥미로우며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하다"(ComicBook.com) "드라마 '설국열차'는 강렬하고 시기적절하다. '뷰티풀 마인드'로 아카데미상을 차지했던 제니퍼 코넬리는 다면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는 멜라니를 멋지게 소화해냈다"(CNET) 등 주연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와 높은 작품성, 그리고 시리즈화되어 한층 깊어진 이야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시청자들 또한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설국열차' 완전 재밌다! 내 삶에 이런 작품이 필요했어"(트위터 @Lau***) "영화 좋아해서 드라마도 봤는데 잘 나왔더라"(트위터 @olu***) "살인 미스터리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버전 같기도"(트위터 @dan***) "굉장히 새롭고 영화와 다른 점들이 이 작품에 대해 더 관심을 가게 만든다"(트위터 @sup***) "와우. 엔딩 보라고… 다음 주가 기다려진다"(트위터 @Jus***) "굉장히 흥미롭다. 다음 화도 계속 보고 싶다"(유튜브 The***) 등 다시 달리기 시작한 '설국열차'의 확장된 스토리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엔딩에 열렬한 반응으로 보여 기대를 더하고 있다.

'설국열차'는 얼어붙은 지구, 마지막 인류를 태우고 7년째 달리는 열차 안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차출된 꼬리칸의 한 남자가 모두의 생존이 걸린 거대한 비밀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03년 개봉한 한국영화 '지구를 지켜라!' 도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한국영화 '지구를 지켜라!'가 CJ엔터테인먼트와 '미드소마' 제작진이 손잡고 영어 버전으로 만들어진다.

원작자인 장준환 감독이 감독을 맡고,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와 제작을, '유전' '미드소마' 아리 에스터 감독, 라스 크누드센 프로듀서 등이 제작자로 참여한다. 각색은 HBO의 TV 시리즈 '석세션'을 쓴 작가 윌 트레이시가 맡는다.

총괄 프로듀서를 맡는 이미경 CJ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기생충'의 성공으로 배운 점은 전 세계 관객이 커다란 주제를 가진,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을 사랑한다는 것"이라며 "장준환 감독은 뚜렷한 주관으로 이 일을 해낼수 있다"라고 밝혔다.

'지구를 지켜라!'는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 청년 병구(신하균)가 한 화학품 회사 사장(백윤식)을 외계인으로 의심하고, 납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개봉 당시 약 7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실패했으나 독특한 상상력과 B급 감성으로 평단에서 호평받으며 '저주받은 걸작'이라고도 불린다.

영화 '악인전' 배우 마동석 주연배우이자 프로듀서로 참여해 헐리우드에서 재제작

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마동석이 이끄는 창작집단 '팀 고릴라'는 실베스터 스탤론이 이끄는 발보아픽쳐스와 '악인전' 리메이크 제작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발보아픽쳐스 측은 "조직 보스와 형사가 손잡고 연쇄살인마를 잡는다는 콘셉트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있다"고 리메이크 이유를 밝혔다.

'악인전' 리메이크작은 배우이자 감독·프로듀서로 활약 중인 실베스터 스탤론과 '윈드리버' 등을 기획한 프로듀서 브레이든 에프터굿,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 마동석 등이 공동 프로듀싱을 맡는다. 아울러 마동석은 리메이크작에서도 연쇄살인마의 습격을 받는 조직 보스 역을 맡을 예정이다.

배우 마동석은 실베스터 스탤론이 이끄는 발보아 픽쳐스와 손잡고 '악인전'의 미국판 프로듀서와 주연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어렸을 때 '록키'라는 영화를 보고 중학교 때 복싱을 시작했고 영화의 꿈을 꾸게 됐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회사에 있던 분이 '악인전'을 좋아해 주셔서 처음에는 공동 제작을 하자고 제의가 왔다"며 "다른 분위기의 '악인전'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악인전'(이원태 감독)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됐다가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마동석 분)와 강력반 형사(김무열)가 연쇄살인마 K를 쫓는다는 내용의 범죄 액션 영화다.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해외 104개국에 판매됐고,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도 공식 초청됐다. 국내에서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공포영화 '곤지암' 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영화 '곤지암'은 미국 CNN이 선정한 공포 체험의 성지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그린 공포물이다. 지난 2018년 개봉해 260만 관객을 동원했다.

'곤지암'은 1979년 환자 42명의 집단 자살과 병원장의 실종 이후 괴담으로 둘러싸인 곤지암 정신병원에 공포 체험을 떠난 7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2018년 개봉해 267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토종 공포 장르의 부활을 알렸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LA에 기반한 블랙박스 매니지먼트와 이병헌 소속사 BH 엔터테인먼트가 '곤지암' 리메이크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곤지암'은 22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에서 2,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BH 엔터테인먼트 측은 "'기생충'이 입증했듯, 한국 콘텐츠에 대한 열망은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파트너십 체결은 한국과 미국 시장을 위한 리메이크와 오리지널, 각색의 교환을 더욱 촉진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배우 이지은(가수 아이유) 주연의 드라마 '호텔 델루나', 미국에서 리메이크.

'호텔 델루나'는 엘리트 호텔리어가 운명적인 사건으로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을 맡게 되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인기리에 방영됐다.이번 프로젝트는 스튜디오 드래곤이 드라마 기획, 제작, 방송ㆍ스트리밍 서비스, 연계 부가사업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국내 제작사와 미국 제작사가 함께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첫 사례"라고 평했다.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 스카이댄스(Skydance Media)와 '호텔 델루나'를 공동 기획·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드래곤 글로벌 사업담당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작사 스카이댄스, 그리고 유능한 앨리슨 샤프커 작가와 협업하게 돼 무척 기쁘고,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스카이댄스TV의 빌 보스트 대표는 "호텔 델루나는 인간의 삶,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에 둔 화려한 비주얼판타지가 될 것"이라고 "'호텔 델루나'만의 화려한 비주얼 판타지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전할 수 있어 무척 흥분된다"고전했다.

단순한 판권 판매가 아닌 공동 제작 등으로 기회 만들어

영화 '써니' '수상한 그녀' 등 리메이크 판권 판매보다 해외 로컬 영화 제작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왔던 CJ E&M은 '엔딩스비기닝스' 등 할리우드를 기반으로 한 작품을 내놓으며 북미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6월 24일 국내 개봉한 '엔딩스 비기닝스'는 CJ E&M이 할리우드를 기반으로 자체 제작한 영화다. 이성이 끌리는, 감정을 뒤흔드는 두 가지 색 사랑을 그려낸 트렌디한 현실 로맨스를 다룬다. '엔딩스 비기닝스' 외에도 한국영화 '숨바꼭질'을 리메이크한 작품과 판타지 로맨스물 '프레스 플레이'도 제작을 마쳤다.

CJ E&M이 할리우드와 공동 제작 중인 작품은 총 16편. 한국 제작진과 미국 배우·감독 등이 협업 중이다.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가 활발하게 미국 진출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

한국 콘텐츠의 신선한 소재와 현실적인 스토리텔링이 있다. 한국 드라마는 한 명의 작가가 모든 에피소드를 집필하기 때문에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는 시청자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장르적 특성이 있는 경우에도 에피소드를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것으로 구성해 시대상을 잘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해외에서 보기에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최근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앞으로 더 활발한 콘텐츠 수출이 이루어질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하지만 한국 콘텐츠가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 더 활발하게 진출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앞서 2013년 tvN '나인'이 한국 드라마 중 처음으로 미국 리메이크의 문을 두드렸지만 파일럿 제작 단계를 넘지 못한 바 있다. 현지의 정서에 맞는 설정 업데이트를 적절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메이크할 때는 무엇보다 얼마나 자연스러운 현지화 됐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어느 정도 본 편의 설정은 유지하되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게 재구성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