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북한의 계속된 대남 오물 풍선 살포로 남쪽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12일, 파주 야산에서 난 산불의 원인도 오물 풍선으로 추정되는데요.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이 발견된 경기 파주시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나 관계당국이 조사 중입니다. 13일 한국의 산림청 중앙산림재난상황실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파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1시 45분쯤 파주시 탄현면 금산리의 한 야산에서 연기가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산림 및 소방 당국은 진화 차량 10대, 진화인력 36명을 투입해 23분 만에 진화를 완료했습니다. 이불로 인해 산림 약 10㎡가 불탔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이예진: 북한은 지난 10일 저녁부터 11일 새벽까지 또 다시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했죠. 풍선 240여 개 중에 상당수가 바람을 타지 못하고 되돌아간 것으로 파악이 됐고요. 경기 북부 지역에 10여 개의 오물 풍선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된 상황입니다. 산불도 나고, 차량이 파손되기도 했지만, 사람이 다치거나 하는 등의 큰 피해는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벌써 11번째거든요. 이번에 오물 풍선을 살포한 이유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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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혁: 이번 오물 풍선에 관한 보도를 종합해 보면 북한의 11번째 오물풍선 살포는 최근 압록강 인근 지역 수해와 관련한 남측의 태도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지난 1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보면, 김정은은 지난 9일 수해 현장인 평안북도 의주군을 찾은 자리에서 남측의 언론이 북측의 수해 피해를 날조해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는데요. 수해의 규모가 크긴 했지만 수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다는 것이 현재 북한의 주장이고요. 북한은 한국의 정보당국이 지속적으로 북한 내 이번 수해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하는 것에 큰 불만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은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이번 오물 풍선을 선택했고 수백여 개를 날렸지만 바람이 맞지 않아 결국 자신들이 날린 오물을 자신들이 직접 수거해야 하는 수고로움까지 떠안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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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정보당국의 보고에 따르면 약 2500여 명의 북한 주민들이 이번 수해로 인해 인명피해를 당했다고 하죠. 만약 이것이 전부 사실일 경우 북한이 주장하는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었다’는 선전은 새빨간 거짓말이 될 것이고, 북한 내부에 이 사실이 전달된다면 주민들의 불만과 분노가 극에 달할 것이기에 북한이 저렇게 신경질적으로 나온다고 봐야겠죠.
이예진: 북한은 그럼 앞으로도 이렇게 뭔가 남한에서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이나 발언이 나올 때마다 오물 풍선을 살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김금혁: 글쎄요. 후술하겠지만 만약 북한이 한국에서 뭐만 하면 오물풍선을 보내는 식으로 대응을 하게 될 경우 그 모든 부담은 북한이 져야 하기 때문에 쉽게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번은 사실 좀 예외의 경우로, 즉 김정은이 직접 나서 한국의 보도를 부인할 만큼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이고요. 북한이 오물풍선을 자신들의 불만 표출의 도구로 사용하게 된다면 북한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합니다.
오물 풍선을 보냄으로써 북한이 노렸던 소기의 목적, 예를 들면 남남갈등이라든가, 한국 사회 내 탈북민 고립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이제 물거품이 된 셈이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수준까지 왔거든요. 또한 북한의 저런 초딩스러운 행동에 대해 많은 한국 국민들께서 실망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분위기도 현재 설 자리가 없는 지경 아닙니까.
심지어 이번 오물 풍선 살포는 그동안 북한이 내세우던 명분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습니다. 대북인권 단체들의 대북전단에 맞서 오물 풍선을 보낸다는 것이 그간의 논리였는데, 이번에는 대북 전단을 보내지 않았음에도 그저 자신들이 기분 나쁘다고 보낸 거잖아요. 명분도, 실리도 없는 거죠.
거기에 더해 북한의 오물 풍선을 지지해주는 국제 사회의 그 어떤 국가도 없습니다. 보편적 상식의 기준에서 볼 때 북한의 행동은 정말 저질 그 자체거든요. 그러다 보니 국제적인 관심이나 지지도 없고 오히려 고립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따라서 북한은 오물 풍선을 보내면 보낼 수록 더욱 손해만 볼 뿐, 얻는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고 봐야겠죠.
이예진: 북한이 지금까지 3800여 개의 오물 풍선을 살포한 것으로 집계되는데요. 그 비용도 만만치 않은 거 아닙니까?
김금혁: 북한 풍선의 개당 가격은 약 10만원, 73달러 내외 정도라고 합니다. 쓰레기야 뭐 값을 치르기 애매하니 제쳐두고 오직 풍선만 논한다면, 그 풍선들은 모두 중국산 라텍스 풍선인데 이게 개당 10만원 정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고, 3800개의 풍선 모두 같은 가격이라고 대충 추산한다면 약 3억 8천만원, 28만여 달러를 하늘에 날렸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국가적으로 뭐 아주 큰 비용이라고 볼 순 없겠죠.
오직 비용으로만 따진다면 대북 인권단체들이 보내는 풍선이 아마 10배, 20배는 더 비쌀 것입니다. 대북전단은 스마트 풍선이라고 해서 언제 어디서 터질지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있고,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내용물을 흘리면서 가는 기능도 포함이 되어 있죠. 그러다 보니 일단 풍선 자체만으로도 700~1500달러 정도 하고요. 또 그 안에 달러를 가득 채워 보낸다든가, 생필품이나 의약품, 쌀 등을 보내기도 하기에 전체적인 비용으로 따지면 훨씬 비싸죠. 그것도 쓰레기가 아니라 실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지 않습니까.
다만 이 비용으로만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돈은 큰 문제는 아닌데요. 제가 앞서 설명을 드렸지만 북한은 오물 풍선을 보냄으로써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더 고가치의 것들을 잃고 있다 이렇게 봐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 그동안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해왔던 노력들은 모두 허사가 된 것이 가장 큰 비용이죠. 그뿐입니까. 북한 내부의 치부도 드러나기도 했죠. 한국 내 남남갈등을 노렸지만 그것 역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만 생성했죠. 비용으로 친다면 아주 값비싼 청구서를 받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예진: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작년 11월에 탈북한 전 쿠바 대사관 리일규 참사가 언론에 나서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와중에 지난 8일 북한 주민 1명이 서해를 통해 귀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한국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8일 북한 주민 1명이 인천 강화도 앞 교동도에 도착해 남측에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귀순 당시 한강 하구에 물이 빠진 상태여서, 북한 주민은 중립 수역을 걸어서 건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은 당시 북한 주민을 2명으로 식별했지만, 최종적으로 넘어온 주민은 1명으로, 다른 1명은 넘어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해를 통해 북한 주민이 귀순한 건 지난해 5월 이후 1년 3개월 만입니다.
이예진: 현재 신변이나 귀순 경위 등은 조사 중이어서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습니다만, 이 뉴스를 본 인터넷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면 최근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듣고 온 게 아니냐는 추측을 하며 관심을 크게 갖고 있습니다. 금혁 씨는 이번 귀순, 어떤 점을 눈 여겨 보셨습니까?
김금혁: 이번 탈북 사건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봐야 할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탈북 루트인데요. 이제는 유일한 탈북로가 바다나 서해 연안 갯벌 지대를 통한 탈북 말고는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대중적인 탈북로는 북중국경이었지만 북한의 집중 감시와 무자비한 처벌때문에 이제는 그곳을 통해 넘어오는 것은 매우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탈북민의 숫자 역시 크게 감소하면서 탈북민 사회의 증가폭 역시 멈추게 되었죠. 그런 와중에 작년부터 서해나 동해를 통한 탈북이 늘고 있습니다. 이제 북한을 탈출하는 길은 유일하게 바다만 남았다고 북한 주민들도 생각하는 것 같고, 북한이 아무리 통제한다고 해도 바다 전체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마도 해상을 통한 탈북이 앞으로 증가할 것 같습니다.
특히 서해 갯벌 지대는 조수간만의 차가 매우 크고, 수면 위로 드러나는 뻘밭의 크기 역시 엄청 크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이 더욱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지역이 될 것 같고요. 이 지역에서 남한과 북한 사이의 군사적 긴장관계가 더 올라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