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인기그룹들의 세계관 경쟁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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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0일 유료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 첫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0일 유료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 첫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요즘 한국출신 그룹,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 등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특히 방타소년단은 한국대중음악, K-팝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할 정도로 세계 정상에 오른 그룹인데요, 이렇게 주로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그룹들을 아이돌이라고 부릅니다.

요즘 이들 아이돌의 세계관 경쟁이 한창이라고 하는데요, 무슨 얘기인지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시고 들어봅니다.

K-POP 인기 가수, 그룹 (아이돌) 세계관 경쟁

그룹이 데뷔하거나 컴백할때 빠지지 않는 소재가 있다. 바로 '세계관'이다. 그룹들이 추구하는 지향점이나 방향을 담아내며 고유 색깔을 드러내는데 사용되면서 각기 다른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관은 지적인 측면뿐 아니라 실천·정서적 측면을 아우르는 세계 파악을 목적으로 한다. 철학 용어이던 세계관은 게임, 영화 등으로 넘어오면서 시나리오의 근간을 이루는 시간적, 공간적, 사상적 배경을 가리키게 됐다. 캐릭터부터 전반적인이야기를 구성하는 뼈대가 되는 셈이다.

가상의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게임에서 비롯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대대적인 성공 이후 K팝 기획사들 사이에서 '세계관 구축'이 그룹의 필수 항목으로 자리잡고있다. 여기서 세계관은 ‘세계와 인간의 관계나 인생의 가치, 의의에 대한 관점’이라는 사전적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K팝에서 세계관은 현실을 바탕으로 가상의 이미지나 서사를 더해 구축한 세계를 뜻한다.

세계관은 주로 게임에서 활용돼 왔다. ‘세계관’은 게임의 시나리오를 이루는 시간·공간·사상적 배경. 게임의 세계관은 게임 속 캐릭터부터 전반적인 스토리까지 게임을 구상하는 데 있어서 뼈대의 역할을 하므로 게임 구성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소년 성장 서사를 담은 ‘BTS 유니버스’의 세계적인 성공 이후 ‘세계관’을 그룹 육성과 매니지먼트의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는 K팝 기획사가 늘고 있다. 빅히트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JYP엔터테인먼트의 스트레이키즈, KQ엔터테인먼트의 에이티즈 등은 자신만의 세계관을 앞세워 지구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팝에서 세계관의 첫 등장은 2012으로 엑소가 국내 처음?

2004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그룹 동방신기는 '동방에서 신이 일어난다'는 다소 파격적인 뜻을 담고 등장했다. 마치 신화 속 이야기 같았던 이들의 세계관은 신선함을 줌과 동시에 가수와 팬들 간의 소통에 있어서 새로운 재미거리를 제공했다.

동방신기에 이어 멤버별 '초능력'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고 알려지게 된 계기는 바로 SM 후배 보이그룹 엑소였다. 엑소는 K팝 그룹 중 세계관을 들고 나온 최초의 그룹이다.

세계관을 가요계에 접목시킨 팀이 바로 그룹 엑소다. 이들의 팀명은 태양계 외행성을 가르키는 '엑소 플래닛'에서 가져왔다. 멤버들은 이 행성에서 온 것으로 간주하며 '결빙' '치유' '공간이동' '빛' 등 멤버마다 초능력을 부여해 데뷔 당시 타 그룹과의 차별성을 드러냈다.

엑소는 팀명부터 세계관을 담았다. 태양계 외행성을 가리키는 ‘엑소 플래닛’에서 온 멤버들로 그룹을 결성했다. 엑소는멤버 전원이 중력(디오), 바람(세훈), 결빙(시우민), 빛(백현) 등 각자의 초능력을 가졌다. 가요계에서 세계관은 음악과, 그리고 뮤직비디오와 공연으로 연장됐다.

엑소로 시작해 방탄소년단으로 진화

엑소 시절엔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세계관은 방탄소년단의 등장과 함께 K팝 지형을 바꿨다. 엑소가 첫 시작을 알린 세계관은 방탄소년단이 확장시켰다.

방탄소년단이 세계관을 통해 지지층을 확장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활동 초기부터 앨범을 낼 때마다 연작 형식의 서사와 세계관을 만들어온 이들은, 소년들의 성장과 자아 찾기 같은 이야기를 풀어가며 ‘BTS 유니버스’를 넓혀 가고 있다.

윙스' 앨범은 소년들의 '성장' 시사를 담아내며 인기의 불을 지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윙스' 앨범은 '데마인'을 모티브로 삼았다. 이어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앨범을 낼 때마다 연작 형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형성한 뒤 세계관을 만들어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의 대성공으로 ‘새계관 장인’으로 거듭났다. 실제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는 세계관을 짜는 팀이 따로 있을 정도다.

‘인류구원’을 들고 나오기도

데뷔를 앞둔 FNC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피원하모니(P1Harmony)는 ‘인류 구원’의 메시지를 가지고 나왔다. 미래, 과거, 현재 등 다른 차원에 흩어진 소년들이 분노와 폭력성을 극대화하는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지구를 구하고자 희망의 별을 찾아간다.

분노와 폭력성을 극대화하는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지구를 구하기 위해 다른 차원에 흩어진 소년들이 모여 희망의 별을찾아가는 이야기다. 정진영, 정용화, 설현, 유재석, 정해인 등 FNC 소속 스타가 총출동해 이들의 세계관 구축을 돕는다.

최근 진출하는 K팝 그룹은 거의 예외 없이 각자의 세계관을 내놓고 있다.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경우도 있고, 단서들만 던져놓고 해석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각자의 이야기가 있는 세계관 구축으로 지지층 확장

지지층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우리끼리 아는’ 이야기에 대한 소속감과 유대감을 형성하며 팬덤, 즉 지지층과을 확대시키고 있다.

세계관에 대한 호기심은 일반 대중에게도 이어질 수도 있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세계관이 핵심 지지층을 향한 유입 관문이 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월 방탄소년단의 성공 스토리를 다룬 기사에서 이들의 성공 요인을 ‘견고한 세계관’이라고 보도했다. “BTS처럼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노래를 내놓은 것은 세계적으로 찾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개성있는 세계관은 활동에도 크게 유용

가수들은 세계관을 정하고 그 범주에 맞는 음악을 발매하고 이는 뮤직비디오, 공연의 콘셉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많은 그룹들이 앨범의 세계관을 '자아의 발견' '성장' '구원'으로 점차 확대시키고 있다.

세계관의 확장은 곧 그룹의 성장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하나의 서사를 담은 세계관이 끝나면 이를 확장시키며 음악적 역량을 더욱 드러내는 앨범으로 다시 이어가고 있다

세계관이 음악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난해할 수 있지만, 호기심을 자극해 지지층 유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K팝 기획사들이 전담 인력을 두면서까지 세계관 구축에 공을 들이는 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갈수록 다양성이 요구되는 문화 속에서 단순히 음악방송, 콘서트, 뮤직비디오 등을 넘어서 세계관이라는 목표를 통해 그룹의 추가적인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 같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화영화는 물론드라마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잘 구축된 세계관은 지적재산권를 확장시켜 기획사의 매출증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세계관보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음악

아이돌 그룹의 과도한 소비와 상업성에 치중한 기획에 대한 우려도 있다. 여성들로 구성된 걸그룹에 비해 남성들로 구성된 보이그룹들이 주로 세계관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 속에서 지지층을 확대하기 위한 방편이자 상업적 수단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 바탕은 역시 음악이어야 한다. 세계관을 빼고도 음악으로 말할 수 있는 그룹이 돼야 살아남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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