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북 7차 핵실험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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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28일 북한이 전술핵탄두의 실물을 공개하며 그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북한의 노동신문은 지난 28일, '화산-31'이라고 이름 붙인 전술 핵탄두 사진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한두 개가 아닌 10개의 탄두를 한 번에 공개한 것인데요. 특히 벽면에 '화산-31장착 핵탄두들'이라는 문구를 노출시켰는데 초대형 방사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그리고 순항미사일 등 여러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고 과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매체는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직접 지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깜짝 공개가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적인 지시 하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예진: 북한이 이제까지 과장이나 왜곡을 많이 해 온 탓인지, 공개된 핵탄두 사진의 진위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그동안 한국 군은 북한 핵탄두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탑재할 만큼 소형화·경량화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정하지 않았습니까?

김금혁: 네. 그 부분에 있어서는 군 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의 의견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국방부나 군에서는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핵탄두가 실제 사용 가능한 탄두인지에 대한 여부에 대해서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조금은 보수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는 상태고요. 그것도 그럴 것이 아직 북한이 해당 탄두를 실험한 것도 아니고 단지 공개만 했을 뿐 다른 구체적인 제원은 사실 아무도 모르는 상태 아닙니까? 또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핵탄두 개발은 그것대로 기술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군 입장에서는 확언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저를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을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일단 북한이 소형 핵탄두 개발을 공언한 뒤 시간이 꽤 흘렀고 그 사이 수많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들을 연달아 시험 발사하면서 그 투발 수단은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건 이제 하나, 그 미사일에 실을 핵탄두 뿐이었는데 그걸 이제 북한이 드디어 공개를 한 것이죠. 그동안 북한이 보여준 어떤 도발의 패턴이나 기술적 능력의 향상, 그리고 항상 우리를 놀라게 만드는 속도 등 여러 가지를 감안했을 때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쥐고 있는 저 카드는 실제 사용이 가능한 카드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2017년 핵실험을 통해 수소탄까지 확보를 한 북한입니다. 우리가 북한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또 그렇다고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예진: 진위여부를 떠나 북한의 핵탄두 공개로 7차 핵실험과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 위협이 가시화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한 남한 국민의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일단 태영호 의원은 북한이 당장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전반적으로 7차 핵실험 시기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김금혁: 저는 개인적으로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소형 핵탄두의 전력화를 위해서 핵 실험에 돌입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최고점의 도발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북한에게 이제 남은 건 핵실험 밖에 없기도 하고, 핵탄두까지 공개한 마당에 그 실질적 성능에 대한 과시를 위해서도 북한은 한 번은 핵실험을 더 해야 합니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핵실험을 진행했을 당시의 어떤 상태를 돌아본다면 지금과 그 맥락이 좀 비슷했습니다. 2017년 9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수소탄을 개발했다고 발표를 했고 그 수소탄 핵탄두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공개하기도 했죠. 당시 수소탄 개발 능력에 많은 의문부호가 있었고 북한의 발표에 대해서 저건 거짓말이라는, 어떻게 보면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였지만 그 뒤, 당일에 바로 핵실험이 진행이 됐고 당시 핵실험은 북한이 그 전까지 진행했던 모든 핵실험보다 규모가 훨씬 큰 그런 실험이기도 했습니다. 성공하기도 했고요.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이제 정말 북한에게 남은 도발 카드는 핵실험 밖에 없습니다. 또 북한은 핵실험을 해야 할 여러 당위성이 있기도 합니다. 먼저 자신들이 개발하고 있는 소형 핵탄두의 실제 사용성에 대해서는 본인들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은 필요하고요. 둘째는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보내고 있는 서방 진영을 향해서 자신들의 실력을 다시 한 번 과시하고 현재 국제 무대에서 북한이 소외되어 있지 않습니까? 소외되어 있던 북한이 다시 중심에서 칼춤을 출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이번 핵실험 기회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또한 북한을 향해서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남한 정부를 상대로 누가 실질적 힘의 우위인지 확인시켜주고 싶기도 하겠죠. 앞으로 4월 15일이나 4월 25일과 같은 북한의 대규모 기념일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저는 판단을 합니다.

이예진: 북한이 무엇을 노리고 있든지 간에 그것과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는 말을 했고요. 북한이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면 올릴수록 남한 국민들의 자체 핵무장에 대한 찬성 비율은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좀 더 밀도 높은 협의가 이뤄지지 않겠습니까?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지금 북한이 크게 오판하고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과거의 구도에서는 북한이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으름장을 놓으면 한국에서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한미 양국이 한 발 물러나는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미국은 중동 문제에 발이 묶여서 북한까지 관심을 돌릴 만한 여력이 되지 못했기에 상황 관리, 상황 유지가 필요했고, 적당한 선에서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그런 관계에 만족감을 느끼고 지속적으로 자신들이 무언가 필요할 때마다 특대형 군사 도발을 통해 긴장을 격화시키는 일명 '벼랑끝 전술'을 계속 구사해 왔는데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일단 한국의 상황부터 말씀드린다면 과거에는 북한을 피하고, 적당히 달래고, 어르면 된다고 생각했던 많은 국민들이 북한의 이러한 지속적 도발에 큰 분노를 느끼면서 매우 강경하게 돌아서고 있습니다.

한국 내 여론이 북한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면 정치권 역시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고, 게다가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진영은 보수 진영이기 때문에 관계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봐야죠. 여기에 더해 이제는 북한이 한국을 핵으로 위협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희망은 아주 싸그리 사라진 상태고, 오히려 한국도 핵을 개발하여 북핵을 억제해야 한다는 균형론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이러한 달라진 환경에 맞는 새로운 미국의 핵 우산이나 나토식 핵 공유와 같은, 보다 확장된 핵 억지 전략에 대한 논의가 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핵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던 패턴에서 벗어나 북핵을 강하게 억제하겠다는 한국의 의지가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도 달라질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예진: 핵탄두 만큼이나 남한에서 큰 관심을 모은 뉴스가 하나 더 있습니다. 북한 인민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소식인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 양이 입은 코트 가격, 과연 얼마였을까요?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지난 16일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 참관 때 입었던 외투가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 제품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TV는 ICBM 화성 17형 발사 다음날인 17일 김 위원장과 김주애의 모습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김주애는 모자가 달린 검정색 외투를 입었는데, 사진을 확대해보면 디올 제품 특유의 사각형과 마름모가 겹쳐진 무늬가 나타났습니다. 김주애 양이 입고 나왔던 코트는 디올 제품이며 해당 계열 제품은 약 1900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김주애의 나이대로 추정되는 10세 대상 사이즈의 제품은 조금 가격이 다르죠. 무려 28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말 비싼 가격인데요. 최근 북한에서 식량난이 심각한 가운데 이러한 북한 수뇌부의 사치품 소비가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명품 시계·의류·액세서리 등 사치품은 대북 제재 품목이기도 합니다.

이예진: 어린이 옷 하나에 2800달러, 식량난을 겪는 주민들의 삶과는 너무 대비가 되는데요. 북한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 리가 없겠죠?

김금혁: 당연히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북중 무역 봉쇄로 모든 출로가 꽁꽁 묶인 현 상황에서 지도자의 딸은 무려 3천 달러에 가까운 명품 코트를 마음대로 입으며 호화롭게 생활한다는 사실이 북한 내부에 알려지게 된다면 정말 많은 반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희가 얼마 전에 보도해드린 것처럼 현재 북한은 고난의 행군에 버금가는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당은 주민들에게 허리띠를 졸라 맬 것을 강요하면서 정작 솔선수범해야 하는 사람들은 명품 코트에 호화스러운 생활만을 즐기는 것은 그들 집단이 얼마나 부패하고 얼마나 부도덕한 집단인지를 여실히 잘 보여주는 그런 사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RFA와 같은 언론들이 끊임없이 이런 소식들을 북한으로 들여보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치부는 숨기고 오직 주민의 충성만 강요하는 북한 정권의 민낯 그 실체를 알리는 일이 저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이예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