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설 풍경과 실향민들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5-02-27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미국 메릴랜드 주 풍물패 ‘한판’이 ‘지신 밟기’ 행사를 하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 주 풍물패 ‘한판’이 ‘지신 밟기’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2세들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알려준다는 것 그리고 저희들 주로 미국 주류사회 행사에도 나가 보면 굉장히 저희를 반기고 음악을 좋아해 주십니다. / 고향에 가서 부모님을 뵙고 그랬어야 하는데 가지도 못하니까 /통일되면 가까운 친구들을 만나서 나는 그동안에 남한에 와서 잘됐다. 이렇게 자랑도 하고 싶어요.

민족의 명절 설날을 맞아 남한에서는 민족의 대이동으로 가족 상봉의 기쁨과 함께 각종 민속놀이로 참 기쁨을 맞았습니다. 한편, 북한에선 고향으로 떠나는 민족 대이동은 없었지만, 떡국을 먹거나 세배하는 모습은 남한과 같았다고 남한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또한, 김일성 광장에선 학생들의 연 띄우기 경기, 체육촌에서는 씨름대회가 열리는 등 민속놀이도 벌어졌다고 전했습니다.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이 남북한 설날에 즐기는 민속놀이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는 양력이나 음력 할 것 없이 모두 설 명절이라 부르는 데 반해 한국에서는 음력에만 설 명절이라 하지 양력에는 설이라 잘 하지 않습니다. 공식적인 새해 인사는 양력에 하지만 웃어른에 대한 세배나 조상에 대한 제사는 대부분이 음력에 하는 편이지요.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양력 1월 초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고서도 음력이 되면 또 새삼스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새해인사를 올리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양력으로 새해가 시작된 지 한참 지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하는 셈이지요. 북한에서는 음력설에 새해 인사보다 민족명절의 뜻을 기리는 편입니다. 어린이들이 음력설에 제기차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등과 같은 전통 민속놀이를 찾는 것은 남북한이 같은데 실제 즐기는 모습은 북한 쪽에서 많이 보여줍니다. 어른들의 경우 북한에선 직장대항 장기대회, 구역민 대항 윷놀이 대회 등도 하지요. 반면에 한국에서는 가족단위로 민속놀이를 즐기는 편이지요. 이런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 볼티모어 인근에서 우리 전통의 풍물패 이끌고 있는 한판 박기웅 회장이 통일되면 함께 즐길 ‘지신 밟기’ 유래에 대해 설명합니다.

박기웅 회장: 주로 지신 밟기는 영남 지방에서 진행되어 오는 전통 놀이 인데요. 새해가 되면, 정확히 말하면 정월 대보름날 마을마다 농악대들이 있었는데 농악대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집안에 있는 지신을 밟아가지고 불러내서 집에 있는 액운들을 몰아내고 복을 기원하는 그런 전통입니다. 그래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지신밟기를 해주면 집주인들이 풍물패 농악대 들한테 감사하다는 뜻으로 음식도 대접하고 약간의 돈도 주고 그러면서 지신밟기가 끝나고 나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잔치를 벌이고 새해 복을 기원하는 그런 전통적인 행사입니다.

한국 고유 전통 놀이인 지신 밟기 행사가 지난 21일 미국 볼티모어 다운 타운과 케이톤스빌 지역에서 펼쳐졌습니다. 풍물패 한판 박기웅 회장은 지신밟기를 벌이고 동포사회의 번영을 기원했다고 들려줍니다.

박기웅 회장: 한판이 메릴랜드에 있기 때문에 메릴랜드 지역 중에서도 한인들이 모여 살거나 비즈니스를 하는 볼티모어의 한인 업소들을 돌았고요. 한인 업소가 많이 모여 있는 볼티모어 시내 렉싱턴마켓와 다른 밀집상가를 돌고 엘리컷 시티도 한인들과 한인 업소가 많기 때문에 도는데 올해는 중간쯤 하다가 눈이 많이 와서 다 돌지 못하고 3월 7일날 다시 지신밟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져 살면서 우리 전통을 이어가는 풍물패 한판은 어떻게 구성됐는지도 소개해 줍니다.

박기웅 회장: 한판 회원은 한 30여 분 되고요. 미국에도 많은 풍물패가 있지만, 저희 한판 풍물패의 특징이라고 하면 남녀노소 그러니까 가장 나이가 어린 친구가 9살 정도 되고요. 나이 많은 신 회원은 60 중반 정도 되는 데요. 남녀노소가 이렇게 모여서 하는 풍물패가 거의 없거든요. 매주 목요일 모여서 연습을 합니다. 주로 사물놀이도 하고, 설 장구라든가, 판굿, 북춤 등을 강습 하고 배우고 그리고 이런 것들을 커뮤니티 행사가 있을 때 학교에 국제적인 페스티발이 있을 때 저희들이 가서 한국 전통 음악을 공연하고 보여 줍니다.

미국에서 풍물패 공연을 하면서 회고담은

박기웅 회장: 여기서 자란 2세들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알려준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보여준다는 것, 대개 좋아하거든요. 그런 보람이 있고요. 저희들 주로 미국 주류사회 행사에도 나가 보면 굉장히 저희를 반기고 음악을 좋아해 주십니다. 저희들 타악기로 되어 있지만, 장단에 맞춰 춤도 추고 같이 어울리는 문화를 무척 좋아하는 것이 보람됩니다.

전 세계에 사는 한인들은 민족의 명절 설날을 기쁨으로 맞았으며 미 전역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인들의 설 잔치가 있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 소재 브룩클린 파크 시니어 센터 한인들과 앤아룬델카운티 한인노인회 회원들이 지난 20일 설 잔치를 갖고 명절의 정취를 함께 나눴습니다. 이날 120 여 명의 참석자들은 까치 까치 설날을 합창하고 노래와 춤, 여흥 순서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앤아룬델 카운티 한인노인회 김호웅 회장입니다.

김호웅 회장: 올해도 많은 분들이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행사는 특별히 고국을 떠나서 해외에 거주하는 미주에 사는 동포들이 우리 고유의 명절을 잊지 않고 여러 가지로 고국의 가족 친지를 생각하면서 지난 한때를 회상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앤아룬델카운티 노인회에서는 해마다 더욱더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해 어른들을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전 세계에 사는 실향민들은 가족 상봉은 못하더라도 가족 생사여부라도 알았으면 하는 안타까움으로 설날을 보냈습니다. 실향민들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실향민 한 모 씨 고향 그립다고 말합니다.

한 모: 고향 그리운 건 말할 수 없지요. 고향 하게 되면 마음이 아주 이상해요. 가슴이 찌릿하지요. 내 나이도 이제 90이 가까우니까? 더욱더 고향이 그립지요. 고향도 한 번 찾아가 보지 못하고, 고향 갈 길도 아득하고.

미국 워싱턴 인근에 사는 김 모 실향민입니다.

김 모: 명절 때면 고향에서 어머니 아버지 형제들하고 지낼 때 생각이 많이 나거든요.

미국 서부에 사는 실향민 성 모 씨는 실향민 어르신들 자꾸 세상을 떠나셔서 마음 아프다고 말합니다.

성 모: 지금 자꾸 나이 들어가고 거의가 다 80대 이상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자꾸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났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좀 고향에 가서 부모님을 뵙고 그랬어야 하는데 가지도 못하니까? 먼데서나마 부모님 살아 계시던 때 우리 풍속대로 제를 지내면서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탈북 실향민 이 모 씨의 이야기 들어봅니다.

이 모: 통일되면 가까운 친구들을 만나서 나는 그동안에 남한에 와서 잘됐다. 이렇게 자랑도 하고 싶어요. 그들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생사 여부도 모르고 있지요.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