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 자본론을 13번 읽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9-02-25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3·1 운동 100주년 우표'
'3·1 운동 100주년 우표'
사진 - 연합뉴스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

친애하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올해는 3.1운동이 벌어진지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지난해 있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3.1 100주년 기념행사를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하는데 합의했지만 아쉽게도 북한의 사정으로 성사되지 않았죠. 그렇지만 이와 관련된 여러 문화예술 교류에 대한 소통은 지속적으로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분단의 아픔, 그 유산이라고 할까요, 아쉽게도 3.1운동, 역사적 평가, 상해임시정부에 대한 남북의 인식, 평가 차이, 간극은 아직도 크게 남아있습니다.

남한에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뿌리를 3.1운동과 임정에서 찾고 있죠. 그래서 3 1일은 공휴일로 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날 국가 정치행사로서는 가장 크게 치르고 있습니다. 보통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통령 연설이 있고 주요 정치인들, 국가원로들이 모두 참여하는 행사입니다.

대통령연설도 아주 중요한데요, 안보, 남북관계, 통일, 대외관계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들을 이 계기에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1994년까지는 해마다 평양시에서 기념보고회정도를 열어왔고요, 그 이후로는 이른바 꺾어지는 해인 10주년 계기마다 유사한 보고회를 열고 있습니다. 보통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조국전선이라고도 하죠, 이 기관이 주최합니다.

그리고 메시지도 북한의 정치, 외교관련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주로 대남통일전선과 관련한 사안을 다루고 있습니다.

3.1운동 자체도 3.1인민봉기라고 표기하고요, 평양에서 처음으로 발생해 전국적으로 퍼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아주 유명한 그림이 있죠? 김일성이 8세의 나이에 하얀 의복을 입고 주먹을 높이 쳐들고 만세를 외치는 그림입니다. 바로 3.1운동에 직접 참가했다는 우상화 그림이죠.

그리고 그의 부 김형직이 교사로 있던 평양숭실중학교의 애국적인 청년학생들이 주동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서슬하고 있습니다.

역사서나 교과서도 3.1운동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었고 그 이유는 탁월한 수령의 영도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결국 백두산 장군의 출현으로 일제를 물리치고 조국광복을 이룩할 수 있었으며 북한에서 3.1운동의 자주정신이 실현되게 되었다고 정치적으로 해석도 하고 있죠.

상해임시정부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정치, 사상적으로 통합되지 않아 분파적 대립을 계속하였다, 해외교포들과 국내 인민들로부터 거둬들인 독립자금을 탕진하면서 강대국들에 독립을 청원하려 다녔다고 평가절하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매국노 민족반역자 이승만분자들로 구성된 반인적인 정부라고 평가하면서 임정요인들이 지위와 권리를 탐하려 했다고 비난하고 있죠.

김구선생에 대해서는 김일성을 숭배했고 그의 권력을 인정해 임정의 인장을 바쳤다고 영화 등 매체들을 통해 선전도 하고 있죠.

이 외에 많은 독립운동투사들, 민족주의자들, 국내 공산주의혁명가들을 파벌투쟁, 권력투쟁에만 몰두한 고루한 인물들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한 영화에 이런 대사도 나오죠. ‘마르크스 자본론을 13번이나 읽은 나를 설복하자는 거요?’ 어느 한 고루한 민족주의자가 자기의 유식을 뽐내면서 하는 말입니다. 주민들이 유사한 상황에서 유머로 많이 쓰죠.

사실 김일성문헌을 13번이나 읽은 사람이 있다면 유식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진짜 전문가이지 않을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