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 다음으로 폐결핵 큰 문제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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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진행된 세계결핵의날 행사.
평양에서 진행된 세계결핵의날 행사.
연합뉴스 제굥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남북 정상들이 만난 이후 남쪽의 보건의료 분야 일각에서는 북한에 대한 보건의료 분야 협력 또는 지원이 시급하고 절실한 문제로 떠오른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 이 시간에는 남북한 보건의료 분야 교류협력문제를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왜 시급한 문제가 되는지요?

임채욱 선생: 네, 한국의료계 사람들은 북한 핵 다음 큰 문제는 북한 결핵이라고 말합니다. 그건 현재 북한의 결핵발병률이 세계 1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북한핵 해결이 훨씬 심각한 문제지만 북한 결핵도 발등의 불처럼 시급한 이유가 북한 주민사이에 번지고 있는 이 결핵을 잡지 못하면 남한주민에게도 좋을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혹시 앞으로 남북한 사람이 접촉과 왕래를 자주 하게 될 경우에도 감염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결핵발병율이 세계 1위라는 것은 어떤 근거에서 말하는 것입니까?

임채욱 선생: WHO라는 세계보건기구 통계지요. 현재 북한 결핵퇴치를 돕고 있는 글러벌펀드 책임자도 북한은 결핵발병률이 세계1위라고 정확히 말하고 있습니다. 한해 12만 명이 발병한다고 합니다. 작년 11월 북한 병사 한 사람이 휴전선을 넘어 왔는데, 수술과정에서 찾아낸 것은 그 병사 몸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의 기생충이 나왔고 또 폐결핵 증상도 있었다고 했지요.

휴전선을 넘어 온 북한병사 몸에서 나온 기생충은 남쪽에선 화제가 되었지요.

임채욱 선생: 수 십 마리 기생충이 나와서 집도의사가 놀랐는데 가장 큰 게 길이 27cm 짜리였다는 것이지요. 탈북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실제로 청소년 35.5%, 성인의 24.6%가 기생충에 감염돼 있었다고 합니다. 한 탈북의사 말로는 농사를 짓는데 인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합니다. 인분을 비료대신으로 쓰니까 인분가루와 기생충알이 대기 중에 바람과 함께 날아다닌다는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1970년대 중반 속도전 청년돌격대 수만 명이 대동강 상류 쪽에 머물면서 건설작업에 나섰는데 이들이 쏟아낸 배설물로 대동강이 크게 오염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90년대에 들어서 경제사정 악화로 회충약 생산이 어려웠던 것이 큰 원인이기도 하지요.

기생충은 구충제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을 텐데 그게 어려웠던 모양이지요?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약사로 일한 한 탈북자 말로는 70~80년대는 봄가을로 1년에 두 번씩 기생충 박멸사업을 한다고 의사들이 담당구역에 나가서 약을 주고 복용하는 것까지 확인하고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기생충박멸에 달라붙는 의사들, 이른바 보건일군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1998년 여름부터 국제연합(유엔)에서 질 좋은 기생충약을 제공해서 효과도 있었는데 오히려 보건종사자들의 전투의식은 느슨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게 다 경제상황 때문이겠지요. 북한주민들의 질병상황은 어떻다고 합니까?

임채욱 선생: 기생충, 결핵을 포함해서 감염병 전반에서 문제가 크지요. 1994년부터 주민들이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을 앓고 있고 결핵이나 간염도 퍼지는데 그 유병율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북한 아동의 19% 가량이 설사로 사망하고 말라리아도 번지고 있습니다. 7월 13일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말라리아의 날’인데 작년 이날 평양에서는 북한 보건성관계자와 북한에 있는 세계보건기구 관계자들이 ‘말라리아의 날’ 행사를 하면서 북한 주민의 말라리라 통제활동을 보고한 것을 보면 말라리아도 감염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북한 보건당국은 이런데 대책을 세우지 않습니까?

임채욱 선생: 왜 대책을 세우려고 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형편이 어려우니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것이지요. 2000년대 초 북한 어느 지역에서 한국의료진에서 백신을 지원해주는데 백신을 받고는 냉장고가 없어서 보관이 어렵다해서 냉장설비가 된 냉장고를 줬더니 전기가 수시로 끊겨서 냉장고가 있어도 소용이 없다라고 말해서 다시 소형발전기까지 지원을 해줬다는 일도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3000여대 이상이 있다는 CT가 북한에는 불과 몇 대, 그것도 해외교포들이 기증한 것들인데 이런 의료장비들이 잦은 정전으로 고장이 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의료기관 기본 인프라가 열악하고 질병상황도 안 좋은데도 북한 보건당국은 그걸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도 문제죠.

북한 보건당국은 그들 의료시설의 열악함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임채욱 선생: 2000년대 초 한국의사들이 북한 어느 지역 주민들 기생충 검사를 했더니 95%가 기생충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기생충 약을 주겠다고 했더니 “공화국엔 그런 병 없다”면서 거절했답니다. 그래서 포장을 ‘영양제’로 해줬더니 받더란 것이지요. 하지만 국제기구로부터는 지원을 받으려고 하지요.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글러벌펀드라는 단체가 북한 폐결핵 환자 치료를 지원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한국도 참여해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직접 주는 것은 꺼려도 국제기구를 통해서 지원하는 것은 받아들입니다.

북한의료수준은 어떻습니까?

임채욱 선생: 탈북의사 한 사람 증언인데 2006년 12월 양강도에서 발생한 전염병을 성홍열로 알고 대처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홍역이였다는 것입니다. 방역당국에서 균 분리를 못해서 짐작으로 성홍열이라고 발표했다는 것이지요. 또 한국 같으면 검사로 정확한 병명을 찾아낼 일도 그걸 못해서 아깝게도 목숨을 잃는 일도 많다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열악한 의료환경을 몸으로 극복하려는 의사들의 눈물겨운 투쟁도 많겠지요.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 많겠지요?

임채욱 선생: 북한은 기본적으로 무상의료를 한다는 곳이지요. 하지만 ‘고난의 시기’를 거치면서 사회주의제도가 무너지면서 배급도 없고 월급이라 해야 쌀 1Kg 살 돈밖에 안되니까 의사도 먹고 살기 위해 온갖 행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가장 흔한 것이 환자로부터 돈을 받는 일이지요. 유상의료를 한다는데 거기다가 한 술 더 뜨는 것이 병원 내 약국에 약이 없으니 의사처방을 받더라도 약은 장마당에 가서 사야 되는 실정입니다. 한 증언에 의하면 병원약국에는 해열제, 진통제, 소화제, 항생제, 소독제 등이 있지만 진단시약이라든가 실험약은 없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이 약을 직접 파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결국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지 못하는 의료행태를 보일뿐입니다. 그러니 의사도 부자의사가 있고 가난한 의사가 있게 되었답니다.

한국의 일방적인 대북한 의료지원이나 협력도 필요하지만 상호교류라는 관점에서 북한 의료계가 한국에 줄 수 있는 것은 없을까요?

임채욱 선생: 글쎄, 전 같으면, 1960년대 같으면 북한 고려의학, 한의학 수준이 상대적으로 괜찮아서 한국에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그것도 아니니까 한국의 일방적인 지원만 필요한 것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다만 산지가 많으니 약초는 북한쪽이 풍부할 것이라는 견해는 있습니다.

앞으로 바람직한 대북의료협력은 어떻게 될까요?

임채욱 선생: 경제사정으로 회충약 생산이 제대로 안돼서 기생충환자가 그렇게 많다는 북한의 안타까운 현실을 봅니다. 한국에서는 작년 9월 서울에서는 세계약사들 3000여명이 모여서 잔치를 열었습니다. 세계약사연맹 총회가 열린 것이지요. 세계 139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한국 제약수준도 확인하고 세계 사람의 건강문제도 논의한 자리인데 북한 약사들 참가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런 모임 북한대표 참가를 적극 돕는 일도 좋겠지요. 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보건의료 수준을 한국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최소 20년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더라도 그런 일을 해야지요. 북한 아동들 영양상태가 나빠서 발육부진으로 신체가 왜소해진다면 그 자체가 민족의 비극이 되는 것이지요. 돈이 문제 아니지요.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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