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최근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을 시청하고 유포했다가 처형당한 10대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 저희 방송에서도 전해드렸는데요. 이후로 북한에서 청소년들의 정신무장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사람의 생리적인 특질은 유전될 수 있어도 사상 정신만은 절대로 유전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청소년의 사상무장을 특별히 강조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어떤 생리적인 특징은 부모님을 통해서 유전이 될 수 있지만 그런 사상 정신 같은 것은 결코 부모로부터 유전이 되지 않기 때문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청소년을 교양 육성하는 사업은 혁명의 다음 대를 키우는 사업이라고 강조를 했고요. 또 “북한 당 건설의 백년대계와 사회주의 위협의 승리적 전진은 청소년들을 어떻게 교양하고 키우는가에 달려 있다”라고 노동신문은 전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죠. 최근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두산을 방문한 청소년 단체들의 백두산 답사를 독려하면서 영하 30도에 달하는 날씨 속에서도 많은 청소년 단체들이 최근에 백두산 답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청소년들 속에 썩어빠진 부르주아 사상 문화를 침투시키려는 적들의 책동을 혁명적인 사상 문화로 압도해야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예진: '썩어빠진 부르주아 사상문화'는 아무래도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 가요 등을 말하는 거 같 같은데요. 그 '썩어빠진 부르주아 사상문화'를 유포한 10대 학생들을 처형하고, 사상 무장을 위해 청소년들에게 혹한 속 백두산 답사를 시키고 있다는 얘기는 북한당국의 위기의식이 그만큼 크다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김금혁: 네. 그렇죠. 저희가 지금 최근 들어서 이런 비슷한 뉴스를 자주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북한 내부에서도 이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겁니다. 북한 청소년층의 사상 이완 현상이 그만큼 심각하고 특히나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보니까 북한 당국도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는 거죠. 예를 들어서 북한 지도부는 최근 들어서 한국 영상물 시청자에게 최대 징역 15년형, 그리고 또 그걸 유포한 사람에게는 사형까지 할 수 있는 그런 반동 사상문화 병역법을 제정하면서 이런 나름의 조치들을 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징적으로 김정은도 지난 10월 ‘혁명가 유자녀들, 북한 사람들은 다 아는 곳이죠. 그런 엘리트 교육기관인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외부 문물을 타매하고, 타매라는 게 결국은 ‘더럽게 여기고 경멸스럽게 여긴다’는 뜻이죠. 바늘 끝만큼도 외부 문물에 스며들지 못하게 하라고 강조를 했습니다. 이 혁명가 유자녀들이 다니는 만경대혁명학원은 북한 내부에서 10대 엘리트 교육 기관에서는 가장 최고점이라고 할 수 있고 북한 정부의 누구보다 충성스러운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도 이렇게 강조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 문제를 상당히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하는데요. 지금 현재 북한의 근간을 담당하고 있는 10대, 20대, 30대가 과거 선배 세대가 경험했던 그런 사회주의의 어려운 점이라든가 혹은 북한의 어려운 점을 전혀 모르고 자라난 세대이기 때문에 특히나 북한 당국에 대한 의존도라든가 이런 면에서 상당히 약하고, 자기 주장이 강하고 독립심이 강한 세대라고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예진: 더구나 북한당국은 최근 중국에서 젊은 대학생들 중심으로 시진핑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것에도 신경이 쓰이겠죠.
김금혁: 그렇죠. 신문에서도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청소년들을 올바로 교육을 하지 못하면 피 흘려 쟁취한 혁명의 전취물도 지켜낼 수 없다. 결국 이것은 지나간 세계 사회주의 국가의 운동사가 남긴 교훈이다"라고 지적을 했습니다. 우리가 이런 문장에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지금 북한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특히나 독재 국가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대학생들의 시위, 지금 이란도 그렇고요. 또 중국도 그렇고요. 여러 곳에서 독재 국가들이 지금 이 대학생들의 시위로 인해 상당히 흔들리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들을 북한은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어쨌든 똑같이 북한의 10대, 20대들도 선배 세대에 비해서 남한 드라마라든가 영화라든가 이런 것들을 상당히 많이 경험해본 세대이기도 하고 또 이들이 중심이 돼서 유포시키는 세대이기 때문에 상당 부분 깨어 있거든요.
이들이 혹시라도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에 대한 정보라든가 혹은 시위에 대한 원인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알게 되고 이것을 공론화하게 된다면 또 그들이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저는 보여집니다. 그만큼 북한 내부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불만과 동요, 그리고 북한 정부에 대한 의구심 이런 것들이 쌓여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요. 제가 생각했을 때 북한 당국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금 이들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는데 결국 통제가 언제까지 가능할지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통제를 하다하다 결국은 폭발하는 그런 임계점이 올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때는 상당히 북한 당국도 위험에 처하지 않을까 이런 판단을 내려봅니다.
이예진: 북한이 어떻게 해서든 외부 정보 유입을 막으려고 애쓰는 사이,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 국가들은 북한의 문을 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요? 두 번째 소식으로 알아봅니다.
김금혁: 우리 RFA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 국무부도 외부 정보의 북한 유입 등 북한의 자유로운 정보 흐름을 촉진하는 사업에 최대 15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국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에 대한 북한 주민의 이해를 높이는 정보의 자유 지지 사업, 그러니까 정보를 더 많이 들여보내는 사업이 되겠고요. 또 북한 내부로의 다양한 정보 유입 방안을 개발하는, 어떤 기계로 들여보낼 것인가 이런 것들을 개발하는 정보 접근 메커니즘 다양화 사업에 10만 달러에서 최대 150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이 되겠고요. 또 저희가 진행을 하는 것처럼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한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 확대 탈북자 등을 콘텐츠 제작자로 양성하는 사업 등을 지원 대상의 예시로 언급했습니다.
이예진: 북한당국이 초강수를 두며 청소년 사상무장에 나선 걸 보면 외부 정보의 유입이 북한 주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북한 주민들은 북한당국이 이처럼 안간힘을 쓰면서 외부 정보를 막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김금혁: 제 개인적인 사견이긴 합니다만 저는 늦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막으려고 했으면 저는 2000년대 초중반부터 강하게 틀어 막았어야 그나마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그런 판단을 내려봅니다. 지금 이제 와서 2019년부터 시작해서 막으려고 한다라는 것은 상당히 늦은 시점이다, 볼 사람은 이미 다 봤고 이 달콤한 맛을 이미 다 경험을 했다라는 게 중요합니다. 이미 한국 드라마라든가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도라든가 혹은 문화 전반에 대한 어떤 호감도가 훨씬 높아진 상황에서 이제 와서 그에 대한 대안이 없이 그저 "보지 말라, 그저 안 좋은 거니까 하지 말아라"라는 식의 통제는 상당히 잘못된 접근이라고 생각을 하고 북한 당국이 여전히 북한의 청년 세대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예진: 전 세계가 인터넷 하나로 통하는 정보화 시대에 북한당국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막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참, 지난 시간에 저희가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 소식 전해드리면서 북한이 한국의 경기를 보여줄 리 없을 거다 장담을 했는데,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었죠?
김금혁: 정말 저도 예상치 못했었는데요. 북한이 한국의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처음으로 녹화 중계했습니다. 한국이 1대 4로 패한 지난 6일 있었던 브라질과의 16강전이었는데요. 북한은 100여 분에 달하는 경기 장면 대부분을 별다른 편집 없이 내보냈고 특징적이게도 우리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이름까지 언급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사실상 찾아보기 굉장히 어려웠던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고요. 경기 내용도 사실상 중립적으로 잘 전달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면 우리가 이겼던 우리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내보낸 것이 아니라 패한 브라질과의 경기를 내보낸 것은 한국의 8강 진출이 무산된 시점에서 한국에 패한 경기를 내보내는 것은 북한 당국에도 크게 손해 볼 것은 없겠다는 그런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예진: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경기 이전에 포르투갈을 2:1로 꺾고 16강에 오른 경기를 내보냈다면 한국대표팀의 실력이나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더 크게 느꼈을 텐데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 월드컵경기 때 한국의 더 나아진 실력, 북한 주민들이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이예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