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글라스노스찌?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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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_meeting.jpg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 사진은 일어선 채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Photo: RFA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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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정은집권 이후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상황은 아버지 김정일의 선군정치를 선당정치로, 노동당의 권위와 영도적 지위를 과거 전성기시대로 돌려놓는 것과 함께 완전히 성역처럼 여겨졌던 노동당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가감 없이 하는 것입니다.

과거 구소련에서 개혁개방을 하면서 행했던 공개성, 글라스노스찌를 연상시키기까지 합니다.

최근 25일 만에 공개행보로 나타난 김정은은 당 중앙위 제7기 제20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이번에는 평양의대 당위원회의 범죄행위, 반사회주의 행위에 대해서 비판을 했더군요.

조선중앙통신이 내보낸 표현을 그대로 전하면 ‘회의에서는 엄중한 형태의 범죄행위를 감행한 평양의학대학 당위원회와 이에 대한 당적 지도와 신소처리, 법적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지 않아 범죄를 비호·묵인·조장시킨 당 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들, 사법검찰, 안전보위기관들의 무책임성과 극심한 직무태만 행위에 대하여 신랄히 비판됐다.’입니다.

노동당과 당위원회를 비판하다 못해 범죄행위를 감행했다는 표현도 썼지요. 과거에는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할 일입니다.

올해 2월에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북한의 최고위 당 간부 양성기지인 고급당학교에서의 비리를 단죄하고, 당위원회를 해체하였으며, 그 책임을 물어 중앙당 담당부서 조직지도부 부장인 리만권, 과학교육부장 박태덕을 현직에서 공개 해임까지 했었죠.

그때 공개된 표현들을 보면 이렇습니다.

‘최근 당중앙위원회 일부 간부들 가운데 당이 일관하게 강조하는 혁명적사업태도와 작풍과는 인연이 없는 극도로 관료화된 현상과 행세식 행동들이 발로되고, 당 골간육성의 중임을 맡은 당간부양성기지에서 엄중한 부정부패현상이 발생했다.

회의에서는 ‘당 중앙의 사상과 영도풍모, 사업방법을 제일선에서 따라 배우고 구현해야 할 당중앙위원회 간부들과 당간부양성기관의 일꾼들 가운데 발로된 비당적 행위와 특세, 특권, 관료주의, 부정부패행위들이 집중 비판되고 그 엄중성과 후과가 신랄히 분석됐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상정된 문제들에 대한 당 중앙의 분석과 입장에 대해 천명하고 제기된 비당적, 반인민적, 반사회주의적 행위들에 강한 타격을 가하고 이번 사건에서 심각한 교훈을 찾고 자기 자신들과 자기 단위들을 혁명적으로 부단히 단련하기 위해 노력하며 당 사업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나갈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죠.

노동당은 북한에서 가장 무결점의, 신성한 조직입니다. 고위간부들 개인 신상문서도 자강도 국가문서고에 따로 보관됐고, 이들의 형사범죄는 조용히 창광안전부에서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사됐습니다. 고위 당 간부들에 대한 책벌, 처벌은 비밀리에 처리되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당의 권위자 곧 수령의 권위로 직결시켰기 때문이죠.

옛 공산권 벌가리아와 관련된 이런 유머도 있군요.

질문: 벌가리아 사회주의 청년 연합의 회원은 공산당을 비판할 수 있습니까?

: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청년을 잃은 것은 유감이군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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