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차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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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개인들이 운영하는 '서비차'.
북한에서 개인들이 운영하는 '서비차'.
사진 - 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북한에서는 사기업형태의 신종직업들이 성행한다고 하죠. ‘고난의 행군’ 시절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장마당경제, 시장경제의 영향 그리고 현재 북한이 받고 있는 사상 최대의 대북제재 영향 때문으로 보입니다.

국가가 배급,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국영기업들이 정상적인 생산 활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죠. 심지어 평안남도를 비롯한 일부지역에서는 건설용 철근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를 들여와 강철공장에 버금가는 기업도 세운다고 합니다.

개인들이 세차도 해주고, 피복임가공도 하며, 가구도 만들어 팔고, 주택 건설업, 수산부분에는 임시 채용형식의 노동시장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도시 남자들 속에서는 택시운전기사가 특히 인기 직업이라고 하죠.

오래전부터 개인이 한의원이나 의원을 몰래 운영하는 것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노골적으로 치료를 해준다죠. 큰 수술이나 치료가 아닌 이상 국가운영 병원이나 진료소에 가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이 높고 약도 제대로 대주는 개인 의사들을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산부인과 관련 치료는 개인 비밀을 보장해주고 프라이버시도 확실히 지켜주어 더 인기라네요.

북한 당국은 수익의 30~50%를 상납한다는 조건으로 개인 기업소를 세우는 것도 적극 허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은 국영 기업소에서 퇴사해 개인이 운영하는 사기업에 적극 취업하려 하죠. 쌀도 주고 임금도 당연히 국영기업 수준보다 높으니까요.

국가기관들도 서비차 등 운송업, 요식업, 택배업 관련해 사기업과 유사한 회사들을 많이 운영하고 있죠. 국경지대 중심가에는 개인 식당들이 많은 수익을 내며 활발히 운영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신발, 지퍼, 라이터 수리 등 개인수공업, 서비스관련 업종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베이비시터라고 하는 아이 돌봄이라는 신종 직업도 등장했죠. 특히 나이가 많은 노인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대학생, 선생님들의 가정교사, 과외수업 시장도 크게 성업 중이죠.

주택에 CCTV를 설치해 주고, 사진사나 비디오 촬영가도 등장했고, 또 관광관련해서는 통역사가 아주 좋은 인기직업입니다. 관광객들에게서 팁을 받기 때문에 고소득이라고 하죠.

중국이 개혁, 개방을 시작할 때 꼭 같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컴퓨터 관련 운영사, 타자수, 프로그램 작성원 등의 직업도 생겨났죠. 심지어 타치폰(스마트폰)에서 북한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외부 동영상이나 사진, 파일을 열 수 있는 기능을 ‘서명’을 받지 않고 쓸 수 있게 이를 무력화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암암리에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사기업과 서비스업을 운영하면서 신용을 높이려고 애쓰고 고객을 왕으로 대접하는 문화도 점차 정착되고 있습니다.

당국이나 간부들의 농간으로 부작용도 속출한다고 하죠. 개인이 애써 일군 기업을 일단 허가는 해주었지만 추후 절차를 문제 삼아 승인을 취소하거나, 자금을 몰수하기도 한다죠. 아마도 상부에 충분히 상납금을 바치지 못했거나 더 백이 든든하고 힘있는 경쟁자가 상대를 흡수하는 경우에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죠.

북한에서 개인들이 운영하는 서비차를 타고 북한을 관광하는 날이 곧 올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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