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가 김금혁입니다.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격전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수백여 명이 다치거나 사망했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오고 있습니다. 시신 수습도 끔찍하다고 하는데요. 오늘의 주요 소식입니다.
김금혁: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북한군 수백명이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서 다치거나 죽었다고 미군 고위 당국자가 17일 밝혔습니다. 미 당국자는 "이들은 전투로 단련된 병력이 아니다. 이전에 전투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추정했으며 "이것이 우크라이나인들의 손에 그와 같이 많은 사상자를 낸 이유"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제8 특수작전연대 미하일로 마카루크 하사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군 50여 명을 사살했으며, 그들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무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허위정보대응센터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사망한 북한 병사들은 드론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는 전선에서 러시아가 북한군에게 드론과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그동안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동원된 북한군 관련 소식들은 많았지만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죠. 하지만 이번에는 확인된 사실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한 미하일로 마카루크 하사의 말에 따르면 북한 군인들이 무인기 드론에 전혀 대응하지 못해 목숨을 잃었는데요. 러시아에 도착해서 무인기 교육을 받은 걸로 알고 있고, 북한에서도 무인기에 대해 어느 정도 배웠을 것 같은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김금혁: 저도 영상을 보면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론에 무방비로 노출된 북한 병사들이 제대로 된 대응을 전혀 하지 못하면서 속수무책으로 전사하는 그런 영상들이었는데요. 일단 북한은 드론에 대한 경험이나 교육이 전혀 없죠. 물론 러시아에 파병된 병사들의 경우 어느 정도 배웠겠지만 실전 경험은 또 다른 경우거든요.
우크라이나군의 경우 지난 수년 동안 드론으로 수많은 전공을 쌓아왔기 때문에 누구 할 것 없이 모두 드론 숙련도가 매우 뛰어나고 실전 경험 또한 풍부합니다. 그런 우크라이나 군을 상대로 드론에 무지한 북한 병사들은 아주 쉬운 목표에 불과한 것이죠.
또한 우크라이나 군이 운용하는 드론은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고 일단 드론에 한번 발각되면 완벽하게 피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 소형 자폭 드론은 속도도 매우 빠르고 기동성도 좋아 허허벌판에 노출된 북한군이 이를 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죠. 북한군은 현재 어떠한 장갑 장비 없이 맨몸으로 돌격을 강요 받고 있거든요. 아무런 보호 장비나 차량 없이 드론의 공격을 버텨낼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앞으로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북한군을 직접 상대한 마카루크 하사의 말을 좀더 살펴 보면 북한 군인들은 1950년대 소련 군대의 전투 방식을 따랐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나름 특수부대를 파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러시아의 작전에 따른 것이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현재 북한군 뿐만 아니라 러시아군 역시 과거 소련 시절의 제식과 전투 운영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만 하더라도 러시아군은 대대를 중심으로 전투 집단을 구성하고 기갑 전력과 기계화 전력, 방공 전력을 결합한 기동성이 매우 뛰어난 특수한 형태의 전술적 움직임을 가져갔는데요. 그 전투 방식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랩니다. 이유가 있죠.
전쟁 초기 러시아군은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내기 위해 가장 빠른 길로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를 점령하기를 원했고, 따라서 전술 역시 기동전에 목표를 두었습니다. 그러나 키이우를 사수하려는 우크라이나군의 끈질긴 방어에 막혀 결국 실패했고, 전선이 고착화 되게 됩니다. 또한 기동성을 자랑하던 러시아의 기갑 전력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술에 무참히 당하면서 수백만원짜리 드론 하나에 수백억이 넘는 탱크와 장갑차가 그냥 무력화되곤 했거든요. 그렇게 러시아군의 기갑 전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다시금 과거 시절, 즉 소련 시절의 제병 방식으로 돌아간 것이고 쉽게 말씀 드리면 참호전 위주, 포병 위주의 구시대적 전술에 의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군 역시 이런 러시아군 편제에서 싸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련식 전술로 싸울 수 밖에 없는 것이고요. 어떠한 기갑 장비 없이 무작정 맨몸 돌격을 하면서 사상자 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전술로 싸운다면 특수부대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특수한 작전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저 돌격, 무작정 돌격하여 우크라이나군 진지에 도달하면 전투를 하는 방식인데, 도달하기도 전에 이미 드론에 발각되어 공격을 받게 되고 포탄을 맞게 되겠죠. 러시아군이 이런 방식으로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이제는 그 역할을 북한군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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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실 소련식도 아니죠. 1차대전 때와 유사합니다. 인해전술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인데 과연 1만명으로 얼마나 이 전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결국 이런 전술은 추가 파병을 불러올 것이고 얼마나 많은 북한 병사들이 쓰러져야 끝날까요. 이런 결말은 사실 파병이 결정된 그 시점부터 모두 예견되어 있던 일이고 북한 병사들은 철저히 총알받이, 소모품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해 보입니다.
기자: 안타까운 일이죠. 특히 이번에 전해진 소식 가운데 또 하나 충격적이었던 것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말이었는데요. 그는"러시아가 전사한 북한 군인의 얼굴을 불태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허위정보대응센터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이는 러시아군 사상자를 수습하는 모습과 다르다"고 덧붙였고요. 어차피 얼굴이 탄 시신은 다 북한 군인이라는 얘긴데, 이게 감춘다고 감춰지겠습니까?
김금혁: 해당 소식이 너무 충격적이라 가짜 뉴스가 아닐까 싶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밝힌 사실인 만큼 저는 사실에 가깝다고 봅니다. 참으로 비인도적으로 인권이라고는 눈곱 만큼도 찾아보기 어려운 현장 아닙니까.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모두가 다 알고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감춥니까. 자그만치 만명이 넘는 병사가 파병되었는데 그것을 숨긴다고 숨길 수 있겠습니까. 곧 포로도 잡힐 것이고, 더 많은 북한군 사상자가 포착되겠죠. 러시아군이 하고 있는 행위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고 그 자식의 부모들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먼 나라에 끌려가 전사하는 것만으로도 억장이 무너질 텐데, 자식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태우는 것은 대체 어느 나라 법입니까.
이런 행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김정은도 명백히 그 책임이 있습니다. 오직 자신의 통치를 강화하기 위해,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많은 젊은이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우면서 그들이 이렇게 모욕을 당하고 있음에도 모른 척 한다면 통치자의 자격이 없는 것이죠. 해당 소식이 북한에 전해진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할 것 같습니다.
기자: 이미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기사를 보고 분노의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그 분노의 화살은 김정은 총비서에게로 향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소개해 주시죠.
김금혁: "김정은은 젊은 군인들 당장 귀국시켜라. 이게 뭐하는 짓이냐", "김정은은 왜 탄핵 안 되지?", "명분도 없는 타국 추운 땅에서 고단한 인생을 마치는구나. 비록 적국이지만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일 텐데", "이런 끔찍한 결말을 전 세계가 다 알면 뭐 하나, 북한 주민들과 북한 군인들이 알아야지. 그들이 떠받들고 있는 체제와 김정은의 끔찍한 실체를 알도록 만들어야 한다"
제가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모두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정상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시신을 훼손하고 얼굴을 불로 태우는 행위는 결코 상상도 할 수 없는 매우 비인간적인 행동 아닙니까.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은 나중에라도 반드시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반인도적 범죄 행위에 대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김정은은 분명한 책임을 져야죠. 앞으로 수만의 북한 병사들이 똑같은 운명을 당할 텐데, 이것에 대해 북한 주민들에게 숨기고 있지 않습니까.
숨긴다고 숨길 수는 없습니다. 김정은이 그나마 회개할 수 있는 유일한 출로는 모든 병사들을 부모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전쟁을 중단하는 것뿐입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병사들을 죽음으로 내몬다면 역사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가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