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행복지수 비교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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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평양 고려호텔 앞에서 물안경을 써보는 학생과 그 모습을 바라보는 어린이의 모습 뒤로 북측 안내원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5일 오전 평양 고려호텔 앞에서 물안경을 써보는 학생과 그 모습을 바라보는 어린이의 모습 뒤로 북측 안내원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북한통치자 김정은에게 핵만 없애면 한국처럼 풍요롭도록 해주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렇게만 되면 북한 주민들도 삶의 질이 좋아지고 행복감이 높아지는 삶을 살게 되겠지요. 통일문화산책 오늘은 풍요롭게 사는 것 즉 남북한의 행복지수에 관해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임채욱 선생: 풍요롭다고 행복하냐 하는 것은 별개 문제지만 일단 물질적 풍족은 필요조건이지요. 갈 길은 멀지만 다행스럽게 북한이 핵보다 행복을 찾는 걸음을 내디딘다면 남북한 주민은 어느 날엔가는 행복교류도 할 수 있겠지요.

행복도 교류할 수 있는지요? 그럼 오늘은 행복한 삶을 전망하면서 남북한 행복교류를 한 번 해보지요. 행복교류를 하려면 행복관 이랄까 행복 지수랄까 이런 것들이 우선 전제되는 것 아닐까요?

임채욱 선생: 그렇습니다. 행복은 주관적인 면과 객관적인 면이 다 있습니다만 주관적인 면은 행복관이 어떠냐, 행복감은 어느 정도냐 하는 것이겠지만 이를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내면 행복지수로 나타납니다. 행복지수는 영국 런던정치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이래 여러 학자들이 개발하고 있는데 소득이나 소비 등 객관적 자료와는 무관하게 주관적 행복을 나타내는 행복지표나 행복지수도 개발되고 있지요. 행복지수를 측정하는 몇 가지를 보면 소득, 건강(기대수명), 자유(선택의 자유), 관용(부패인식태도), 돌봄 등등입니다.

유엔에서는 매년 행복지수를 국가단위로 발표하고 있지요?

임채욱 선생: 네, 유엔에서는 행복지수를 국가단위로 수치화 하는데, 매년 유엔이 정한 ‘행복의 날’(3월 20일)에 발표하는 행복순위를 보면 올해 한국은 대상 156개국 중 57위였습니다. 북유럽나라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아프리카와 중동국가들이 대체로 낮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지요. 아시아에선 대만이 26위로 높고 싱가포르가 34위입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3단계 높은 54위, 중국은 86위이고 북한은 조사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행복지수같은 것과 관계없이 방글라데시나 저 히말리야 산맥에 있는 부탄 같은 작은 나라는 행복도가 제일 높다고 합니다. 행복관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북한주민은 어떤지요?

임채욱 선생: 그전에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때 보면 북한에서 온 이산가족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은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습니다. 이구동성으로 “장군님이 계시니까 행복하다”는 것이었지요. 물질적 만족보다 정신적 만족을 앞세우면서 행복은 하늘이 주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가 준다는 식이지요. 마치 조선시대 어느 누구를 떠올리게 합니다.

조선시대 누구를 떠올리는데요?

임채욱 선생: 조선시대 한 문신(孟思誠)은 시(강호사시가)를 읆으면서 이 몸이 한가한 것도 임금은혜이고 서늘한 것도 임금은혜이고 춥지 않는 것도 임금 은혜 때문이라고 했지요. 자연 혜택에서 받는 행복감도 다 통치자 때문에 있다는 식이지요.

통치자가 행복을 가져 다 준다는 식의 행복관은 어떻게 나타납니까?

임채욱 선생: 개인의 행복도 수령이나 지도자로부터 온다고 가르치고 믿는 곳이 북한이지요. 잘 먹고 잘 입는 것만이 삶의 최고 목적이 아니고 삶의 최고목적은 수령이 가르쳐 준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이루는 것이 되지요. 앞에서 이산가족들 말처럼 개인의 삶도 통치자를 떠나서는 생각하기 어렵지요. 그럼 북한 수령은 행복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했는가? 김일성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행복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과 아름다운 생활은 오직 자기 손으로 창조하여야 합니다.”(1957. 8. 24.). 그래서 북한에서는 모든 생활이 행복한 생활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생활만이 행복한 생활이라고 하지요. 김일성도 “사람은 정치적 권리를 가지고 나라와 민족의 주인으로서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생활을 누릴 때에만 참다운 삶의 보람과 행복을 느낄수 있습니다”(김일성저작집 29권)라고 말합니다. 이러니 북한에서는 행복이 단순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안목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요.

김일성이 행복을 찾으려면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대로 하지만은 안할 것 아닙니까? 일상생활에서 찾는 행복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납니까?

임채욱 선생:  ‘세상에 부럼없어라’는 구호처럼 북한주민은 행복을 입에 달고 삽니다. 하지만 북한 같은 곳에서는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형의 인간과 현실적인 인간 사이에는 괴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북한주민은 5장 6기만 갖춰져 있어도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찬장, 이불장, 양복장, 신발장, 책장이 5장이면 냉동기, 세탁기, 선풍기, 재봉기, 텔레비죤수상기, 사진기)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자기 자식이 장수하고 당원이 돼서 높은 지위를 차지해서 경제적 특혜를 받고 남이 못가는 김일성대학을 가서 귀하게 되기를 바라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도 말은 “수령의 명령을 관철하기 전에는 죽을 권리고 없다”라고 하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7월부터 노동시간이 주간 52시간이 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발효된다면서요? 그럼 보다 많은 시간을 삶의 질 향상에 쏟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행복감도 높아지겠군요.

임채욱 선생: 그렇습니다. 7월부터 근로기준법이 바뀌어서 지금까지 주간 68시간 노동에서 52시간으로 바뀝니다. 그간에도 저녁이 있는 삶이니 하면서 행복타령을 했듯이 한국에서는 행복이란 말이 넘쳐납니다. 행복이 없다는 것의 반증인지 백화점 이름에도 잡지 이름에도 방송국 이름에도 있고 행복을 말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정치인들은 행복한 삶을 약속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알지요. 워라벨이다, 욜로다, 소확행이다 하면서 행복타령을 많이 하고 있지요.

이런 말들은 어떤 내용들인지요?

임채욱 선생: 이런 말들은 행복의 다른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보겠습니다. 워라벨은 일과 삶의 균형 (Work & Life Balance)을 영어로 표현한 것인데 밖의 일과 가정의 일을 조화시켜서 행복한 삶을 살자는 것입니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는 ‘인생은 한 번 뿐이다’를 내세워 단 한번만 사는 인생, 현재를 즐겨라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또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말합니다. 일본 어느 소설가가 쓴 말이라는데 작고 아늑하게 즐기지만 꽉찬 행복감을 확실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데 소확행과 비슷한 행복찾기는 온 지구촌에서 열풍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집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조용히 삶을 즐기는 오캄(Au Calm), 덴마크에선 장작불 옆에서 코코아를 마시는 것처럼 편안하고 안락함을 찾는 휘게(Hygge), 또 스웨덴에서는 잠시 일을 멈추고 차와 과자를 즐기면서 자신만의 행복한 시간을 갖는 라곰(Lagom)이 소확행과 비슷한 행복찾기로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젊은 층에서는 이런 행복 찾기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앞에서 행복교류라고 했는데 물자교류나 예술공연교류 같은 것은 눈에 띄는 가시적인 교류이지만 행복 같은 것은 어떻게 교류할까요? 행복에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닌 이상 서로가 행복을 보는 눈도 다른데 그게 교류가능 할까요?

임채욱 선생: 행복교류는 결국 행복에 대한 경험교류, 행복경험교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행복한 경험을 주고받을 수 있겠지요. 물론 이쪽에서 행복이란 것을 저쪽에서는 행복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을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행복교류는 행복을 담은 예술작품을 주고받는 것도 행복교류이겠지요. 아직 한국에서처럼 워라벨, 욜로, 소확행이 행복교류 항목으로 되기에는 시기상조이겠지만 그래도 행복 항목을 찾아보면 많지 않겠습니까? 남북이 행복교류를 하기 위해서는 각자 어느 정도 행복연습도 필요할거예요. 행복을 주제로 한 작품도 함께 만들어 가다보면 행복감도 닮아 가겠지요.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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