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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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 달 뒤면 평양은 당 창건 75주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지난 70여 년간의 당의 현명한 영도, 업적에 대해 부쩍 많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과거 공산권의 유머들을 통해 북한과의 닮은 꼴, 변하지 않은 모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죄명'
동독의 감옥에서 3명의 죄수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A: 나는 근무에 5분 지각했다고 감옥에 들어왔지. 사보타지라고.
B: 나는 5분 일찍 왔다고 잡혀왔어. 스파이로 오인 받아서.
C: 나는 정시에 왔다고 잡혀왔다네. 서독제 시계를 갖고 있는 게 틀림없다면서.
'동감'
1953년 6월 13일 동베를린에서 반소 사건이 일어났다.
길가에서 소련 군용차 1대가 불타고 있었다. 사람들이 기분 좋게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 사나이가 양동이를 들고 나타나더니 내용물을 타다 남은 잔해에 끼얹으려고 하자 사람들이 분노해서 고함을 쳤다.
'왜 끄려는 거야? 다 타 버리게 내버려두자고!'
그러자 사나이도 지지 않고 고함을 질러댔다.
'이건 휘발유란 말이야!'
'향수병 방지책'
한 동독 사나이가 베를린 장벽을 넘어 서독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서베를린 경찰이 그 사나이의 짐을 조사하는데, 브레즈네프 사진 1장이 나왔다.
'이 사진은 뭐요?'
'집에 가고 싶어질 때마다 들여다보려고 가지고 나왔습니다.'
'동독 7대 불가사의'
1. 동독에는 실업자가 없다.
2. 실업자는 없는데 일하는 사람은 절반뿐이다.
3. 그래도 계획한 일은 항상 성취된다.
4. 하지만 시장에 구매할 물건은 없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행복하고 만족한다.
6. 그런데 정기적으로 시위가 일어난다.
7. 시위는 일어나는데도 당 지지율은 항상 99.9%이다.
'동독의 위성발사'
동독의 아나운서가 위성 발사 소식을 주민들에게 전했다.
'소련이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시켰습니다. 그 위성은 지구 주위를 선회할 예정입니다.
또한 우리 영광스런 독일민주공화국도 위성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그 위성은 소련 인공위성의 주위를 선회할 예정입니다.'
'호네커의 꿈'
동독 서기장 에리히 호네커가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고르바초프는 소련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호네커와 함께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한 뒤, 고르바초프는 옆에 있던 어린 공산당원에게 물었다.
'너의 어머니가 누구지?'
'조국입니다.'
'너의 아버지는 누구고?'
'바로 고르바초프 서기장님이시죠.'
'너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니?'
'훌륭한 공산당원이 되고 싶습니다!'
이러한 소련의 모습에 호네커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더불어 동독에서도 그러한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기회가 찾아왔다. 고르바초프가 동독에 방문한 것이다. 호네커는 고르바초프와 함께 하는 공식행사를 마친 뒤, 옆에 있던 어린 공산당원에게 질문을 했다.
'너의 어머니가 누구지?'
'조국입니다.'
'너의 아버지는 누구고?'
'바로 호네커 수상님이시죠.'
호네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질문을 이었다.
'그럼 너는 커서 어떤 어른이 되고 싶으니?'
'고아가 되고 싶습니다!'
어떻게, 유머들이 지금 북한인민들의 심정, 북한의 현실과 좀 비슷한가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