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에 담긴 김정은의 의지
2025.01.08
![[화제성 갑]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에 담긴 김정은의 의지 [화제성 갑]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에 담긴 김정은의 의지](https://www.rfa.org/korean/weekly_program/d654c81cc131-ac11/kim-jong-un-hypersonic-missile-will-01082025085350.html/@@images/047a3f0a-5f5a-44a2-a858-cb19f60dd889.jpeg)
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가 김금혁입니다.
기자: 북한이 지난 6일,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처음인데요. 어떤 의도가 담겨 있을까요?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북한이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2021년 9월 첫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 공표 이후 이번이 여섯 번째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보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화상감시체계로 참관 지도했다고 보도했으며, 딸 주애가 함께 화면을 보는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성공 발표와 달리 한국 군에서는 북한의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떤 근거들이 있는 겁니까?
김금혁: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발표 내용은 기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표현을 빌린다면 북한이 발표한 사정거리와 상승 고도, 두 번에 달하는 하강과 상승 등 미사일의 비행 능력은 한국군이 탐지한 실제 미사일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은 발사 이후 추진부와 분리한 탄두부가 활강 비행을 하며 상승과 하강을 반복합니다. 따라서 북한의 발표대로 2차 정점고도가 있었다면 극초음속 활강체의 성능을 구현한 것이지만 한국군은 북한의 탄두부가 재상승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죠. 그냥 일반적인 미사일의 궤도와 유사한 형태로 비행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상승과 하강이 포착이 되기는 했지만 2차 정점 고도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확실한 재상승이 없었고 밋밋한 곡선을 그리며 날아갔기에 과연 그것을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쟁점이죠.
또한 북한은 마하 12에 달하는 속도로 미사일이 날아갔다고 선전했지만 그 정도의 속도를 처음부터 유지하며 최종 하강 단계에 이르는 것은 불가능하고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최종 단계에서도 마하 5를 넘겼는지도 불분명한 측면이 있습니다. 합참은 또, “작년 4월에도 신형 고체 추진 극초음속 미사일을 성능 시험을 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연장선상의 미사일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극초음속 미사일은 종심이 짧은 한반도 내에서는 성능 발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구체적 사항들은 한미가 분석을 해봐야 확인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북한은 선전·선동, 기만에 능한 조직이고, 기존에도 과장된 발표를 많이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어쨌든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이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드러냈습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이후 잠잠했던 북한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2주 앞둔 시점에 도발을 감행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죠?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명백하게 미국을 겨냥한 도발이라고 풀이됩니다. 해당 미사일의 사거리만 봐도 그것을 알 수 있는데요. 북한이 이번에 사거리를 대폭 줄여 1500km 정도로 발사했지만 실제 화성 16형의 사거리는 3000km 넘게 날아갈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직접 밝혔듯이 해당 미사일은 태평양의 여러 도서에 산개되어 있는 미국의 전략 자산을 겨냥했다고 보여지고요. 특히 전쟁 발발 시 한국을 지원하기 위해 날아오는 오키나와 공군기지 혹은 괌 공군기지, 태평양 함대 등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무기인 만큼 북한은 미국을 향해 이빨을 드러낸 것입니다.
작년 말에 있었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이미 미국을 향해 총력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바 있고, 이번 발사와 앞으로 이어질 도발들은 그런 대응의 일환으로 보면 될 것 같은데요. 트럼프 진영을 향해 연일 힘겨루기를 시도하며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즉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는 북한 정권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봐야겠죠.
물론 미국을 향한 지금과 같은 위협이 과연 북한에게 도움이 될 지, 안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부정적 결과만 낳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현재의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의 트럼프와 또 다르고, 그때보다 훨씬 결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미국에 해가 된다고 판단하는 모든 국가를 향해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고, 심지어 혈맹이라고 할 수 있는 캐나다 조차 미국의 압박에서 힘들어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와중에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나 생각을 시험하기 위해 그의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도발 행위들을 지속한다면 글쎄요. 트럼프가 그것을 순순히 봐줄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북한이 지금 분위기 파악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이런 가운데, 연말 연시 김정은 총비서가 가는 곳엔 대부분 딸 주애 양이 함께 있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번에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단독으로 보고 있는 자리에도 주애 양이 있었죠. 이 정도면 후계 구도가 확고해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김금혁: 기자님도 기억하시겠지만 김주애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저는 항상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해왔고, 특히 남들과는 매우 다른 보폭을 보이고 있는 김주애는 결국 김정은의 뒤를 이어 북한을 물려 받을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고 분석을 해왔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인데요.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 16형은 북한이 보유한 매우 중요한 전략 자산 중 하나로 풀이되고, 미국을 향해 실력 행사를 할 수 있는, 쉽게 말해 북한의 운명이 좌우되는 그런 중요한 무기거든요. 그런 무기를 공개하는 자리에 김주애를 데리고 갔다는 것은 향후 북한의 운명을 이끌고 갈,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고, 북한은 그러한 행보를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신년 경축 공연 장면에서도 봤듯이, 김주애는 김정은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후계자에 걸맞은 대우와 의전을 받고 있습니다. 어린 화동들에게 입맞춤을 하고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것은 북한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죠. 김여정이 그런 꽃다발을 받은 적이 있나요? 없죠. 김주애는 현 시점 북한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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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생일은 명절로 기념하고 있죠. 하지만 아직까지 1월 8일로 알려진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는데요. 올해도 그냥 넘어가는 모양입니다.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북한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로 알려진 8일,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관련 소식을 전혀 전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총비서의 생일인 8일, 별다른 생일 언급 없이 지방공장 시찰 소식만을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2025년 북한 달력에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은 여전히 표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자: 김정은 총비서가 최근 선대의 업적보다 자신의 우상화를 우선시하는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올해는 자신의 생일을 공식화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조용했습니다. 아직 준비가 덜 된 걸까요?
김금혁: 아직은 독자 우상화를 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이제 김정은의 나이가 40이거든요. 또한 북한을 독자적으로 통치하기 시작한 지 벌써 13년째가 되고 있는 만큼 독자 우상화 작업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봐야겠고, 특히 작년 한해 동안 꾸준히 김일성, 김정일 지우기를 해왔기 때문에 성급하게 김정은의 생일을 기념하기 보다 천천히 일정의 기간을 두고 그것들을 해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명한 것은 김정은 본인은 매우 이른 시간 안에 독자 우상화는 완성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완성이 되는 시점은 김정은이 아무 때나 설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아마도 김정은 스스로 느끼기에 북한 주민들에게 떳떳하게 성과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들을 해낸 이후 시도할 것 같은데, 그것이 현재 진행 중인 지방경제발전 계획이나 관광업 발전 같은 것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쉽게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일단 현재 북한의 경제 현실은 매우 암울하죠. 환율은 폭등하고 있고 북한 당국의 잘못된 시장 통제와 공급 부족으로 식량 가격 역시 매우 불안정합니다. 게다가 수많은 청년들을 아무 명분도 당위성도 없는 전쟁터에 내몰았고, 그들 중 상당수가 죽거나 부상당하는 참극을 겪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여전히 이를 비밀에 부치고 있죠. 앞으로 더 많은 인원이 파병당하게 된다면 역설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 돌아올 텐데, 그 분노를 김정은이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요? 독자 우상화는커녕 체제 유지가 제대로 될 지도 의문입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가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