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북한이 울산 앞바다에 미사일 쐈다고 우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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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甲>.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네. 오늘은 좀 무거운 소식들이 많네요. 먼저 한국에서 관심이 컸던 북한의 소식부터 알아보죠.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오늘 첫 번째 소식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내용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만 이번엔 특별했죠. 지난 2일 오전 8시 북한이 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그중 한 발이 NLL 이남, 한국 영해 근처 속초 앞바다에 떨어졌습니다. 한국 전쟁 이후 NLL 이남 쪽으로 미사일이나 포탄을 쏜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분위기가 어수선했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북한군 총참모부는 속초 근처가 아닌 울산 앞바다를 향해 순항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군 탐지자산에 전혀 포착된 바 없었습니다. 속초에 떨어진 북한 미사일 잔해를 건져 올려 확인한 결과 이 미사일은 지대지 미사일이 아닌 러시아산 지대공 미사일 SA-5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떤 목표를 향해 쏜 미사일이 아니라 공중에 떠 있는 비행체를 가격하는 미사일이라는 것이 밝혀졌죠.

이예진: 한국 언론에서는 '한미 연합훈련에 효과적으로 맞섰다'며 북한 주민들의 결속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의 대내외적인 왜곡과 과장 보도는 익히 전 세계가 알고 있지만, 이런 거짓말까지 하는 진짜 이유 뭐라고 보시나요?

김금혁: 지난주 전해드렸던 항공기 수백 대 동원설도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고요. 이번에 울산 앞바다에 떨어졌다는 미사일에 대해서도 북한은 발표만 있고, 물증이 없습니다. 남측에서는 물증이 있죠. 이런 북한의 과대 선전의 목적은 몸집 부풀리기 위함일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미국이나 남조선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차원일 수 있고요. 또 다른 편으로는 남남갈등을 위한, 즉 남한의 탐지자산이 우리 측 미사일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하기 위해서 거짓 된 선전을 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예진: 점차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이어 이번엔 거짓보도까지, 한국시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김금혁: 첫 번째는 북한의 이런 도발이 정전 이후 NLL을 넘어온 것은 큰 도발이었기 때문에 경각심과 북한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 안 좋은 일이 있는 시점에도 도발한 것에 대해 같은 민족이 어떻게 이럴 수 있냐는 반응이 있었고요. 두 번째로는 북한의 허위 선전에 대해 얼마나 입장이 곤궁하면 저렇게까지 거짓 선전을 하냐는 말이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재고가 얼마나 없었으면 지대공 미사일을 쏘냐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이예진: 반대로 북한주민들이 이런 상황에 대해서 안다면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국의 보도를 불신할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김금혁: 제 개인적인 경험이나 주변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한국언론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어부들도 한국 라디오를 듣고 나간다는 증언은 많습니다. 북한의 기상 방송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국제관계나 남북 사이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도 한국언론의 말을 듣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일반인 뿐 아니라 고위관료들도 남한의 방송을 많이 보면서 어떤 게 진실이고 거짓인지 파악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걸 돈으로 환산하면 몇 년치 북한주민을 먹일 수 있는 식량을 단 며칠 사이에 허비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허탈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이예진: 북한 주민들이 이 소식을 꼭 알았으면 좋겠네요. 그럼 두 번째 소식 알아보죠.

<효과음>

김금혁: 2022년 10월 29일 밤 핼러윈데이를 즐기려던 많은 인파가 이태원의 작은 골목들에 모이면서 순식간에 통제불능 인파가 형성됐고 그로 인해 해밀턴 호텔 옆 작은 골목에서 수백 명이 죽거나 다치는 안타까운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각종 언론을 통해 당시 상황이 공개되고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정부는 이후 5일 동안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고 참사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이예진: 네. 지금 한국에선 전 국민이 슬퍼할 정도의 사고를 겪고 수습 중에 있습니다만, 슬픔 보다는 오히려 화가 나 있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핼러윈은 서양에서 시작된 축제인데 10월 마지막 주에 열리죠. 해마다 있었던 축제였고, 해마다 경찰이 통제해왔던 골목이었거든요. 올해 그렇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분노가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넘치고 있죠.

김금혁: 네. 핼러윈은 해마다 열렸던 행사고, 특히 올해는 코로나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예년보다 많은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이 된 상황이었고 그만큼 인파를 통제할 수 있는 경찰인력이나 행정인력이 필요한 시점이었지만 작년에 비해 그런 통제력이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수사 결과 드러나고 있죠. 일부 정치인들, 특히 분명히 책임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성향을 보이면서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예진: 심지어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말과 함께 국민들의 길거리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이렇게 시작해서 대통령이 바뀐 일이 있었죠.

김금혁: 먼 과거의 일도 아닙니다. 불과 몇 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농단에 휘말리면서, 즉 최순실이라는 비선실세가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면서 많은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박근혜 퇴진, 박근혜 하야'를 외치면서 결국은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을 몰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때 시위현장에 촛불을 들고 저도 나갔었는데요. 수십만의 군중이 모였지만 그들이 분노로 뭉친 것이 아니라 질서정연하게 평화적으로 시위를 했다는 걸 강조하고 싶고요. 그런 경험이 있음에도 이번에 그렇게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예진: 네. 맞습니다. 그런데 당시 북한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어떻게 물러나게 됐는지, 그때 한국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북한주민들 중에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김금혁: 아마 북한 일반주민들은 잘 알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시위의 성격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시위였고, 대통령의 잘못이나 국정농단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기 때문에 이걸 조금만 비틀어 생각하면 김정은 정권에 대입할 수 있는 부분이고, 국정농단이야말로 김정은 정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각의 방향이 조금이라도 바뀐다면 정권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을 것 같고요. 전체적인 개요는 알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의 시위로 대통령이 물러났다는 정도만 소개가 됐고, 노동신문에 실린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자세한 건 모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예진: 이번 일이 어디까지 갈지, 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만, 이런 일에 국민들이 방구석에 앉아만 있지 않는다는 것, 이런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북한 주민들은 믿을 수 있을까요?

김금혁: 처음에는 좀 어색할 겁니다. 시위나 집회, 특히나 한국에 오신 탈북민들 역시 이걸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요. 저 역시 2017년 촛불시위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직접적인 참여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느끼게 되었고 이런 부분들이 북한주민들에게 전달이 된다면 본인들의 정치적인 의사나 표현을 자유롭게 하고 싶다는 상상을 한 번쯤은 해볼 거라고 저도 상상합니다.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이예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