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무왕국, 체육강국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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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대 여교수들이 지난 16일 교내 축제에서 걸그룹으로 변신해 공연을 펼쳤다.
경북 구미대 여교수들이 지난 16일 교내 축제에서 걸그룹으로 변신해 공연을 펼쳤다.
사진-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한국은 방탄소년단 뿐 아니고 많은 K-Pop가수를 배출해서 이름을 떨치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에서도 노래를 못하면 왕따를 당하기도 해서 노래 배우려는 청소년들이 음악학원으로 몰리고 있지요

최근 한국에서의 보도를 보면 트로트풍 노래가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프로축구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6월 2일 프로축구 소식으로 잉글랜드 토트남 손흥민 선수가 토터넘과 리버플의 유럽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출전하고 방탄소년단은 같은 날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수용인원 9만명 앞에서 공연했습니다. 참 반기운 소식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무왕국 그리고 체육왕국 제목으로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임채욱 선생: 네, TV조선에서 트로트조 노래 경연을 실시했는데 1만 2천명이 모였고 그 열기가 대단해서 요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K-팝에 한국 트로트 노래도 가세한 모양세가 됐다는 평이 나왔지요.

K-Pop 말이 나왔습니다만 주지하다시피 K-Pop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의 방탄소년단은 최근에 다시 미국 빌보드 차트에 1위로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작년 이맘때도 1위를 해서 한국대통령이 축전을 치기도 했지요?

임채욱 선생: 네, 그렇습니다. 방탄소년단 활동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그 팬들이 1000만명이 넘는다고도 하지요. 직접 노래현장을 쫓아다니는 후원자 팬만 해도 수십만 명이라고 합니다. 상도 많이 받았는데 영어를 쓰지 않는 비서구권 가수로는 기록이지요. 미국의 3대 방송에 출연한 것을 비롯해서 뮤직비디오 등 영상조회 횟수는 1900만회가 된다고 합니다. 하도 유명해서 작년 9월에는 유엔총회에서 연설도 했고 영국의 한 작가는 도대체 왜 이렇게 유명하게 된 것인가 궁금해서 방탄소년단을 연구한 책도 썼지요. 방탄소년단은 가수이지만 시인이기도 하고 철학자라고 까지 말하고 있는데 이들이 부르는 노랫말이 유명한 헤세의 데미안 같은 작품에서 따와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들 방탄소년단 영향도 있겠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자식에게 음악을 시키려는 풍조로 들썩인다고도 하지요?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노래방을 자주 찾는 전 국민의 가수화가 이뤄진 가무왕국이라고 들었습니다.

임채욱 선생: 한국은 방탄소년단 뿐 아니고 많은 K-Pop가수를 배출해서 이름을 떨치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에서도 노래를 못하면 왕따를 당하기도 해서 노래 배우려는 청소년들이 음악학원으로 몰리고 있지요. 한국에는 동네마다 피아노 교습소도 있고 음악학원이 있지요. 학교교육 현장에서도 예체능 시간을 더 늘려달라는 의견이 많은데 몇 년 전(2016년)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6학년 458명을 대상으로 장해희망을 물었더니 40.5%가 방탄소년단 같은 가수가 포함된 연예인을 꼽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음악, 무용분야, 특히 실용음악과 같은 경우는 대학입학 경쟁율은 몇 백대 일이 됩니다. 거기에다가 노래방에 안가도 노래방에 온 것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마이크제품이 나오고 노래방 화면이 제공되는 노래방 앱도 있으니 가무관련 산업 매출액도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지금 말씀대로 가히 가무왕국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가무라면 북한에서도 한국 못지않게 관심을 기우리는 분야가 아닐까요?

임채욱 선생: 네, 그렇지요. 가무라면 북한에서도 매우 선호하는 분야지요. 북한 어린이는 탁아소나 유치원 때부터 노래와 춤을 배우고 소학교부터 선전, 선동활동에 참가하는 일도 많아서 공연이나 집단체조를 하면서 노래와 춤을 달고 살지요. 1인 1악기 운동을 펼쳐서 악기 한가지씩은 탈수 있게도 하려고 했지요. 선대통치자 김정일은 영화도 좋아했지만 음악과 무용 등의 가무도 좋아해서 예술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도 많이 했지요. 음악무용대학 연습실을 불시에 찾기도 하고 수시로 예술가들과 대화를 나누었지요. 김정일은 음악에 아는 게 많아서 어느 때는 작곡된 음악 중에서 외국 선율을 찾아내는 실력도 보였다고 하지요. 실제로 음악정치를 한 셈이지요. 한마디로 북한 주민들도 노래와 춤을 배우려는 열기는 큽니다.

현재 통치자도 예술에 관심을 가졌나요?

임채욱 선생: 북한매체들은 현 통치자는 할아버지로부터는 지략과 대범함을 받았고 아버지로부터는 예술적 자질을 물려받았다고 선전합니다. 물론 예술적 소질도 있는지 모르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것을 보면 스포츠를 더 좋아하고 즐기는 게 아닌가 합니다. 그가 후계자가 된 해인 2011년‘체육강국’을 만들겠다면서 북한 체육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선군체육 열성자대회’라는 것도 열고 다음해에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새로 내오면서 마식령 스키장을 서둘러 완공도 했습니다. 거기에다가 미국의 무슨 농구선수를 불러오기도 하더니 2014년에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도 선수단을 보냅니다.

체육중시 정책을 표방한 것인데 구체적으로 나타난 정책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현 통치자 김정은은 집권 다음해인 2012년 11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말하길“체육은 조국과 민족의 존엄을 세계만방에 떨치고 인민들에게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안겨주는데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면서 체육강국 건설을 강조합니다. 그리고는 2년 반 뒤가 되는 2015년 3월 체육강국 건설 구상을 내놓는데 대체로 크게 세 가지가 특징으로 나타납니다.첫째가 그간 국제경기에서 크게 성과를 거둔 종목을 승산종목으로 정해서 여기에 힘을 모으고 둘째 민족체육종목을 육성하고 셋째

승산종목 중에서도 세부적으로 찾아내서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간 북한이 성과를 낸 축구, 마라톤, 역도, 권투, 탁구, 레슬링, 유도, 기계체조를 승산종목으로 하되 이 가운데서 다시 집중적으로 힘을 기울일 종목은 여자축구, 마라톤, 역도, 권투, 레슬링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민족체육을 육성하는 데는 태권도, 활쏘기, 씨름을 대표적인 민족체육 종목이라고 강조합니다.

작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했습니다만 겨울철 스포츠를 위한 체육강국 건설 구상안이 있는지요.

임채욱 선생: 스케이트나 스키, 봅스레이, 루지 같은 겨울철 종목에는 큰 성과가 없는 편입니다. 장비라든가 시설에 돈이 많이 드니까 국제대회 참가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봐야지요.

1960년대 여자 3000m 스케이트에서 올림픽 은메달을 딴 한필화 선수가 있었는데 그 뒤로 좋은 성적을 낸 일이 없습니다. 한필화선수는 할 이야기가 좀 있지요. 1971년 일본에 시합차 왔을 때 한국에 피난 온 오빠와 전화통화만 했지요. 일본까지 달려간 오빠와 만나지를 못했지요. 19년 세월이 흐른뒤 1990년 3월 일본 삿보로에서 드디어 오빠와 만남을 이룹니다. 이때 한필화는 북한 대표팀을 이끄는 책임자가 돼 있었지요.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스포츠강국이나 마찬가지이지요?

임채욱 선생: 한국은 여름철 올림픽, 겨울올림픽에다가 월드컵 축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등 세계 스포츠 행사의 큰 것은 다 치렀지요. 그건 각종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대회를 치를 경제력과 능력을 가진 체육강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요.

오늘 이 시간에는 남쪽은 음악과 춤을 쫓는 가무왕국 모습이라면 북쪽은 가무도 좋지만 체육강국을 지향하는 모습을 흘낏 봤습니다.

임채욱 선생: 한국사회에서 가무를 중시한다고 가무왕국이라고만 규정할 수 없고 북한이 체육강국을 지향한다고 해서 체육강국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다 고르게 발전하기 위해서 서로 교류도 하고 도와도 주면 좋겠지요. 이런 것이 가능하도록 가무나 체육 외적인 조건이 무르익을 때가 오면 좋겠지요.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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