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지 탄광과 ‘천상의 경찰’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8-07-16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크로아티아와 프랑스가 러시아 월드컵 결정전을 치르고 있다.
크로아티아와 프랑스가 러시아 월드컵 결정전을 치르고 있다.
AP photo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이번 선수권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팀이 크로아티아죠. 북한에서는 흐르바쯔까로 부르는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한 나라입니다. 수도는 자그레브죠.

프랑스와의 결승경기에서 4대 2로 패했지만 인구 416만 명의 나라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3위에 이어 이번에는 2등을 쟁취하는 혁혁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발칸반도 서북쪽에 위치해 아드리아해를 접한 크로아티아는 세계적으로 최장신 국가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네덜란드, 화란사람들이 제일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남슬라브인 들도 만만치 않게 키가 급니다.

20-24세 기준 남성은 평균 182cm, 여성은 168cm이며 194cm 분포도가 상위 3%라네요. 그래서인지 패션모델들 중 크로아티아 출신이 꽤 많답니다.

넥타이의 기원도 크로아티아 군인들이라네요. 17세기 30년 전쟁 때 참전한 이들이 목을 보호하기 위해 두른 목수건 크라바트가 유래가 돼 유럽 전역에 유행하게 되었고, 현재는 국가대표 브랜드 격으로 코로아타매장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이런 유머도 한때 있었죠. 평양을 방문한 한 외국인이 ‘당신은 왜 넥타이를 앞으로 맵니까?’ 라고 묻자 ‘당신은 왜 옷 단추를 앞에만 답니까?’라고 되물었다는.

이번 결승전 후반 7분쯤 경기장으로 난입한 4명의 러시아인들의 정체도 큰 관심사가 됐습니다. 이들은 반 푸틴운동 록밴드 ‘푸시 라이엇’소속이라는데요, 경기장에 1분간 난입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도 하는 등 난동을 피웠습니다. 모두 경찰복을 입고 들어왔네요.

록밴드 푸시 라이엇은 사회문제와 여권 등 메시지를 담아 노래하는 러시아 펑크 록밴드인데요, 2012년 2월 크렘린궁 인근의 모스크바 정교회 성당에서 푸틴 당시 대통령 후보의 3기 집권에 반대하는 게릴라 공연을 펼쳤다가 멤버 2명이 22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푸시 라이엇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성명을 통해 이날 자신들의 멤버가 경기장에 난입했다고 밝혔고, 러시아 시인 드미트리 프리고프의 사망 11주기를 맞아 이 같은 이벤트를 벌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복을 입은 것도 그의 작품 ‘천상의 경찰관’의 개념과 지상의 경찰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네요.

그러면서 이들은 지상의 경찰에게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라, (SNS의) ‘좋아요’를 감금하지 말라, 집회에서 불법 체포하지 말라, 국내 정치적 경쟁을 허용하라, 범죄 혐의를 날조하지 말고, 사람들을 이유 없이 감옥에 가두지 말라, 지상의 경찰을 천상의 경찰로 바꾸라’ 등 6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러시아에서 장기집권하고 있는 현대판 짜르로 불리는 푸틴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반 푸틴, 반체제 집단행동을 감행한 건데, 북한에서는 이런 일이 상상으로나 가능할까요?

축구경기에서 패하면 아오지탄광으로 보내고, 아오지탄광은 실패한 북 체육인들에게 악몽의 대명사와 같은 곳이죠. 이런 북한에서, 감히 김정은이 보는 앞에서 반 김, 반체제 행동을 하면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