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북한에서도 80년대 부터 남한노래가 알음알음 전파되기 시작했고 90년대부터는 조선족들을 통해 남한노래가 많이 전파됐다고 하죠.
김정일 위원장이 좋아했다는 가수 김연자 씨라든가 평양에서 공연을 가졌던 이미자 씨, 그리고 가황, 가요계 황제로 불리는 나훈아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이번 추석에 가장 큰 화제의 인물로 등장한 가수가 나훈아 씨인데요, 어떤 공연이었기에 그렇게 화제가 되고 있는지 올 추석을 달군 트로트 열풍에 대해 오늘 열린 문화여행을 통해 알아봅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추석 연휴 안방극장을 달군 트로트 열풍
연휴 첫날인 지난 9월 30일 KBS 2TV에서 방송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나훈아'가 시청률과 화제성을 독차지했다. 언택트(비대면) 공연임에도 TV 너머 온 국민을 관객 삼아 2시간 반 동안 29곡을 내리 부른 나훈아는 완벽한 노래와 무대, 입담으로 가황, 가요황제임을 증명했다.
이밖에도 올해 '미스터트롯'으로 큰 사랑을 받은 트롯가수들이 선배 가수들과 다양한 무대를 꾸며 팬들을 만족시켰고, 트로트 100년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도 마련해 의미를 더했다. 대상은 엘리지의 여왕 이미자에게 돌아갔다.
세대간의 통합 이끌어낸 트로트
코로나19의 확산 속에 시작된 사상 초유의 '언택트 한가위' 연휴 속에 가족 간의 모임은 줄어들었지만,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트로트 스타들이 곳곳에서 '세대 대통합'을 이루고 냈다. 프로그램들은 장·노년층에는 반가움을, 젊은 층에는 '뉴트로' 트렌드에 맞춰 새로움을 선물하며 세대 간 화합을 이루는 데 일조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집콕' 해야 하는 시청자가 많았던 만큼 시청률도 평소보다 높은 경우가 많았다.
2020 트로트 열풍의 정점을 찍은 나훈아 공연
한가위 연휴를 지배한 것은 코로나가 아닌 '나훈아'였다. 추석 전야인 지난달 30일밤 KBS2TV에서 방영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여운과 열기는 연휴 내내 이어졌다.
전국 시청률 29.0%(닐슨코리아 조사 결과)라는 근래 보기 드문 기록은 물론, 세월에 끌려가지 말고 세월의 목을 틀어잡고 가겠다는 소식 발언 도 화제가 됐고 이에 KBS는 3일 밤 편성된 공연 뒷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에 재편집한 공연 영상을 더해 선보였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눈물이 난다" "왜 가황이라 부르는 줄 알겠다" 등 찬사가 넘쳤다.
15년 만의 외출, 압도적 스케일의 무대와 열창
이번 공연은 나훈아가 15년만에 선 방송무대였다.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공연은 배·기차·용·불 등이 총동원된 압도적인 스케일의 무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3시간에 걸쳐 쏟아낸 주옥같은 노래 30여곡. 홍시·갈무리·영영·공·18세 순이·아담과 이브·남자의 인생·사내…. 대부분 자신이 만든 노래다. 화려한 무대는 세계적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압도한다. 찬사가 이어진다. "나훈아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무대다."
두루마기 한복 차림부터 민소매 티셔츠, 찢어진 청바지까지 다양한 의상을 선보이며 30여 곡을 열창했다.
불어닥친 트로트 열풍과 맞물렸다는 평도 있다. "사회 전반에 걸친 트로트 인기의 영향도 있었다. 과거라면 잘 보지 않았을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은 이유다
*70대의 노장이 뿜어내는 열정
70대 노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열정을 보여준 공연이었다. 고향, 사랑, 인생 3부로 나뉘어서 진행된 콘서트는 익숙한 곡과 신곡이 적절하게 어우러졌다.
국악기가 등장하는가 하면 강렬한 전자음악의 헤비메탈 밴드와 함께 무대를 압도했다. 테스형·명자 등 신곡 9곡도 내놓았다.
신곡 '테스형'을 부른 뒤엔 "(소크라)테스형에게 세상이 왜 이러냐, 세월은 왜 흐르냐고 물어봤는데 모른다더라. 이왕 세월이 흐르는 거, 우리가 끌려가면 안된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아야 한다"며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을 했고, 바로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 여러분 긍지를 가지셔도 된다. 분명히 코로나 이겨낼 수 있다"라며 코로나에 지친 국민을 위로하기도 했다.
과거에 머물지 않고 계속 진화하는 트롯
요즘 트롯 노래는 예전에 알던 트롯과 전혀 다르다. 우리가요의 변천과 융합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젊고 세련된 가수가 부르는 발라드, 팝, 랩, 혹은 화려한 율동 등으로 변주된 트로트에 젊은 세대가 크게 호응했기 때문이다. 트로트가 새롭고 다양한 형식으로 진화하자 전 세대가 공감한 것이다.
1976년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최헌의 '오동잎' 등 트로트와 록이 혼합된 '트로트 고고'가 유행한 것처럼 이번엔 발라드, 팝 등과 변주된 트로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심금을 울리는 애절함과 흥의 가락이 국민의 정서에 맞아
트롯 노래들은 크게 드러나지 않아도, 얼핏 사라진 것 같아도 여전히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한 많고 흥 많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닿아있다.
인생의 고락과 가족의 애환 속에서 고단한 삶을 잊게 해준 예전의 트로 곡들을 추억하는 노년 세대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트로트는 인생의 쓴맛을 모르는 사람은 진정 느낄 수 없는 음악, 꺾어 넘어가는 창법처럼 굴곡 있는 인생을 극복해가는 한국인의 끈기를 담은 음악, 슬프고도 흥겨운 음악'이라는 분석도 있다.
새롭고 다양한 모습으로 계속 진화해 가야
트롯 신곡은 과거 사례에서 봤듯이 정통 트로트가 아닌, 뭔가 새로운 것을 가미한 변주된 노래면 좋을 것이다. 발라드풍의 트로트로 큰 인기를 얻고. 또 클래식한 발라드풍의 노래로 인기다. 이처럼 트로트의 진화 방식은 젊고 새롭고 다양하면 더 좋을 것이다.
신곡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히트곡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전문 창작진이 부족한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좋은 가수가 오랫동안 트로트를 부를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
나훈아 콘서트 방영분이 이미 중국에서 해적판으로 돌아 대책 필요
전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황' 나훈아의 KBS 콘서트 영상이 중국에서 버젓이 불법 유통 중인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조차 제공되지 않는 상태인데, 저작권 침해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빌리빌리'(bilibili) 사이트에는 지난달 30일 KBS 2TV에서 방영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이 동영상 링크에 접속하면 2시간 반에 이르는 나훈아의 전체 콘서트 영상이 통째로 재생된다고 한다.
이미 이전부터 한국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중국 방송사들의 저작권 침해 사례가 빈발해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 예능 프로그램 18편에 대한 20차례의 포맷 표절·도용이 확인됐고, 이 중 19건이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