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춘제 앞두고 돼지고기 소비량 급감
- 트럼프 재선하면 대중국 관세율 60%?
- 미중 무역 갈등 격화는 북한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전 세계 돼지고기 절반은 중국인이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인들의 돼지고기 사랑은 유별난데요, 올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음력설)를 앞두고 명절 식품인 돼지고기 소비가 오히려 급감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의 첫 소식으로 전합니다.
지난 3일 블룸버그 통신은 춘제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도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식재료인 돼지고기 소비량이 급감했다고 전했습니다. 통신은 “돼지고깃값이 1년 전에 비해 5분의 1 가량 떨어졌는데도, 판매량은 예년 명절 기간보다 3분의 1가량 줄었다”는 베이징 신민 시장에서 만난 20여 년 경력의 정육업자의 말을 통해 경기 침체 속 사라진 ‘명절 특수’를 보도했습니다.
또 중국 동부지역의 도축업자 역시 “예년엔 건설 현장이나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농민공들이 명절이면 돼지고기 소비에 1천 위안(약 138달러) 정도를 썼는데 올해는 300위안(약 41.5달러) 수준 쓰는 게 고작”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동자들이 돼지고기 소비를 3분의 1로 줄였다는 얘깁니다.
중국 사람들의 돼지고기 사랑은 유명합니다. 세계 돼지고기 소비와 공급의 절반가량을 중국 시장이 담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중국의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미국의 5배가 넘습니다.
또 2015년 기준 중국인이 먹은 돼지고기는 5,742만 톤에 달하는데 이는 남한 소비량의 53배가량의 양입니다. 수치만으로도 대단한,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가 줄어든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장기간 계속된 고물가와 경기 부진을 꼽습니다.
가장 문제는 시장에서 돼지고깃값은 오히려 내려갔지만 소비가 줄었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특히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2년 12월에 비해 0.3% 하락했는데 이는 돼지고깃값이 1년 전에 비해 26.1%나 떨어진 영향이 컸습니다.
돼지고기 가격 하락에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뒤 돼지고기 공급량이 증가한 것을 배경으로 보는데요,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돼지고기 공급 물량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자 가격 조정을 위해 관계 당국은 3차례나 시장의 돼지고기를 사들이기도 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관련 기사를 마무리하며 “최대 성수기가 코 앞인데도 돼지고기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중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짚었습니다.
북한에서도 곧 음력설 명절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새해 벽두부터 북한 당국의 전쟁 분위기 조성에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명절 공급은커녕 주민들에게 오히려 돼지고기, 식량, 장갑 등 군대 지원 물자를 강요하며 전쟁 공포를 조성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나라의 발전과 인민의 행복보다 체제 유지에만 몰두하는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이 얼마나 인민을 불행하게 만드는지 통감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두 번째 소식입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서가 오는 11월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대선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초미의 관심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인데요, 중국의 투자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한다는 소식입니다.
트럼프도 이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화당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갑자기 중국 증시를 언급했습니다.
INS –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어제 중국 증시가 폭락했습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바로 제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이에요. 완전히 추락했어요."
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2일(금요일) 중국 베이징 및 상하이에서 뮤추얼펀드, 사모펀드, 보험사 자산운용 담당자 등 중국 내 고객들과 접촉해본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 업무와 증권 업무, 투자관리 등의 금융서비스를 기관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대표적인 미국계 다국적 투자 은행입니다.
골드만삭스는 “현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본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중국에 미칠 영향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기 둔화로 중국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가운데 미국 대선 변수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 방침인데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참모들과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국에 관세율 60%를 적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보다 높을 수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현재 미국이 중국 상품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율은 평균 12%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 이를 60%까지 올리면 중국 상품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광범위한 품목의 중국 상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개시한 바 있습니다. 이 정책은 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어져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는 현재도 상당 부분 유지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폭스뉴스 인터뷰는 미 공화당 후보 자리를 사실상 굳힌 가운데 자신의 공약을 알린 시간으로 그는 특히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경제와 안보 모든 분야에서 ‘중국 압박’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중국 관세율 60% 발언이 빈말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 격인 ‘의제 47’을 발표하면서 ‘보편적 기본 관세’를 주장했는데 국내 기업보다 수입품에 관세를 높게 부과해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 이 공약의 골자입니다. 물론 이 공약 역시 중국이 겨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미국의 중국 의존도를 완전히 제거하겠다며 구체적으로 전자제품부터 철강,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중국산 필수품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4개년 계획을 채택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도 이번 미국 대선이 미중 관계를 크게 흔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지 W. 부시 미·중 관계 재단의 데이비드 파이어스타인 회장은 블룸버그 통신에 “올해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미국의 투자와 기술이전, 무역 등에서 미국이 중국을 상대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본질적으로 트럼프(전 대통령)의 정책을 수용했을 뿐 아니라 실제로는 훨씬 강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기대하는 북한 김정은 총비서도 미중 무역 갈등 격화가 북한에 호재로 작용할지, 악재로 작용할지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릴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북 대화 재개 등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이 미중 가운데 일방적으로 어느 한 편에 서긴 어려워 보입니다.
북한도 미중 무역 전쟁이 확산되면 당사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며 간접적으로 자신들의 피해를 주장한 바 있는데요, 대중 무역의존도가 높은 북한 입장에서 미중 무역분쟁 확대로 중국 경제가 피해를 볼 경우 북한에도 그 불똥이 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 확대로 대중 무역까지 타격을 받게 될 가 우려하는 북한 무역일꾼들의 한숨 소리가 여기, 서울까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제작:이현주
에디터: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