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콱 물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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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평창올림픽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평양에서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김영남위원장을 대표단 단장으로 파견하기로 했더군요. 김영남은 대외적으로는 수반급이라 남한을 방문한 북한인사 중 그리고 올림픽 단일팀 역사상 가장 서열이 높은 북한 측 방문이 되겠습니다.

비록 김영남은 실권은 없다하더라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서 외국수반들과 축전이나 편지를 나누는 등 국가수반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남한에서도 수반급으로 대우해줘야 하는 골칫거리일지 모르겠네요.

미국과의 회담을 이번에 어떻게 해서라도 성사시켜 보려는 노력 때문에 김영남과 미국 펜스부통령을 나란히 또는 양쪽에 배치하고 여러 가지 접촉이나 만남을 시도해 볼 수도 있겠지만 펜스 미부통령은 이번 평창올림픽 참가 목적이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행사기간 북한 대표단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까지 했다네요. 어쨌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꺼졌던 남북관계의 불씨를 살려 이것을 미북관계로까지 이어 지속적인 평화안정분위기를 꾀하는 것이 현재 남한당국의 당면 목표입니다.

쉽지만은 않겠죠. 당사자인 미행정부와 트럼프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강경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미 트럼프대통령은 자기의 첫 연두교서 연설장에 탈북자 출신 장애인 지성호 나우대표를 초대해 북한인권 문제를 부각시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대외관계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이 잠깐 언급은 됐습니다만, 거의나 원론적인 수준이고 가장 강조했고 역점을 둔 것이 바로 북한이었죠. 그것도 북한에 관광 갔다 당국에 억류돼 실신상태로 있다 풀려나 곧바로 죽은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 부모님들도 같이 소개됐죠.

일각에서는 트럼프대통령의 이 연설은 있을 수 있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의 사전 동의를 구하는 격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미 의회와 국민들의 양해와 동의를 받는 절차라는 거죠.

그리고 며칠 안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8명의 탈북자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미팅을 가졌습니다. 이 미팅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려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전에 남한의 문재인대통령과 일본의 아베총리와 전화통화도 가졌죠.

사실 국가수반들을 만나는 자리에 트럼프대통령이 이 예민한 시기에 탈북자들을 초청한 것은 큰 의미와 목적이 있으리라 봅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북한문제해결의 기회가 거의나 소진됐다고 밝혔습니다. 길의 막바지에 왔다고 표현했죠.

평창올림픽으로 북한은 시간도 좀 벌고 이미지도 변신하려 하지만 외교적인 고립, 압박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중동의 요르단이 단교를 선언했고 러시아도 만경봉호 입항을 금지시켰으며 대만은 북한과의 유류 밀수입자를 체포했습니다.

북한에서는 한 때 이런 노래도 만들어 교육했죠. '백두산 호랑이, 백두산 호랑이, 박xxx, 물어가라!' 극한대립시기 남한의 박정희대통령을 공격하고 욕한 내용 중의 하나입니다.

지금 세상 돌아가는 형국에서는 백두산호랑이든 북미 곰이든 누군가가 당장 평양주인을 물어갈듯 하네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