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탈북 위해 국경 개방 기다리는 북한 주민들

서울-이예진 leey@rfa.org
2023.05.24
[화제성 갑] 탈북 위해 국경 개방 기다리는 북한 주민들 지난 2009년 압록강 제방에서 북한 여군이 경비를 서고 있다.
/REUTERS

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북한 주민들이 이달 초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탈북한 것으로 전해져 남한 사람들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지난 18,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북한 어선 한 척이 NLL을 향해 오는 모습 등 이상 동향이 한국군 장비에 포착되었다고 합니다. 군은 해상 병력을 투입해 NLL을 넘어 연평도 인근 해상으로 향한 어선에 올라 검문 검색을 실시했고, 배에 타고 있던 인원들은 전원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쉽게 말해 배에 있던 사람들 모두 한국으로 가기를 원했다는 것이죠. 군은 7일 새벽까지 위장 탈북 가능성 등을 파악한 뒤 신병을 확보해 같은 날 오전 이들을 수도권의 한 군부대로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탈북한 북한 주민들은 10명을 넘지 않으며 두 가족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여기에는 어린 아이들도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이예진: 아직은 이 두 가족에 대한 많은 소식이 나오고 있진 않은데요. 국정원에서 이들이 탈북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선 먼저 공개를 했죠?

 

김금혁: .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보안상 이들의 어떤 구체적인 소식이 전해지기는 좀 어렵겠지만 또 간혹 나오고 있는 소식들을 모아보면 이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북한의 통제 강화를 견디다 못해 귀신을 결심했다고 정부 조사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가정보원은 19귀순자들은 평소 남한 방송을 시청하면서 우리 사회를 동경해오던 중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통제 강화로 북한 체제에 염증이 가중되자 귀순을 결심했다고 합동신문에서 진술했다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제가 출연하기도 하는 채널A이제 만나러 갑니다라는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면서 한국행에 대한 희망을 꿈꾸기도 했다고 전해졌죠. 이밖에 국정원에서 전한 것으로는 10명 가까이라고 전해진 이들의 관계는 인척이라는 점인데요. 이런 진술에 비춰 귀순자 일행은 사돈 관계의 가족 구성원들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예진: 그렇군요. 사실 코로나 이후 국경이 봉쇄되면서 탈북을 하고 싶어도 못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나 어린이들까지 포함된 가족 단위로 탈북에 성공한 사례가 흔치 않은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금혁: . 그렇습니다. 이렇게 대규모 가족 단위로 어선을 타고 귀순한 사례는 2017 7월 이후 약 6년 만입니다. 이번 일가족 귀순은 탈북이 급격히 줄어든 시기에 발생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통일부에 따르면, 2019년까지 매년 평균 1천명 가량의 탈북한 주민들이 한국으로 들어왔지만, 이 수치는 2020 229, 그리고 202163, 그리고 2022 67명으로 매우 급감했습니다. 탈북 인원이 급감한 이유로는 가장 크게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발생한 코로나19를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면서 귀순자들이 최근에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매우 삼엄하게 국경 경비를 강화하면서 탈북을 시도하려는 횟수 자체가 줄어들었고, 또 탈북을 시도하다 적발될 경우에는 심하게는 즉결처형까지 집행되면서 국경 지역의 분위기가 매우 살벌했다는 후문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렇게 해상을 통해서 두 가족이 탈북에 성공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첫째로, 북한 당국이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넘어오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고요. 또한 두 번째로는, 삼엄한 경계와 감시망을 뚫고 여러 명의 사람들이 탈북을 모의했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북한 내부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단편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봐야죠.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서로 감시하고 비판하는 사회가 북한 아닙니까? 그 안에서 두 가족이 탈북을 했다는 것은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이 모든 감시를 이겨내고 분출되고 있는 징표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예진: 저희가 지난 시간에도 북한의 국경이 언제 열릴 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만, 이번 사례를 봐도 그렇고 국경 개방이 정말 임박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국경이 완전히 열리고 나면 탈북을 시도하는 북한 주민들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 저도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북중 국경이 개방되고 다시 예전처럼 왕래가 가능해진다면, 지난 3년 동안 탈북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대거 탈북행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 구출 사업을 하고 있는 지인 분들과 얘기를 좀 나눠보면, 북중 국경이 개방되기만을 기다리는 북한 주민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탈북을 계획했다가 갑자기 막힌 국경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던 사람들인데요. 한 번 탈북을 결심하게 되면 더 이상 북한에서 사는 것도 힘듭니다. 북한 체제에 염증을 느껴 떠나려고 했던 사람들에게 다시금 이런 북한의 사상 교육이 통할 리가 없겠죠

 

이예진: 다음 소식입니다. 잊을 만 하면 나오는 뉴스이기도 한데요. 한 달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한 김정은 위원장이 또 건강이상설에 휩싸였습니다.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의 관영 매체는 지난 17일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정찰 위성 1호기를 시찰했다고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이 딸 주애와 군사정찰 위성 1호기 발사 준비 상황을 살펴보는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이 사진에서 탁자 위에 올려놓은 김정은 위원장의 왼쪽 손목 부분에 기존에 없던 검붉은 반점이 포착되면서 다시 한 번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것입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20년에도 오른쪽 손목에 반점이 노출되며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를 두고 심혈관계 시술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예진: 그런데 많은 경우, 이렇게 김 위원장의 사진이나 영상에서 특이한 부분이 보이면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가 금세 사그라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번엔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사실 제 개인적인 식견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은 한눈에 봐도 그리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추론에 불과하지만, 지나친 고도 비만은 여러 건강상의 문제를 동반하지 않습니까?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심혈관 질병이기도 하고, 또 마침 김 씨 일가 모두 심혈관 문제로 고생했고,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은 결국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김정은 위원장 역시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봐야겠죠. 또한 이번에 발견된 주삿바늘 자국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벌써 여러 번째죠. 주삿바늘 자국이 보일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의 체중이 과거에 비해서 약간은 늘어난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또 혈색도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매번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한국 정보당국은 당장 건강상의 심각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9,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현재 말투나 걸음걸이에서 건강 자체에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라고 보고했습니다.

 

이예진: 둘째 딸로 알려진 김주애 양에 대한 소식도 북한 당국이 직접 밝힌 게 없다 보니 이름부터 시작해서 신빙성이 좀 부족하죠. 그럼에도 주애 양이 등장하기만 하면 관심이 집중되어 왔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주애 양이 둘째가 아니라는 소식이 있네요.

 

김금혁: . 아주 흥미로운 소식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잠행을 하던 김 위원장이 28일 만에 또다시 나오면서 딸 주애를 데리고 나온 것을 봐서는 현재 장남으로 알려진 첫째가 없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의견임을 전제로 했으나 통일부 고위급 인물로부터 그러한 분석이 공개적으로 나왔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 없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올해 3월 국가정보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김주애는 둘째, 첫째는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그 첫째 아들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의 첫째 아들이 누구인가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죠.

하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고 오히려 둘째라고 알려진 김주애가 날이 갈수록 공식 후계자의 행보를 가속화하면서 이제는 어쩌면 김주애가 첫째거나 혹은 첫째의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저희가 앞서 언급해드린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다시금 등장하고 또한 지나치게 어린 딸에게 후계자 수업을 지속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결국 이 공고했던 북한 체제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이예진: 언제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를 북한 소식,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