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한.미.일 공조 실효성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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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북한이 지난 17, 18일 연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올해만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5번 발사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도발 와중에 북한이 중국과의 고위급 대화에 나서 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먼저 오늘의 주요 소식입니다.

김금혁:북한이 지난 18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습니다. 전날 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지 불과 10시간 만입니다. 이는 올해 북한이 쏜 18번째 탄도미사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으로는 5번째 시험발사입니다. 한 해 기준 역대 최다 도발에 해당합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한국을, ICBM은 미국을 겨냥한 위협으로 보입니다. 한국 합동 참모본부는 경계 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미국, 일본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국방성은 17일 미사일 발사 30분 뒤 한미 제2차 핵협의그룹, NCG 회의 내용을 맹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쑨웨이둥(孫衛東) 외교부 부부장과의 중북 외교차관 회담에 임한 데 이어, 18일엔 중국의 '외교사령탑'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예방했습니다.

이예진: 북한 당국이 정찰위성을 발사한 지 한 달 만에 탄도미사일을 이틀 연달아 발사했죠. 북한은 한미 제2차 핵협의그룹 회의 내용을 도발의 이유로 들었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좀 달라 보입니다. 어떤 의견들이 있었습니까?

김금혁: 북한이 발사한 두 발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위력 행사로 여겨집니다. 한 발은 단거리탄도미사일이었고, 다른 한 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었죠. 북한이 이런 도발에 나선 배경으로는 명목상 한미 핵협의그룹의 회의 내용이 북한을 자극했다 정도로 여겨지지만 내막을 좀 더 깊게 들여다 보면 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보통 레드라인으로 평가됩니다. 도발의 가장 끝 단계인 거죠. 이 이상의 도발은 핵실험 말고는 없고,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최고 단계의 도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죠. 왜 지금 이런 도발에 나섰느냐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내년 11월로 예정되어 있는 미국 대선을 그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내년 대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현 대통령의 재대결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죠. 바이든 대통령은 대북원칙론자로서 북한의 각종 위협이나 기만책에 휘둘리지 않았습니다. 시종일관 북한을 압박했고 바이든 정부 4년 내내 북한이 큰 재미를 거두지 못했죠.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놓고 '김정은은 자신의 친구'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니는 사람 아닙니까. 또한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위해서라면 북핵 용인까지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번 내비친 상황이기에 북한은 바이든 대신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도 이를 위해 나름 준비를 해야겠죠? 이번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북한은 도발의 수위를 유지하고 꾸준히 미국을 향한 공격 능력을 과시할 것입니다.

이예진: 말씀하신 미국 대선 때문에 북한이 내년에 도발 수위를 한층 더 높일 것이란 분석도 있었는데요. 여기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다음으로 수위가 높은 도발은 핵실험입니다. 핵실험은 현재 6차 핵실험 이후 진행되지 않고 있죠. 미국이 만약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모종의 강경책을 취한다면 북한은 바로 핵실험으로 응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은 현재 아무 것도 진행되고 있지 않는 미북관계를 깨고 그것이 대결이 되었든 대화가 되었든 변화가 있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다시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그동안 경색되고 위기일로를 겪던 미북관계를 일소에 해소하며 큰 거래를 하려 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선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북한이 저렇게 행동했을 때 한국이나 미국이 딱히 더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역시 북한의 이런 도발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할 수 있는 경제제재는 이미 다 하고 있지만, 중국의 불참으로 실효성은 떨어지고 있죠. 또한 러시아와 급격하게 가까워지면서 북한은 부족한 식량도 조달받을 수 있었고 인공위성 기술 교류와 같은 큰 규모 협력도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뒤를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더 자신감을 갖고 이런 도발에 나설 수 있는 것입니다.

이예진: 북한이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가 싶더니 최근엔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을 방문해 전략, 전술적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고 보도된 상황입니다. 북.중.러 관계가 강화되면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는 앞으로 더 팽팽해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김금혁:저는 그 부분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중.러는 똘똘 뭉쳐서 벌써부터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9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 차원의 단합된 대응을 내놓지 못했죠. 또한 내년 11월 이후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한.미.일의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정부는 북한의 각종 무력 도발에 대해 일관되게 강경한 입장입니다. 특히 한국 윤석열 정부는 참수작전 사진까지 공개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모두 대북 강경인사들이 차지하며 전체적인 대북정책은 강경 기조로 가고 있죠.

그러나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된다면 이런 한국과 일본의 강경모드와 미국의 대북정책이 잘 들어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시라도 만약 미국이 북핵을 용인하고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겠다는 등의 파격적인 대북정책으로 회기한다면, 한국은 강하게 반발하겠죠. 더 이상 미국의 눈치를 볼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내 여론이 그때는 자체 핵무장으로 급속하게 기울게 될 것이고 그러면 일본 역시 한국을 따라 핵무장 논의가 급부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까지 간다면 동북아시아는 그때부터 아예 새로운 단계로 접어 들게 될 것이고, 아무 것도 예측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의 연속이겠죠. 한.미.일의 삼각 공조 역시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때 가능한 것이지 미국 따로, 한국 따로 원하는 바가 다르면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직시해야 합니다.

이예진: 일단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한국과 미국, 일본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의 실시간 공유 체계 가동에 들어가는 등 북.중.러 관계 이상으로 한.미.일 공조도 강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게 과연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가 얼마나 있을까요?

김금혁: 조금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저는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고립된 채 홀로 있을 때는 효과가 있겠지만 현재 북한은 '북.중.러'라는 단단한 블록 속에 있습니다. 또한 한.미.일 공조가 빠른 정보공유나 일치된 목소리로 북한을 꾸짖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사실 그게 뭐 어떤 효과가 있겠습니까? 당장 북한의 시험발사를 중지시키려면 북한이 버틸 수 없을 정도의 압박을 가하거나 경제제재를 통해 경제를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가야 가능한 일인데 중국과 러시아가 뒤를 받치고 있는 한 영원히 그건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또한 북.중.러 연합은 현재 세 국가 모두 핵탄두를 보유한 사실상의 핵보유국들이지만 한.미.일은 오직 미국의 핵능력에 기대야 하는 처지입니다. 따라서 한.미.일 조합은 미국의 정책 변화에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고 안보의 상당 부분을 미국과 함께 가야 하는 부분에 있어 유동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봐야죠. 수동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북한이 갖고 있는 핵무기의 절대적 위협성을 반감시키고 아무 쓸모도 없는 고철덩어리로 만들어야 북한이 가진 우위가 무너집니다. 북핵 능력을 어떤 방식으로 무력화 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예진: 이런 위태로워지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어떤 의견들이 있었나요?

김금혁: "세계 곳곳이 전쟁통이라 무섭네요", "이럴 때일수록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이 믿는 구석이 있어 탄도미사일을 계속 발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한.미.일의 결속력이 강화될수록 상대적으로 북.중.러 결속력이 강화되는 것은 당연한 것,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편을 들 수 밖에 없는 국제상황을 북한이 철저히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비핵화라는 철 지난 물레방아만 돌릴 것이 아니라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을 통해 북한을 억제하는 것 말고 방법이 없다. 미국이 자국에 핵미사일 받는 것 각오하고 우리를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순진한 발상인가?"

마지막 댓글은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핵 도발, 미사일 도발이 지속되고 미국 내 정치상황이 요동칠수록 한국 내 핵무장론은 현실이 될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께서 이미 같은 걱정을 하고 계시고, 아무리 미국이 동맹국이고 혈맹이라 할지라도 당장 캘리포니아보다 한국이 중요할 수 없고, 뉴옥보다 서울이 중요할 수 없듯이 자국의 이익을 버리면서까지 한국을 보호하겠느냐는 의문은 항상 생기는 것이죠.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