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면서 오랜만에 국제무대에 다시 선 북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만큼 선수단과 응원단 등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입니다. 오늘의 주요 소식입니다.
김금혁: 북한은 코로나19를 이유로 2021년 치러진 도쿄 올림픽에 일방적으로 불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지난해 12월 31일 자격정지가 해제되면서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항저우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대회에 축구·육상·레슬링·역도·사격·복싱·수영 등 18개 종목에 여자 112명과 남자 79명을 합쳐 191명의 선수를 파견했습니다. 북한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종합 스포츠 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 것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5년 만입니다.
이예진: 지난 18일 도착한 북한의 축구대표팀은 19일 대만과의 예선 경기에서 승리를 차지했는데요. 대만이 상대적으로 약체로 꼽히기는 합니다만 북한이 거의 압도하는 경기였죠?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5년 만의 국제무대 출전이라는 경력이 무색할 만큼 북한은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시종일관 대만을 몰아 부치면서 2대 0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전반 7분 만에 리조국의 선제골로 경기 흐름을 잡은 북한은 전반 12분 김국진이 추가골까지 완성하면서 전반부터 2대 0 점수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대만 역시 점수차를 따라잡기 위해 맹공을 펼쳤지만 북한은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으로 이를 잘 봉쇄하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점수차를 유지했습니다. 중간, 중간 북한의 위기도 있었지만 대만은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북한의 잘 짜여진 수비전술에 막혀 대만이 준비했던 공격 전술은 큰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체력적인 면에서도 북한 선수들이 우세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대만을 압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1승을 거둔 북한은 오는 21일 키르키즈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가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예진: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금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세계 무대에서도 호평 받던 한광성 선수의 행방일 겁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한광성 선수가 등장하는 게 아닌가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았거든요.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광성 선수를 볼 수 있는 가능성, 과연 있을까요?
김금혁: 네. 저도 북한 축구에 관심이 많은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이번 아시안 게임에 과연 한광성이나 박광룡 같은 북한 해외파 선수들이 다시 등장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요. 결과적으로 이번 북한 대표팀 명단에서 이들의 이름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 한광성 선수의 나이가 25살이기에 이번 대회 기준인 24세 미만에 어긋납니다. 다만 각 국가의 팀에 세 명의 와일드 카드라고 하는, 특별 출전 선수를 추가할 수 있는데요. 이 선수들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한광성이나 박광룡이 아닌 수비수 장국철, 골키퍼 강주혁, 미드필더 김국범을 선택하며 와일드 카드를 모두 채웠습니다. 추측을 해보자면 북한은 공격수 보다는 수비적인 면에 더 많은 힘을 싣는 모습입니다. 한광성은 유명한 공격수 아닙니까? 와일드 카드 세 명 모두 수비적인 역할이 뚜렷한 선수들인 만큼 이번 북한 대표팀의 전술이 수비지향적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이번에 한광성 선수를 보지 못했다고 아쉬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국제대회가 이번 한 번만은 아니니 앞으로 있게 될 성인 국가대표급 경기에서는 한광성 선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복귀한 북한은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잃어버린 국제무대의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파 선수들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조만간 이들의 활약상을 보고 싶네요.
이예진: 저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19일 열렸던 북한과 대만의 경기 소식은 실시간으로 한국에 전해졌는데요. 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건 몇 개의 사진이었습니다. 바로 북한 응원단이었는데요. 이번에는 응원단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너무 작아서 의외가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금혁: 과거 우리가 기억하는 북한 응원단은 일단 수백 명 규모에 잘 맞춰 입은 단체복을 입고 쩌렁쩌렁한 북한식 구호에 맞춰 응원을 하는 미녀 응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규모도 10명이 안 되는 숫자였고, 연습을 한 것 같은 응원은 아니었죠.
이유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저들은 일단 공식 응원단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항저우 일대에서 북한 식당에 종사하는 종업원으로 보여지고요. 북한 대표팀이 항저우에 왔으니 일단 가용할 수 있는 인원을 다 동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경우는 종종 있었습니다. 응원단이 꼭 아니더라도 중국 내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응원복을 입고 응원을 하는 모습들이 많이 포착되기도 했고 제가 유학하던 당시에도 이런 상황이 여러 번 있었거든요.
아마 5년 만에 처음 참가하는 국제무대이고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응원단을 파견하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도 무리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고,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대규모 인원을 파견하는 것은 큰 위험 부담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만약 과거처럼 북한이 수백 명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한다면 대부분 고려항공을 타고 중국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다면 한국 정보당국에서 탐지했을 텐데 아직 소식이 없는 것으로 봐선 이번 만큼은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는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이예진: 몇 년 만에 국제무대에 등장했지만 북한의 실력도 만만치는 않죠.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10위를 차지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그 정도는 바라지 않을까요?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이번 북한 선수단의 규모만 봐도 북한의 기대치를 알 수 있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18개 종목에 출전하며 여자 112명과 남자 79명을 더해 총 191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습니다. 2018년 자카르타 팔램방 아시안 게임 때보다 23명이 늘어난 규모입니다. 북한은 중국이 잠시 자리를 비웠던 직전 대회인 자카르타 팔램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2개와 은메달 12개, 동메달 13개로 종합 10위에 안착했습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죠. 이번에도 역시 많은 메달을 바라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메달을 노릴 수 있는 확실한 종목들이 있습니다. 일명 효자 종목이라고 부르는 역도, 사격, 체조 등이 있겠죠. 사격은 역대 아시안 게임에서 북한은 총 40개의 금메달을 가져왔고, 체조와 역도 역시 17개, 22개의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특히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 당시 북한은 역도 종목에서 전체 금메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8개를 가져왔고, 이는 역대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다만 5년 넘게 국제무대에서 사라지면서 그동안 북한이 강점을 보였던 분야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이예진:북한도, 남한도 선수들이 그동안 땀 흘린 만큼 좋은 성과 내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예정되어 있는 남한과 북한의 대결은 아직 없었습니다만 가능성이 생겼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김금혁: 네. 한국축구협회(KFA) 관계자는 19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 대진표가 갑자기 변경되면서 한국이 속한 E조 1위는 D조 2위, 또는 C조 1위와 맞붙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는 총 17팀이 참가해 A~C조는 3개팀씩, D~E조는 4개팀씩 배정됐는데요. 각조 1위 5개국과 각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3개국이 8강에 오르는 방식입니다. 애초 대진표에서는 E조 1위가 D조 1위와 준결승 진출을 다툴 예정이었습니다. 이에 E조 1위가 유력한 한국은 D조 1위 가능성이 높은 일본과의 맞대결이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조직위원회가 갑작스레 8강 대진에 변화를 주면서 한국의 상대도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정상급 전력을 자랑하는 일본과의 8강전을 피하게 됐습니다만 C조 1위가 유력한 북한과 격돌할 가능성이 있기에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과 북한 모두 여자축구 세계 강호이기 때문이죠. 한국축구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는 일정 변경에 관한 정식 공문이나 통보가 오지 않았고, 일정 변화의 이유에 대해서도 전혀 듣지 못했다"면서 "C조의 캄보디아가 대회 출전을 포기해 변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북한과의 만남이 예상되는 만큼 한반도 긴장상황 속 남북 간의 축구 대결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오고 있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또 다른 흥행요소가 되는 것이죠.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