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박을 깨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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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전 의원단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당 강제해산과 의원직 상실 결정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시작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전 의원단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당 강제해산과 의원직 상실 결정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시작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서울에서는 민주노동당이 전신인 통합진보당이 헌법재판소 판결로 해산되는 대한민국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또 다른 유명한 결정은 노무현대통령시절 국회탄핵으로 그가 대통령직을 잃을 위기에 처했을 때 이 탄핵을 위헌으로 결정한 것이죠. 북한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동냥은 주지 못해도 쪽박은 깨지 마라.’ 말 그대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들의 생계수단인 쪽박을 깨는 짓은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 통진당해산에 대한 북한의 대응은 그야말로 쪽박을 깨는 행동 같네요. 북한식 사회주의추구와 종북 논란으로 해산되었는데 통진당을 적극 두둔하니 말입니다. 북한과의 연계성, 이해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격이죠. 연일 노동신문을 포함해 대남 비방을 쏟아내고 있는 북한은 20일 조평통 서기국 보도를 통해 통진당 해산을 ‘민주주의와 인권을 참혹하게 짓밟은 전대미문의 극악한 대정치 테러사건’이라고 낙인찍었죠.

또한 통진당은 ‘합법적으로 사회의 자주화와 민주화, 연북 통일을 주장해 왔다’고 비호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추구하는 대남 통일전선 내용과 일치하는 활동을 통진당이 하고 있다고 인정한 거나 마찬가지죠.

이어서 조평통은 ‘통합진보당을 도륙한 파쇼의 칼이 내일은 다른 진보 정당들을 난도질하게 되고 온 남조선 땅이 민주, 인권의 동토로 전락될 것’이라며 ‘남조선은 악명을 떨친 유신 독재 시대로 완전히 되돌아갔다’고도 했습니다. 노동신문은 22일 '인권 공세의 종착점은 도발자들의 파멸'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측에 ‘그 누구의 인권을 운운하기 전에 민심의 저주와 규탄을 받은 저들의 가련한 처지에 대해서나 돌이켜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독재광의 정체를 드러낸 종북소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최근 종북 논란을 빚은 황선•신은미 씨 토크쇼 사건을 소개하며 국정개입 의혹으로 위기에 몰린 정부가 '종북몰이 소동'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죠.

북한이 이렇듯 비호하고 안타까워하는 통합진보당의 면면을 간단히 소개해드리죠. 이들 중 일부는 우선 자기나라 국기, 애국가를 부정합니다. 행사 때도 보통 하는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제창을 거부하죠.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도 부정합니다. 이정희라고 하는 당대표는 2012년 12월 대선후보 TV 토론 때 남한정부를 ‘남쪽 정부’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죠. 또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예고에 대해 ‘북이 계속 실용위성이라고 이야기를 하시죠’라며 존칭어도 사용했습니다.

또한 통진당의 핵심세력인 이석기 전 국회의원과 추종세력은 북한의 대남통일대전에 대비해 전략시설들을 파괴하고 전쟁을 준비하는 회합을 갖기도 했습니다.

역시 종북 논란을 빚고 있는 황선씨의 남편은 인천아시안게임에 참여한 북측대표단성원 들에게 ‘박근혜는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박근혜 때문에 우리가 미안합니다. 걱정 마십시오. 통일 합니다’라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황선씨는 직접 박근혜대통령을 법정에 고발도 했고요. 정말 무엇이든지 가능한 대한민국사회죠?

‘대동강 이야기’에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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